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지리산 종주기

히말라야2 2008. 11. 11. 16:35

 

 

 

 

지리산 종주기


지리산(智異山, 1,915m)

 

위  치 : 경남 함양군, 산청군, 하동군, 전북 남원시, 전남 구례군

 

능선길 : 성삼재(조식) - 노고단 - 임걸령 - 노루목 - 반야봉 - 삼도봉 - 토끼봉 - 명선봉 - 연하천대피소(중식)

          - 형제봉 - 벽소령 - 덕평봉 - 칠선봉 - 영신봉 - 세석대피소(석식 및 숙박, 약 14시간 산행) - 촛대봉 -

          삼신봉 - 연하봉 - 장터목대피소 - 제석봉 - 천왕봉 - 로타리대피소 - 중산리 통제소(약 7시간 산행)

          (총 거리 약 37.5 Km, 휴식, 식사 시간 포함 총 21시간 산행)

 

동행자 : 강석용, 이동관, 송재혁, 임순만 등 4명

 

국립공원 제1호로 지정된 지리산은 한국 8경의 하나이고 5대 명산 중 하나로, 웅장하고 경치가 뛰어나다.

그 범위가 3도 5개 군 15개면에 걸쳐 있으며 4백 84㎢  (1억3천만평)로 광대하게 펼쳐져 있다.

 

남한 제2의 고봉 천왕봉(1,915m), 노고단(1,507m)으로 이어지는 1백리 능선에 주능선에 만도 반야봉(1,751m),

토끼봉 등 고산 준봉이 10여개나 있으며, 85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있다.


지리산으로


매년 11월 둘째 주면 어김없이 발길이 끌리는 지리산 종주.

태극 종주를 하는 산악인들에야 비할 바 못되지만, 꾸준히 걷는 즐거움을 주는 지리 종주길.

작년에 하지 못했으니 올해는 기필코 시도하리라 계획하고 출발을 준비한다.

 

조금 일찍 퇴근하여 장을 보고 배낭을 채운 후 무게를 달아보니 24Kg의 무게였으며 어깨에 둘러 메 보니 제법

묵직함이 느껴진다.

용산역에 당도하니 함께 동행하기로 한 강석용, 이동관, 송재혁이 합류되고, 열차에서 마시기 위해 폭탄주 준비와

함께 순대와 과자를 준비해 21:45에 용산역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에 오른다

 

엎치락뒤치락 하는 가운데 새벽 02:12에 구례구역에 도착을 하니 가느다란 빗방울이 오락가락 하고 있다.

4만원에 택시를 대절하여 성삼재로 오르니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이 입산을 통제하고 있다.

5시부터 입산이 허용된다하니 다른 산객들과 약간의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노고단 대신 성삼재에서 이른 아침으로

떡국을 먹기로 하고 자리를 잡았다.

 

마눌이 준비해준 떡국은 최상의 아침 식사였다.

아뿔싸~~ 식사를 마치고 짐을 정리하다보니 스틱이 보이질 않는다.(난생 처음 등산 장비를 잃어버리는 사고가 발생)

초소 앞에서 떡국을 끊인다는 등 시위성 행동을 하느라 차단기에 걸쳐 세워 놓은 생각이 들어 부리나케 �아갔으나

보이지 않는다. 초소 안을 살펴봐도 보이질 않으니 앞길이 걱정이다.

 

국공 직원은 4시 20분경부터 입장을 시켜놓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으니 물어볼 데도 없는 상황이 되었으니 고생길이

훤하다. 결국 4시 30분 성삼재를 출발하여 휴식 없이 도로를 따라 오르니 노고단 대피소에 05:00에 당도한다.

일시에 많은 인원이 입장해서인지 대피소의 취사장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

 

곧바로 노고단으로 오른 후 본격적으로 부드러운 지리종주 능선 길을 걷기 시작된다.

돼지평전을 지나 임걸령 샘터의 물을 한 모금 마시니 역시나 잊을 수 없는 시원한 맛을 선사한다.(06:55)

지리의 주능선길이 그러하듯 약간의 오름길에 힘이 들만하면 꺽어지는 능선 길을 따르자니 노루목 삼거리가 나타난다.

 

출발 길에 황기수로부터 받은 문자메세지에 “힘들더라도 꼭 반야봉에 올라 자신을 생각해 달라”는 당부도 있었기에

배낭은 삼거리에 놔두고 1Km 거리에 떨어져 있는 반야봉을 오른다.

계속되는 오르막길을 아무것도 알지 못한 채 따라나선 친구들이 왜 이리도 멀고 가파르냐? 는 등 항의성 푸념이 나온다.

