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미완의 가는고래골(140525)

히말라야2 2014. 5. 26. 17:47

미완의 가는고래골(140525)

 

산행한곳 : 점봉산 가는고래골 - 강원도 양양군

산행시간 : 2014. 5. 25.(일) 10:10 ~ 13:55

산행날씨 : 흐리다 비온 후 흐린 날

산행코스 : 오색약수 - 가는고래골 - 옥녀폭포 - 가는고래골 - 오색약수(6.9 Km)

함께한이 : 히말라야 나홀로

 

토요일 늦게 업무를 마치고 직원들에게 일요일에도 출근하여 남은 업무를 잘 마무리 해 달라고 부탁 한 후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도

산행을 해야 할지를 고민한다. 기상청 홈피에 들어가 설악의 날씨를 확인하니 저녁 늦게야 비가 예보되어 있어 일단 오색행 버스를

예약하고 갈등을 하면서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눈을 뜨며 설악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도시락 챙겨서 오색에 도착한다.

 

팀장에게 정말로 출근 안하고 산으로 가니 마무리 잘 해 달라고 문자로 당부를 하면서....

10:10 오색터미널의 여 사장님이 요즘 단속이 심하니 걸리지 않게 잘 다녀오라는 격려를 받으며, 그동안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던

미답의 ‘가는고래골’을 향하는데 바람이 서늘한 것이 비가 오려는 징조는 아닌지...

 

오색약수를 지나 성국사를 향하는 다리를 건너기 전 주전골 계곡가를 빠른 걸음으로 진행하여 시멘트 보가 설치되어 있는

가는고래골 초입으로 신속히 진입하는데 기어이 빗방울이 비치지 시작한다.(10:23 산행시작 1.3Km 지점)

정규등로에서 시야를 벗어난 후 신발끈을 고쳐 매고 있으니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하고 은근히 갈등을 느끼기 시작한다.

 

일기예보대로라면 흐리기만 하거나 살짝 비치고 지나가는 비가 되어야 맞는 것 일텐데, 만약 이대로 빗줄기가 계속된다면 초행길의

계곡탐방에 지장이 있을 것이고, 또한 예전 점봉산 산행 시 비오는 날 산행한 후 진드기 3마리가 몸에 붙어 칼로 후비면서 파냈던

(진드기는 비올때 더 활발하게 활동한다고 알고 있음) 기억에 걱정이 앞선다.

 

배낭커버를 씌우고 걷다,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에 우산을 쓰고 이리저리 계곡을 건너며 산행을 하는데 상당히 을씨년스럽기도 하고

음침하여 영 산행을 계속할 기분이 아니다.  일단 가는고래골 좌골과 우골이 갈리는 지점에서 산행의 지속여부를 결정하기로 한다.

작은 폭포지대로 가로막혀 우회를 하려고 계곡 가로 올라서 진행하다 소스라치게 놀란다.

 

또 비얌!!! 이다.

이후로는 조금 휘어진 나뭇가지만 봐도 뱀으로 보이고, 낙엽이 수북하면 뱀이 있을 것 같고, 온통 신경이 뱀으로 향하고 있으니

깜짝 깜짝 놀라며 산행의 연속이다. 숲길 보다는 계곡 산행이 뱀으로부터는 자유로울 것 같아 어지간하면 계곡을 따라 오른다.

11:07 산행시작 2.5Km 지점에 이르자 계곡이 크게 Y자로 갈리는 지점에 도착하자 마음은 이미 산행 중단을 결정 것 같다.

 

뱀에 놀라고, 계속되는 굵어진 빗줄기로 바위는 미끄럽고, 계곡 가로는 두텁게 쌓인 낙엽으로 음침한 분위기,

얼마 전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걸려 사망한 사건을 만들어낸 진드기 등이 마음에 걸려,

아니 겁을 먹어 산행을 지속하기가 힘들 것 같다.

 

서울에서 내려오면서 가는고래골 우골을 탐방하려 하였으나, 산행 중단을 결정하면서 이대로 하산하기에는 너무나 아쉬워,

좌골에 있는 옥녀폭포나 만나보기로 한다. 산행 시작부터 뱀을 만나서인지 계곡의 경치에는 아랑곳 않고 발밑만을 바라보며

긴장하며 좌골을 거슬러 오른다.

 

선답자의 산행기를 검색하다 살짝 눈이 내렸을 때 방심하다 물에 빠졌다는 지점쯤을 통과하고, 숨어 있는 작은 폭포를 지나며

가까이에 있을 옥녀폭포가 왜 이리도 나타나지 않는지 조바심을 하며 걷고, 이후로도 우중이라 그렇게 느껴지는지 더욱 음침하다는

생각을 하며 잔뜩 긴장한 상태로 산행을 하려니 산행에 대한 즐거움은 전혀 없이 공포감만 엄습한다.

 

이제까지 산행을 하면서 이렇게 긴장하고, 갈등하며 겁을 먹었던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옥녀폭포가 얼마나 남았는지 트랭글을 켜자 도착한 것으로 나타나 땅만 바라보던 고개를 들어 전방을 확인하자 옥녀폭포의 머리가

눈에 들어온다. 오른쪽으로 가느다란 ‘시녀폭포’, 왼쪽으로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떨어지고 있는 옥녀폭포가 멋지게 등장을 한다.

 

그동안의 긴장감은 어디로 갔는지 순간 흥분을 하며 다가서서 경이롭게 느껴지는 ‘옥녀폭포’를 마주한다.(11:42, 3.3Km 지점)

두 폭포 사이로 암벽 구간이나 선답자들의 로프가 여러 가닥 매어져 있어 잡고 올라 배낭을 내려놓고 카메라를 들이대니 참으로

멋들어진 비경의 폭포가 깊숙한 곳에 숨어 있는 것이다.

 

맥주를 한잔 들이키며 아름다움에 넋을 놓고 있다, 후일을 위해 폭포를 우회하여 오르는 길을 탐색 해 놓고 아직도 그칠 줄 모르는

빗속에 오른 길을 따라 하산을 한다. 다시 긴장하며 계곡이 갈리는 지점으로 되돌아 나오자 비가 그치며 넓고 밝은 곳이라 마음이

편안해지기에 도시락을 펼쳐 놓고 ‘소막’과 함께 점심을 먹으며 나약한 내 자신을 되돌아본다.

 

식사 후 하산 길에 뱀을 만났던 곳에 도착하자 오르면서 만났던 그 뱀인지 같은자리에 같은 자세로 자리를 지키고 누워있다.

폰으로 다시 사진을 찍고 비교하니 같은 뱀인 것 같다. 두 번씩이나 놀라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오색약수로 하산(13:55)

14:50 버스까지 여유가 있어 마을에서 만들어 놓은 족욕체험장에서 족욕 후 옷을 갈아입고 감자전에 소주 한 병을 비우고 귀경.

 

사무실로 전화 해 보니 업무는 잘 마무리 했다고 하는데....

직원들끼리만 일을 시켜놓고 나홀로 산행 길에 나선 자에게 내려진 벌일까???

 

트랭글 트랙

 

 

 주전골 유래

 

 가는고래골 초입

 

 

 

 

 

 

 ▲ 올라가며 만난 비에 젖은 비얌,   ▼ 하산하다 만난 물기가 마른 비얌,  〓  같은 비얌 맞나요??? 

 

 

좌골과 우골 갈림길

 

 

 

 

 

 

 심마니 구들장

 

 

 

 

 

 옥녀폭포(좌)와 시녀폭포(우)

 옥녀폭포

 

 셀카

 

 

 

 

 옥녀폭포 상,하단

 시녀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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