네팔히말라야

[스크랩] 옛날얘기(메라피크 등반 후기) 제3부

히말라야2 2006. 6. 1. 10:58
(제3부)

그리운(?) 고국으로.....

2000. 4. 27.

카레(Mera B.C) - 탕낙 - 코오테

오늘도 역시 맑은 날씨로 시작해서 어김없이 흐린 날씨로 이어진다.
치토치토(빨리빨리) 갔으면 좋겠는데 오늘은 코오테 까지 밖에 못 간다.

오늘 하루에 차타르바까지는 갈 수 없으니 결국은 목적지가 코오테고
그러니 태윤과 사진찍어가며 미스타리(천천히) 미스타리 걷는다.

강을 따라 내려오다 나와 태윤은 갈림길에서 경치 좋고 걷기 좋은 옆의
숲길로 접어든다.

그러나 결국 길을 잃고 헤매다 강가에 난 길로 내려서려고 길도 없는
지 계곡으로 내려오다 넘어져서 손가락을 다쳤다.

코오테에서 일행을 만나 천천히 저녁식사 준비를 하고 캠프파이어를 했다.
다른 팀들의 포터들과 모두 함께 어울려 식사를 하며 술도 조금 마셨다.


2000. 4. 28.

코오테 - 차타르바
이날 역시도 아침은 맑았다.
남아공의 2명이 오늘 루크라까지 간다고 아침 6시에 출발한다.

우리는 짐이 많아 포터들의 운행도 느려서 오늘 하루로는 무리라고 생각되어
추탕가 까지만 가기로 했다.

그러나 포터들의 운행이 생각보다 느리고 이창석 선배도 지쳐있으며
또한 갑자기 많은 눈이 내려 결국 차타르바 까지만 와서 텐트를 치기로 했다.

오늘의 일정은 계속되는 깍아 지른 오르막길이다.
정말로 힘이 든다.
하루라도 빨리 카트만두로, 또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으나 마음뿐이다.

차타르바를 조금 못 가서 흐려지더니 눈이 온다.
임선배가 아침에 너무 늦게 출발한 때문이라고 투덜댄다.
정말 마음에 맞지 않아 앞으로 같이 산행하기는 힘들 것 같다.

차타르바까지 오니 너무 늦어 오늘 추탕가까지는 도저히 안되겠단다.
눈발은 점점 거세지고 날씨는 추웠고 모든 것이 귀찮기만 하다.

쌓인 눈 위에 퍼붓는 눈 속에서 바닥을 제대로 고르지도 못하고 텐트를
치다보니 이번 일정 중에서 가장 잠자리가 최악이다.

셀파와 포터들은 그 와중에도 쿡텐트를 설치하고 밥을 한다.
짜장밥으로 식사를 마치고 술을 한잔하니 이제 저녁 6시인데도 텐트로
들어가는 것이 좋을듯하다.

날리는 눈과 함께 구질구질하고 좁은 텐트 안으로 들어가 누워 잠이 올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취기가 있어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이튿날 아침 6시였다.
그 불편함 속에도 장장 12시간이나 잠을 잔 것이다.


2000. 4. 29.

차타르바 - 추탕가 - 루크라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아주 맑은 날씨다.
차타르바 Pass를 넘어서니 계속되는 내리막 설사면 길이다.

매우 위험하고 험한 급경사 내리막길이라 포터들을 위해 앞에서
계단을 만들어가며 내려가는데 제법 시간이 걸린다.
차타르바를 출발한지 약 5시간 30분만에 루크라에 도착했다.

이렇게 해서 모든 고생은 끝났다.
태윤의 얼굴을 보니 말이 아니다.
기왕 같이 고생했으니 정상을 함께 밟았더라면.....

오늘 카트만두로 돌아가고 싶었으나 바람이 심해 비행기가 없다고 한다.
이곳 루크라(2,800m)나 남체의 윗마을 샹보체는 구름이 많이 끼거나
바람이 조금 세게 불면 일체의 비행기가 다니질 않는다.

차라리 잘되었다고 생각하고 이곳에서 포터들 파티나 시켜주며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해야겠다.
임은고 선배가 산 3마리의 닭을 잡는데 똥집을 생으로 먹는다.

나는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 조금 익혀서 먹는데 이곳의 닭은 고지대여서
오염이 안돼 생으로 먹어도 탈이 안 난단다.
저녁에 포터들에게 달밭(정식)을 사주고 술은 마음껏 마시라고 했다.

우리는 닭백숙과 함께 럼, 럭시, 맥주를 마시며 즐겼다.
식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어 내가 먼저 "레산삐리리" 등 노래를 부르고
셀파 댄스도 흉내내며 춤과 노래를 유도했다.

지난번 포터들은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 했었는데 이번 포터들은 완전히
쑥맥들만 있는 것 같다.
롯지에서 사우지(주인장)가 앰프로 음악을 틀어주니 춤들은 잘 춘다.

"We are the world"

스페인 남녀와 주위에 있던 다른 팀들의 셀파와 포터 모두가
하나가되어 춤을 추었다.
이제야 우리의 포터와 셀파들도 잘 놀기 시작한다.

9시 30분에 모든 것을 종료하고, 포터들에게 1,000Rs씩 보너스를 주었다.
오늘은 럭시도 잘 마신다.
꽤나 아쉬운 표정들이다.

정말 정이 가는 친구들이다.
나 역시도 무척이나 아쉽다.

나를 위해 그렇게 애를 쓰고 고생했는데
이제 또 언제나 다시 와서 만나게 될는지???


2000. 4. 30.

루크라 - 카트만두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고
타멜 거리로 릭샤를 타고 나가 몇가지 기념품 구입

2000. 5. 1.

카트만두 - 방콕
미니밴 대절
약 8시간 동안 방콕 시내 관광

2000. 5. 2.

새벽 0시 50분(?)
방콕 - 서울

PS : 장문의 재미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신 분에게만(?) 감사 또 감사 드립니다.
다음은 로부제 피크 등정기를 준비하겠습니다. 다시한번 기대해 주세요 ㅋㅋㅋ
출처 : 설벽산악회
글쓴이 : 히말라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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