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협이골과 곰골북릉(150628)
산행한곳 : 설악산 널협이골과 저항봉 그리고 곰골 북릉 - 강원도 인제군
산행일시 : 2015. 6. 28.(일) 04:00 ~ 16:02(12시간 2분 소요)
산행날씨 : 맑고 푸르르며 엄청 더운 초여름 날
산행코스 : 용대리 - 널협이골 - 황철지능선 - 길골상부 - 저항령 - 저항봉 - 곰골북릉 - 길골초입 - 백담사(15.17km)
널협이골..
어떤 계곡일까 상당히 궁금해 하면서도 이상하게 나 홀로 진입을 하지 못하고 망설이던 중, 카페에서 공지가 뜨기에 길을
익히고픈 마음에, 금,토 1박2일의 행사를 마친 후 부랴부라 준비해서 집을 나선다. 04:00시 용대리 백담분소를 출발
널협이골 입구에서 백담계곡을 건너려니 이틀 전 내린 장맛비로 건너기가 힘들다고 길골로 올라 곰골로 하산을 하잔다.
아쉬움에 백담사 방향으로 조금 더 진행하며 물길이 넓어지는 곳을 찾아 신발을 벗고 도강하는데 성공.
널협이골 초입에서 보니 수량이 제법 많은 것이 위험할 수도 있겠지만 반면에 아름다운 소와 담, 그리고 이름 모를 폭포들의
향연이 기대되는 순간이다. 40여명의 대 인원이지만 맨 앞에서 진행하니 나 홀로 하는 산행과 다름이 없다.
널협이골에 들고 싶어 그동안 다른 산님의 산행기를 검색할 때 고생을 많이 하고 길을 잃었다는 기록이 있었기에 그럴만한
곳이 있는지 유심히 살피며 계곡을 치다 뒤 따르는 산님들이 보이지 않으면 잠시 쉬기를 반복하며, 오르며 만나는 아름다운
폭포들에 인사하고 사진을 찍어가며 원시의 널협이골 계곡을 거슬러 오른다.
인적이 없어 원시 그대로 남아 있고, 또한 경사가 완만하여 사태도 없는 멋진 계곡이나, 동에서 서로 흐르는 계곡이라 아침
해가 들지 않고, 많은 낙엽과 흙으로 물색 또함 감색이라 음습하다는 느낌이 든다. 폭포로 인해 옆으로 우회를 하려면 엄청
깊은 낙엽의 깊이가 가늠이 되지 않으니 그 또한 미끄러운 바위처럼 조심을 해야 한다.
얼마 후 널협이골에서 가장 대표격인 멋진 폭포가 나타났음에도 인적이 없는 골이라서인지 이름도없다하여 ‘널협이폭포’라
불러본다(제1폭포, 06:28) 폭포 아래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폭포 바로 왼쪽 바위 사면으로 오르기 위해 줄을 매려하기에
줄을 연결해 놓아도 발이 미끄러지면서 줄을 놓칠수도 있고 위험하니 왼쪽으로 우회하자 권하고 돌아 오른다.
예쁘고 아름다운 폭포가 많아 사진과 동영상을 교대로 찍어가며 2폭포에 도착하니 뒤따르던 일행들이 웅성 거리며 아래쪽을
바라보고 있기에 내려 가보니 한분이 바위에서 미끄러져 머리와 손을 다쳤다고 한다. 선두에서 최대한 계곡치기로 산행을
하는데 다른 산님들도 우회하지 않고 내 뒤를 따르다 그런 것은 아닌지 은근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잠시 후 응급조치를 하고나니 움직일만하다고 같이 산행을 할수 있을 것이란다. 이후로도 합수점이 나타나는지 살피며
미끄러운 바위들을 조심하며 계속 골금을 따라 진행한다. 좌우 합수점이 몇 개 나타나나 주 계곡으로 보이는 우측 계곡만을
따르다 세 번째(?) 합수점인가에서 혹시나 해서 뒤의 일행들을 기다린다.(09:20)
오른쪽은 물이 없는 마른 계곡이고 왼쪽은 직진하는 주계곡으로 보이는데 두 계곡 사이로 뻗어 내린 지능선을 오르잔다.
제법 인적이 있는 능선이기에 믿고 따라 오르면서 수시로 지도를 확인하니 조금 더 계곡을 따라 올랐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길골로 넘어가서 저항령으로 올라야 하니 방향을 잡고 흐릿하게 나 있는 등로를 따라 오른다.