고도가 조금 높아지려하자 웅덩이진 바닥에 눈이 조금 쌓여 있다.

 

아마도 어젯밤에 내린 눈인 것만 같은데, 금년의 첫눈은 이렇게 맞아 보지도 못한 채 구경하는 것으로 맞는다.

30여분 만에 도착한 반야봉(般若峰 1,732m)에 오르니 우리가 가야 할 천왕봉과 이어지는 주능선 길이 시원스레

조망된다.(08:15)

 

기념 촬영을 마치고 노루목 삼거리로 되돌아 와 배낭을 둘러메고 조금 더 진행하니 전라 남, 북도와 경상남도를 가르는

삼도봉을 접수한다.

뱀사골 계곡 코스의 갈림길인 화개재를 지나고 토끼봉과 명선봉을 지나 연하천 대피소까지 이어지는 계단 길을

내려가며 계단 숫자를 세어보라 하니 누군가 279계단이란다.(ㅎ ㅎ 맞나?) (12:00)

 

석용이 준비 해 온 한우 등심을 맛나게 굽고, 재혁과 석용이 싸온 밥에 김치와 장조림으로 점심 식사를 푸짐하게 해

치우고 오늘 산행의 종착지인 세석 대피소를 향한다. 이제부터는 선두와 후미가 구분되기 시작하는 가운데 형제봉을

거쳐 벽소령 대피소에 도착하니 약 20분 정도의 시차가 생긴다.

 

대피소에 숙박 예약을 하지 않아 숙소 배정이 완료되기 전에 도착을 해야 했기에 나중에 도착한 재혁과 동관에게

어찌어찌 찾아오라 일러준 후 석용과 함께 앞선 발걸음을 딛는다.

이제 제법 걸은 탓인지 배낭의 무게가 느껴지기 시작하고 어깨에 통증이 오기 시작한다.

 

힙벨트를 더 졸라매고 걸어 보지만 발걸음을 높게 디디면 뒷발을 떼어 올리는데 제법 힘이 많이 들어간다.

이럴 때 스틱이 있었더라면 많은 의지가 될 터인데 시작도 하기 전에 스틱을 분실 했으니...

완만하지만 꾸준한 오름길인 덕평봉을 지나 선비샘에 이르고, 물맛을 보려 하니 물이 바짝 말라 그야말로 똑똑똑이다.

 

바가지에 아주 조금 받아져 있는 물을 한 모금 마시고 역시 꾸준한 오름길인 영신봉을 향하는데 보이지 않는 해가

넘어가고 있음인지 어둠이 깔려 오기 시작한다.

영신봉에 당도하며 헤드랜턴을 착용하고 이번 산행에서는 가보고 싶었던 영신대 가는 길을 확인하고 내리막길로

접어들자 오늘 산행의 목적지인 세석 대피소가 나타난다.

 

취사장에 배낭을 놓고 대피소에 자리를 잡으려 하니 6시 30분부터 자리 배정을 하겠단다.

석용에게 김치찌개를 끊이도록 하고 자리 배정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으니, 앞으로는 인터넷을 통해 반드시 예약을

하고 오라는 엄포를 준 후 여성들을 우선 배정하고 남성들은 50세 이상에게 우선적으로 자리를 배정 해 준다.

 

야간에 일행과 떨어져 산행을 하게 한 것이 내심 불안했기에 재혁에게 전화를 해보니 다행히도 별 탈 없이 영신봉

표지목 있는 곳에 도착 했단다.

조금만 더 고생 해 달라 전하고 식사 준비를 하고 있으니 동관과 재혁이 당도하는데 제법 힘이 들었나보다.

 

지리 종주를 함께 하고 싶어 상해에서 일정을 맞춰서 귀국한 재혁이 한 달 동안 운동을 못한 것이 표가 나는 것이지만,

동관이 힘들어하는 것은 조금 의외였다.

취사장에서 맛난 한우 등심에 한잔씩 하자 하니 많이 힘들어 했던 재혁과 동관이 몸에서 술을 거부한다며 마다한다.

밤 10시가 되어서 배정 받은 자리에 가보니 빌려 놓은 모포 중 4장이 사라졌다.(이런 나쁜 놈들 같으니...)

 

또한 막 잠이 들라고 할 무렵에는 자신의 일행을 찾느라 00야, 00야 큰 소리로 외치며 각 방문을 열면서 불러대니

이런 몰상식한 사람 들이 다 있나 싶다.

그래서 능선 어드메쯤에서 비박을 하는 것이 좋기는 한데...

