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청학연에서의 한둔(130112-13)

히말라야2 2013. 1. 14. 15:09

                                   청학연에서 머물다(130112-13)

산 행  지 : 지리산 도장골과 청학연 그리고 거림옛길

산행코스 : 거림 - 도장골 - 와룡폭포 - 시루봉 - 청학굴 - 청학연(박) - 음양수 - 거림옛길 - 북해도교 - 거림

산행일시 : 2013.  1. 12 ~ 13 (1박 2일)

날      씨 : 맑고 포근한 겨울 날

함께한이 : <미산>님, <도솔산인>님, <유해길>님, <사니조아>님, <오자>님, <산영>님, <청송녹죽>님 등과

               <하얀능선>님, <하늘바위>님, 그리고 히말라야

 

또 다시 지리로...

지난 주 묘향암을 다녀오던 중 청학연에서의 박산행 계획을 듣고 갈등이 많았다.

다음 주는 설악을 가야 하는데 하면서도 꽁꽁 언 청연에서의 박을 꿈꿔왔지 않았는가?

 

주말이 가까워지며 함께하기로 문자를 보내고 심야버스로 내려가려 하였으나, 금요일 저녁 매킨리 원정대원 들과의

설명회 참석이 잡혀 있어 토요일 새벽 첫차를 이용 한다. 거창의 <하얀능선>님과 <하늘바위>님의 계획은 백무동에서

큰새골로 올라 연하북릉으로의 하산을 얘기하나 나 때문에 출발 시간이 늦춰져 거림을 들머리로 계획을 변경한다.

 

원지에서 9시 10분에 만나 거림으로 이동 길상암을 들머리로 도장골 산행을 시작한다. 들머리에 CCTV 가 있어 살짝

우회 후 도장골의 우측 사면을 따라 산행을 하니 평년의 겨울 기온보다 높아 순식간에 땀이 쏟아진다. 너럭바위까지

진행하여 막걸리 한 잔 마시며 휴식을 취하면서 자켓도 벗고, 동계용 내복 바지도 벗어제낀 후 산행을 이어간다.

 

앞서 지나간 발자국이 있으나 숫눈길을 고집하다 스패츠를 착용하고 다시 앞선 산님의 발자국을 따른다.

예전의 기억을 더듬으며 와룡폭포에 도달할 즈음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기에 혹시나 <미산> 형님과 <도솔산인>님

일행이 아닐까 생각하고 다가가나 다른 팀의 일행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우리도 자리를 잡고 <하얀능선>님이 준비해온 토시살을 먼저 먹고 난 후 내가 준비한 떡국으로 점심을 먹는다.

따스한 햇볕을 받아가며 개운하게 양치까지 한 후 앞선 산님들 뒤를 따르니 러셀 걱정 없이 편하게 산행하나 한참

뒤에 출발했음에도 금방 따라 잡게 된다.

 

촛대봉골로 오른다는 앞선 팀과 헤어져 사면을 따라 시루봉 방향으로 진행을 시작하니 숫눈길을 헤치고 올라야한다.

그동안 신설은 없이 기온이 많이 내려갔었기에 표면이 얼어 있어 한발을 딛고 올라서려면 표면이 깨지면서 무릎이상

깊게 빠지는 눈길을 러셀을 하며 올라야 한다.

 

지난주에는 추운 날씨 속의 신설이 쌓여 있는 건설이라 눈을 밀면서도 산행이 가능했으나, 이번 눈길은 박 배낭을

멘 상태에서의 눈과의 싸움이라 제법 체력을 요하는 산행이다.

<하얀능선>님과 교대하며 러셀을 하는데 잠시 진행하다 힘들어 길을 살피는 핑계로 서서 휴식을 취하기 일쑤다.

 

경사가 급한 곳에서는 1m를 오르면 2m를 미끄러지기도 하며, 허리까지 빠지는 눈길을 올려 칠때는 눈 위에서 허부적

대기만 하기도 하였으나 그나마 거리가 가깝기에 짧은 고생으로 시루봉에 접근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홀드가 양호한

암벽을 타고 시루봉에 올라 시원스럽게 조망되는 사위를 둘러본다.

(집에 도착하여 예전(2011년 5월)에 <산사나이 초야>님과 당일 산행으로 올랐을 때의 시간을 검토 해보니,

당시에는 청학연못까지 4시간이 채 못 걸렸었는데 오늘은 시루봉까지 식사 포함이지만 7시간 가까이 소요되었다.)