잠시 걷다 낙엽위에 엄청 큰 칠점사를 만나 깜짝 놀라 보고있으니 내쪽으로 오다 멈춘 후 꼬리를 흔들고, 머리를 들고 혀를
낼름거리며 경계를 한다. 뒤로 경고하고 오르다 또 한 마리의 칠점사를 만난다. 얼마전에도 어느 산님이 칠점사를 잡으려다
물려 긴 시간 치료를 받았다는 소리를 들은바 있으니 이후로 산행은 뱀에 신경이 쓰여서 어떻게 걸었는지도 모르겠다.
낙엽이 수북한 사면 능선 길을 고집하며 따라 오르니 황철봉에서 흘러내린 지능선상 1,008m봉 정상에 올라선다.(10:50)
지도를 보니 널협이골과 길골 사이 능선으로 곧장 능선을 따르다 적당한 곳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길골이 될 것이다.
후미를 만나 평지 같은 능선에 흔적을 따라 걸으니 전방으로 경사가 급해지는 분기점 안부에 도착한다.(11:10)
곧장 직진하면 황철남봉 서능선으로 연결되는 길이고, 우측으로 약간 급하게 떨어지면 길골 상부로 하산할 수 있는 갈림길
이다.(11:10) 지형을 살피며 지도를 보니 왼쪽 사면이 길 흔적은 없으나 경사도 가장 완만하고 널협이골로 내려서기에는
아주 적합한 곳으로 판단된다.
아마도 물길과 헤어진 지점에서 조금 더 길게 골금을 따르면 이곳으로 올라 올 수 있을 갓 같다는 생각이 들며 다음에 다시
올 때는 골금을 따라 올라보리라 생각한다. 원래 계획대로 저항봉을 거쳐 하산할 14명과 길골로 바로 하산 할 팀으로 분류한
후 사면을 따라 길골로 내려서고 좋은 등로를 따라 조금 오르니 저항령샘이 나타난다.
시원하고 맛있는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물병을 채운 후 저항령에 올라 금마타리님과 함께 남은 막걸리와 폭탄주를 한잔하며
갈증과 허기를 조금 달랜 후 저항봉을 향한다. 짧은 숲을 지나 저항령 큰바위 너덜에 진입하다 잠시 쉬며 뒤돌아보는 순간
짜릿한 전율과 함께 숨이 멈춰 설 것만 같다.
저항령에서 쉬는 동안에 속초 바닷가 방향에서 약한 구름이 있었는데 그것이 곧 외설악 방향을 덮고 있는 운해였던 것이다.
동해바다 따뜻한 공기가 만들어내 구름이 설악 북릉을 넘지 못하고 저항령 높이 아래로만 깔려 덮고 있으니 그 푹신한 구름
이불 속으로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가까스로 진정 시킨다.
조금 오르다 돌아보고 또 잠시 오르다 바라보기를 반복하며 저항봉 전위봉에 올라선다.(12:47)
바로 앞의 저항봉 정상 때문에 화채봉 쪽으로의 운해 모습은 알 수가 없으나 내설악 방향으로는 구름 한점 없는 맑은 날이다.
외설악의 구름이 설악의 높고 험한 지형을 넘지 못해 외설악으로만 멋진 운해를 보여준다.
전방에 펼쳐진 대청에서 안산까지의 주능선을 시원하게 조망하고 미답지인 곰골 북릉을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이 능선은 하산하면서 오른쪽으로 길골, 왼쪽으로 곰골을 가르는 능선인데 끝날 때까지 길골쪽으로 붙어서 따르는 능선으로
저항봉 서릉이라 해도 될 것 같고, 길골 남릉이라 해도 될 것 같은 능선이다.
잡목사이를 조금 빠져 나가자 잠시 후 엄마골골로 떨어질 것 같은 계곡이 시작되는 분기점을 지나고 작은 조망도 허용하지
않는 능선을 따라 지루하게 하산하니 길골 초입으로 떨어진다.(15:45) 다른 일행들이 많이 기다릴 것 같아 쉬지 않고 하산,
백담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다행히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없어 첫버스를 타고 용대리 도착하며 산행을 마친다.(16:02)
많은 인원이 산행하며 며칠 전 내린 비로 수량이 많고 바위도 많이 미끄럽고, 중간에 사고도 있는 등의 여건 때문에 시간이
많이 지체된 것 같다. 10시간 안에는 끝낼 수도 있었을텐데...
그리고 굳이 저항봉을 오를 필요 없이 길골로 하산하면서 계곡의 아름다움을 더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널협이 폭포, 제1폭포)
(널협이골 제2폭포)
(널협이골 제3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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