 

전날 부족한 잠 탓과 홍익한의원표 수면제 덕에 깊은 잠은 들었으나 새벽 2시에 잠이 깬 후에는 정신이 말똥말똥한

채로 시체놀이만 한다.

부지런한 산악인들은 벌써부터 산행 준비를 하는 사람도 있었으나 우리는 어차피 흐린 날씨에 일출은 언감생심이었기에

친구들이 맘껏 잘 수 있도록 놔두었다.

 

6시가 조금 넘으며 기상을 하여 떡라면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있으니 비가 오기 시작한다.

빗줄기가 제법 굵어져 고어자켓과 우비 등을 입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는 등 이런저런 출발 준비를 하고 08:20에야

세석대피소를 나서니 곧바로 비가 그쳐 버린다.

 

세석에서의 빗줄기는 제석봉에서는 눈이었는지 바닥에 눈이 보인다.

금년의 첫눈은 어제와 오늘 이렇게 맞아 보지도 못하고 보게 된다.

지리산의 주능선을 걷는 중 아름다운 조망은 이제부터이다.

 

많은 구름으로 우리가 걸어 온 주능선 길이나 원경은 감상하지 못하지만 능선 길 주변에 있는 고사목 등과 함께

어우러진 바위 봉우리 등이나마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잇다.

삼신봉과 연하봉을 거쳐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하고 제섯봉을 오르는 길은 예의 그 많은 고사목에 운무가 깔리면서

신비경을 만들어 낸다.

 

설경이라면 환상의 경치였겠지만 아직 겨울이 조금 남았기에 오히려 운무 속의 고사목이 훨씬 더 신비롭게 느껴진다.

사진기 앞에서 몇 번의 포즈를 취하고 막바지 힘을 내도록 격려하니 천왕봉에 오른다.

 

지리산은 청학, 화개, 덕산, 악양, 마천, 백무, 칠선동과 피아골, 밤밭골, 들돋골, 뱀사골, 연곡골의 12동천은 수없는

아름답고 검푸른 담과 소, 비폭을 간직한 채 지리산 비경의 극치를 이루고, 이들은 또한 숱한 정담과 애환까지 안은

채 또 다른 골을 이루고 있는데 73개의 골, 혹은 99개의 골이라 할 정도의 무궁무진한 골을 이루고 있다.

 

지리산 비경 중 10경은 노고 운해, 피아골 단풍, 반야낙조, 벽소령 명월, 세석철쭉, 불일폭포, 연하선경, 천왕 일출,

칠선계곡, 섬진청류로 비경을 이루는 지리산은 사계졀 산행지로 봄이면 세석 및 바래봉의 철쭉, 화개장에서 쌍계사

까지의 터널을 이루는 벚꽃, 여름이면 싱그러운 신록, 폭포, 계곡, 가을이면 피아골 계곡 3km에 이르는 단풍과

만복대 등산길의 억새, 겨울의 설경 등 계절마다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한다.

 

“韓國人 의 氣象 여기서 發源 되다”, "智異山 天王峰 1,915m" 가 앞뒤로 음각 되어 있는 정상석(예전엔 嶺南人 의 氣象

여기서 發源 되다)에서 정상등정을 확인하는 기념 촬영을 마치고 바람을 피해서 정상주를 한잔씩 나누다 보니 남은 술이

많아서 약간 과음(?)을 하고, 중산리를 목표로 하여 하산 길에 접어든다.

 

칼바위 삼거리 까지는 급한 경사 길을 내려서게 되는 중산리 코스는 하산 시에 무릎을 조심하게 하는 길이다.

법계사 아래 샘터에서 한모금의 물을 마시고 모두가 합류하여 하산 길을 재촉하고, 칼바위 삼거리로 향하며 주변의

산 사면을 바라보니 마치 물감을 뿌려 놓은 듯 가을 단풍이 상당히 아름답다.

 

3시 50분에 중산리를 출발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서둘러 내려오니 중산리 통제소에 이르러 하산이 완료되고 이어지는

아스팔트길을 걸으면서도 아름다운 단풍이 있는 곳에서는 연신 카메라를 들이대며 룰루랄라다.(15:25)

 

모두가 아픈 다리임에도 서둘렀음에 가까스로 진주로 나가는 버스를 탈 수 있었으며, 땀에 찌든 몸을 씻고 난 후 저녁

7시 15분에 출발하는 버스 시간에 �기며 돼지국밥에 폭탄주를 마시니 1무1박3일에 걸친 지리 종주를 무사히 마친다.

함께 한 친구들이 있기에 더 없이 행복하고 즐거웠던 지리종주길

 

올겨울에 한 번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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