 

깨끗하고 맑은 하늘로 지리 상봉이 코앞이요, 반야가 지척에 다가와 있다.  사진을 찍다 바람에 제법 한기를 느껴

서둘러 내려서서 잡목을 헤치며 진행하다 청학굴에 들러보니 바위틈에서 나오는 샘물이 제법 시원하고 깨끗하여

한 모금 마신 후 청학연으로 가기 위해 올라서니 해넘이가 시작되고 있다.

 

촛대봉에서 세석으로 내려서는 평원이 조금 전과는 다르게 발갛게 불에 타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촛대봉에서 내려온 발자국이 청연을 향하고 있으니 아마도 <미산>형님 일행이 지나며 만들어 놓은 흔적이리라.

서둘러 청연으로 다가가니 제대로 내려서고 있는 해넘이를 감상하며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눈 바닥을 다진 후 젤트를 설치하고 합류한 산님들과 인사를 나눈다.

처음 마주하는 <유해길>님, <사니조아>님, <산영>님, <청송녹죽>님 등 7분의 일행들과 우리 세사람 등 10명의 산님

들이 <도솔산인>님의 2세대 젤트에 둘러 앉아 갖종 안주와 각기 다른 주종이 권커니 자커니 잔이 돌아간다.

 

취기가 올라 젤트로 돌아와 먼저 잠자리에 누우니 아침까지 곤하게 잠을 잔 것 같다. 부지런한 산님들이 먼저 일어나

밥을 하고 국을 끓이고 커피도 내리고 있어 잘 얻어먹고 잠자리를 정리한다. 꽁꽁 얼어 훌륭한 박터가 된 청학연에서

기념 단체사진을 찍고 거림으로 향하는 주 등로로 빠져나와 두 팀으로 갈리며 이별한 후 각자의 길을 간다.

 

한 팀은 백무동으로 가기 위해 세석 방향으로 올라가고, 우리는 거림 옛길 탐방을 위해 음양수로 이동한다.

잠깐 만에 도착한 음양수 위 기도터에서 남쪽으로 보이는 조망이 압권이다. 가까이 남부능선이 삼신봉으로 솟구쳤다

내려서고, 백운산, 무등산 등이 조망되는 등 산너울이 장관이다.

 

음양수 샘에서 잠깐 진행하다 거림옛길로 가려니 전혀 흔적을 찾을 수 없다. 대충 방향을 잡으니 <하늘바위>님이

잠시 배낭을 내려놓고 살펴보더니 올라오라고 부르고 있다. 우천 허만수 선생의 기도터란다. 장인어른께서 명당으로

훌륭한 기도터라는 상대, 중대, 하대 중 하대인 것 같은, 음양수 위 기도터와 같은 형태로 제단이 쌓여 있다.

 

머리 숙여 올해 소망을 기도하고 산길로 보이는 흔적을 찾아가며 진행하니, 간간히 나타나는 시그널이 길이 맞다는

신호를 보내온다. 정규 등로인 북해도교가 가까울 때쯤 계곡가에 자리를 잡고 남은 삼겹살과 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북해도교에 당도하니 주등로라는 착한 길이 나타난다.

 

약 1시간에 걸쳐 잘 다져져 있는 길을 따라 거림 마을에 도착하니 식사 시간 포함하여 4시간 반 만에 하산이 완료된다.

원지에 도착하나 너무 이른 시간이라 함께 저녁 시간도 갖지 못하고 두 산 친구를 떠나보내고 15:40에 출발하는 버스를

이용하여 귀경하니 그동안 지리에 들었던 산행 중 가장 이른 시간에 집에 도착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우천 허만수 선생 기도터"

 

대 암반 위에 조망이 압권인 기도터가 있다. 누가봐도 명당자리임에 자타 공인될 수 있는 멋진 터다.

지리산 산신령 “우천 허만수” 선생, 한국전쟁 이후 31세에 지리 세석고원에 들어 초막집을 짓고 등로정비,

이정목, 샘터개발, 구조활동 등 혼신을 지리에 받치고 ‘76. 6월 홀연히 사라졌다 한다.

"내가보이지 않으면 죽은줄 알아라. 흔적 없이 지리에 묻히고 싶으니 나를 찾지말라.“(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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