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옥녀탕 계곡과 아니오니골(101024)
산 행 지 : 설악산 옥녀탕 계곡(성골)과 아니오니골(김부자골) - 강원도 인제군
산행일시 : 2010. 10. 24(일) 08:33 ~ 17:12(8시간 39분)
날 씨 : 맑고 산행하기 아주 좋은 날씨
산행코스 : 옥녀탕휴게소 - 옥녀탕 계곡 - 한계고성 - 안산 - 1,369봉 - 아니오니골 - 구만동
함께한이 : 로부제와 히말라야
올 가을 접어들어서만 5번째로 나서는 설악산행.
상투바위골, 큰귀떼기골, 곡백운골(2), 도둑바위골(2), 둔전골과 성암능선, 관터골과 끝청능선에 이어
설악의 모든 골골에 들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 아쉬운 마음이다.
전날 처자와 함께 단풍 구경으로 14시간을 운전하며 돌아다녔더니 조금 피곤한 가운데 로부제 차량을
이용하기로... 원래의 계획은 곰골로 들어 마등령에서 박하고 오려 했었으나 마눌의 성화에 토욜
하루는 봉사(?)하고 일욜 당일로 설악으로...
상세 코스는 옥녀탕 주차장을 출발(08:33)해서 한계고성(09:08), 안산(11:17), 1,396봉(11:58), 대승령
갈림길, 남교리 갈림길, 주능선에서 아니오니골 갈림길인 1,369봉(11:54), 아니오니골, 심마니터(15:32),
김부자터(17:01), 하산(17:04), 구만교(17:12)에 당도한다.
금요일 컴퓨터를 뒤져 코스를 머릿속에 그린 후 로부제와 집 앞에서 5시 반에 만나 설악으로 향한다.
강원도로 향하는 많은 차량이 있긴 하였으나 별 무리 없이 7시 반경에 원통에 도착하여 해장국 한 그릇
하고 옥녀탕 휴게소 도착하니 예상과 달리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복장을 정리한 후 들머리를 찾아 또 하나의 미답지를 확인하러 출발.
시작부터 계곡을 따르려 옥녀탕 옆 암반을 오르려니 제법 미끄러워 경각심을 일으킨다.
진입과 동시에 나타나는 울긋불긋한 단풍은 탄성을 자아내게 하며 카메라를 꺼내들게 만든다.
눈에 보이는 풍경은 환상이나 똑딱이에 한계를 느낀다. 평소 설악에 들며 한계령을 향할 때 안산 쪽을
바라보며 험준하다는 생각만을 가졌던 옥녀탕 계곡은 협곡으로 이뤄졌으나 초입에 들어서니 아늑함을
느끼게 하는 가운데 희미한 족적을 찾아 오른다.
한주전 관터골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단풍에 취하며 계곡을 따르다보니 익히 사진으로 보았던 한계
고성의 우측 끝부분이 나타난다. 왼쪽으로 성을 따르면 성문이 있을 것 같았으나 관찰을 생략하고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며 뚜렷한 족적을 따르다보니 암릉 릿지길을 놓치고 올라서고 있다.
돌아 내려가 릿지길을 찾아갈까 생각해 보았으나 오늘 하루 당일로 아니오니골까지 마치려면 시간이
부족할 듯하다. 다른 산님들이 같은 코스를 11시간에 걸쳐 마쳤다는 산행기를 생각하면 저멱 7시는
돼야 산행이 마무리된다는 뜻인데 원시를 간직했다는 미답지를 어두워서 운행한다는 것은 자칫 화를
부를 수도 있어 암릉 릿지 산행은 숙제로 남기기로하고 계곡을 따르기로 한다.
오른쪽으로 잘룩한 능선이 나타나자 로부제가 확인 해 보겠다며 오르더니 이미 암릉은 저만치 멀어져
있는 상태란다. 협곡 사이 저 멀리로 고양이바위와 치마바위가 조망되고 계곡의 끝 오른쪽으로 안산이
조망되는 가운데 계곡의 바위를 타고 넘다보니 전면으로 10여명의 산님들이 눈에 포착된다.
로부제가 장난기가 발동하여 소리치며 불러세우니 국공인줄알고 너무 놀랬다한다.
너른바위에 휴식을 취하며 뒤를 돌아보니 가리산 주걱봉, 삼형제봉이 연결된 스카이라인이 또 다시 나를
흥분 시킨다.
속초에서 왔다는 15명의 산님들을 추월하며 큰 바위 너덜의 된비알을 오르니 사람소리가 들리고 안부에
도착한다. 뚜렷한 등로는 좌로 치마바위골과 한계리로 가는 길일 것이요 우로는 안산 거쳐 대승령으로
연결되는 길일 것이다.
사진 한 컷만 남기고 곧바로 안산을 향하니 마주 오는 산님들이 삼거리에서 십이선녀탕 가는 길을 묻는다.
계곡을 가리키며 저곳이 십이선녀탕 계곡이고 이 길로 가시면 된다 알려주고 해발 1,430미터 안산 정상에
도착. 주위 조망이 시원스레 펼쳐지는 가운데 사방으로 돌며 산그리메를 눈과 카메라에 담고 딱 하나
준비된 캔맥주로 등정주, 그리고 빵을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고 주 등로를 따른다.
암릉 릿지길로 오른다면 도착하게 된다는 1,396봉에 올라 식사를 하고 있는 산님들에게 맛있겠다 부러움
(?)을 표하니 호박잎에 우렁된장 넣고 쌈을 싸서 하나 건넨다. 극찬하며 맛있다 하니 아예 밥을 보온통
채로 건네주며 앉아서 함께 먹자한다.(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넉살 좋게 한 끼 얻어먹고 대승령 삼거리에 도착하니 남교리로 하산 할 많은 산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복잡함을 피해 달아나 남교리 갈림길을 지나 1,369봉에 올라선다. 빨간 시그널 하나가 주능선에서 벗어나
흔들리고 있어 아니오니골 표시 일 것으로 생각하고 휴식을 취하며 지도를 살피니 더욱 확신을 갖게 한다.
희미한 족적을 따르다보니 이내 없어지고 알아서 잡목을 헤치며 이끼낀 사면을 치고 나간다.
봉우리 확실하고 십이선녀탕 다음 계곡이 아니오니골이니 길은 없더라도 아래로 내려가 계곡만 찾으면
된다는 무식한 생각(?)으로 사면을 헤메인다.
아래를 향하며 때론 좌로 때론 우로 때로는 직진으로 물길을 찾아 나서니 순간적으로 족적인 듯한 흔적
들을 만나기도하며 내려서자니 어둡기 전에 하산이나 할 수 있을 것인지 은근 걱정을 하지만 이런저런
준비가 되어 있으니 걱정할 것 없이 차분히 하행을 한다.
능선에서 43분 만에 왼쪽에서 흐르는 물길을 만나니 반갑기 그지없으나 역시 족적이 없어 물길 가로 길을
내며 따르다보니 아주 반갑게도 노란 시그널이 하나 눈에 띈다. “산과태그”라 쓰인 시그널은 아니오니골
에 맞게 들어섰다는 생각과 물길을 따르면 된다는 희망을 갖게 만든다.
그동안 일반적인 산길에서 난무하는 시그널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었는데 오늘처럼 시그널이 반갑기는
처음인 것 같다. 이어 산행 중 나타나는 또 다른 시그널인 “東村”과 “4050그린산악회”는 등로에 대한
확신과 심적인 안도감을 갖게 해준다.
이후 산행은 계속 계곡을 따르고, 때로는 계곡 옆 희미한 족적을 따르며 진행하게 되고 단지 미끄러져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내려가야 한다. 푸르고 두터운 이끼를 밟다 미끄러지고, 두터운 낙엽을
밟으면 푹 꺼져 발목이 빠지고 스틱을 짚으면 속으로 박혀 균형을 잡기가 힘들고, 수시로 건너게 되는
계곡의 바위들은 자칫하면 미끄러지기 일쑤라 한시도 긴장을 늦출수가 없다.
태고의 신비? 원시?를 생각나게 하는, 김부자골이라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는 아니오니골은 설악의 계곡
중 가장 오염이 안 된 원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계곡이라는 생각이다. 좌측 응봉능선쪽에서 흘러
내린 사태골을 지날때는 조금의 아쉬움이 있었으나 이 역시 자연 현상의 하나이니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며 하산하는 아니오니골은 작지만 아름다운 폭포들이 수도 없이 나타난다.
어둡기 전의 하산에 대한 걱정도 잊고 수시로 카메라를 꺼내 들고, 때로는 계곡을 우회하는 가파른 사면
을 지나며 시장기를 느낀다. 아름다운 폭포 바로 아래 자리를 잡아 계란을 넣어 라면을 끓이고 새벽에
산 김밥과 소주 한 잔으로 배를 든드히 채운다.
계곡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도 하지 못하는 가운데 나타나는 아름다운 단풍에 취하다보니 온돌식으로
만들어 놓은 심마니터를 지나고 잠시 후 길다운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참을 계곡가로 걷는 가운데
벌통을 만나고 바로 옆 치성터로 보이는 김부자터를 만나니 하산이 완료 돼 가고 있음을 짐작한다.
작은 사방댐에서 사진 찍고 나니 아래서 찻소리가 들린다.
들머리임을 알리는 “출입통제” 푯말을 만나 하산 완료를 고하고 구만교를 건너 산행 종료.
관광버스를 히치 해 한계삼거리로 다시 자가용을 히치해 옥녀탕으로...
서울로 돌아오는 5시간의 고된 여정은 이미 원시의 계곡 탐방이라는 충분한 보상으로 해결 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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