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산

[스크랩] 엘브러즈(제3부) --- 그리운 고국으로

히말라야2 2006. 5. 30. 18:21
7월 29일(목) 바렐산장 - 이트콜

바렐산장의 마당에 짐을 전부 쌓아놓고 리프트가 움직이기만을 기다린다.
역시 예약은 되어 있으나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야만 리프트를 가동한단다.
돈은 다 받았으면서도 스노우 캣을 쓰면 별도로 돈을 내란다.

웃기는 동네다. 항의하고 따지면 "Here is Kafkas"란다.
결국 아래에서 올라오는 이용객이 많아지자 리프트를 가동한다.
리프트로 짐을 내리고 미르역에 도착하여 다시 케이블카를 두 번 갈아타며
아자우에 도착하며 모든 산행의 일정은 마무리가 되어진다.

택시를 대절하여 볼프람 호텔로 돌아오니 데포 시킨 짐은 잘 있다.
낙시터를 거쳐 장비점에 들러 침낭(camp사 1160Rub), 아이스 스크류 2개(1개 327Rub)와
고글(1,190Rub)을 사고, 체켓마을로 가서 먼저 식사했던 식당에 들러 사슬리(양, 닭)에
저녁식사와 한잔 술로 회포를 풀었다.

호텔로 돌아오니 혜초여행사에서 한 팀이 또 들어왔다.
엘레나와 이걸, 그리고 황석연에게 얘기하여 내일은 이곳을 철수하여 민보디
(미네랄리보디의 줄임말)로 가자고 했다.

혜초팀들도 울산 등지에서 왔다는데 모든 것이 궁금한가보다.
한사람 한사람이 등반에 대하여 물어본다.
앞서 정상을 등정한 사람으로서 조금은 우쭐대는 자부심으로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다.
늦은 시간 이트콜에서의 마지막 밤, 잠을 청한다.


7월 30일(금) 이트콜 - 박산계곡 - 미네랄리보디

계획대로라면 박산 계곡에서 시간을 보내도록 되어 있으나 갈곳도 없고,
할 일도 없어 러시아 에이전시 엘레나에게 통사정하여 민보디로 나가기로 한 날이다.

우리나라 같으면 비행기를 체크해서 모스크바로 당장 날아가 하루라도 관광을 하면 좋으련만
이곳 러시아는 처음 신고한 곳에 머물러야하며 옮길 경우 각각에서 새로운 체류지 허가를
받아야만 되는데 당초 입국 당시 목적과 일정에 대해 미리 신고된 대로만 움직임이 가능하단다.

그러나 민보디는 괜찮겠지 생각하고 제법 큰 마을(작은 도시)이며 공항이 있는
미네랄리보디로 이동한 것이다.
아침 10시에 출발하여 택시로 달리는데 박산계곡을 빠져나가는데 2시간 계곡 입구에서
다시 민보디까지 1시간이 걸린단다.

민보디 도착과 동시 Intourist Hotel(2인 1박 60$)에 여장을 풀고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시장 구경을 나갔다.
이곳도 유럽이라고 잡화점이나 술집 등만 영업을 하고 나머지 시장은 대부분
오후 5시에 문을 닫았다.

아직도 해는 중천에 떠있는데 벌써 저녁때라고 시장 앞 버스 터미널에는 전부들
집으로 돌아가느라 분주하다.

경쾌하고 신나는 러시아 음악이 들려오는 카세트 테잎 판매점에서 테이프 2개를 사고,
멜론, 사과, 자두와 물을 좀 사고 슈퍼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려고 하는데 다른 일행이 쫒아와
러시아 경찰에게 일행이 잡혀있으며 전체 일행 모두를 오라고 한다.

따라가 보니 2명이 불법 체류하고 있다고 하며 잡혀있고 가이드 이걸과 황석연이
사무실 안에 들어가서 한참을 있다 나온다.
500Rub을 주고 무사히 풀려났는데 사무실로 데려가더니 다짜고짜 돈을 달라고 했단다.

더 이상 시장 구경도 흥미를 잃어 호텔로 돌아가서 라면이나 끊여 먹기로 했다.
결국 호텔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말고 꼼짝없이 지내야만 무사 할 것 같다.
저녁 9시가 다 되어 오는데 그제서야 석양으로 해가 넘어가고 있다.

아름답게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한국에서 퇴근하다 반포대교 위에서 한강으로
떨어지는 너무도 아름답게 눈에 들어오는 우리나라의 그 해와 같은 것 같다.
역시 해는 하나일까?

밤 10시에 Open한다는 나이트 클럽에서 새벽 1시까지 헛물만 켜다 방에 들어와 잠을 청했다.


7월 31일(토) 미네랄리보디 - 모스크바

어제는 오후의 하늘이라 하늘이 뿌옇다보니 보이질 않았으나 아침에 일어나 쳐다보니
저 멀리 엘부르즈가 하얗게 보이는데 여기서 바라볼 때 왼쪽이 동봉이고 오른쪽이
엊그제 올랐던 주봉인 서봉이란다.

등정하고 내려 온지 몇 일 되지 않았는데도 벌써 감회가 새롭다.
오늘은 짐을 싸들고 모스크바로 가는 날.
미네랄리보디 공항에서의 우여곡절은 엄청나다.

비행기 탑승 준비과정이 복잡도 하거니와 어쩌다 보니 일행 중에 1명이 비행기 티켓
영수증을 분실(?)하여 탑승할 수 없단다.
왈가왈부 중에 약간의 뇌물을 집어주니 겨우 탑승할수 있었는데 시도때도 없이
비행기 티켓을 확인하니 돌아버린다.

또한 1인당 20Kg의 화물을 부치면서 조금이라도 넘는 것은 Over Charge를 물어야하는데
핸드캐리하는 짐과 멜빵 가방에도 전부 저울에 올린다.
또한 영수증을 분실한 1명에 대하여는 비행기엔 탑승을 시켜주면서 짐은 하나도 인정할
수 없으니 전체 무게에 대하여 Over Charge를 내란다.

역시나 비행기 좌석 지정이 없이 알아서 앉아 가면 된다는 것과 나중에 모두 탑승해 보니
정원보다도 1명을 더 태운 일, 그래도 기내식은 나오는데 맥주를 가지고 다니기에 1병
주문하니 별도로 돈을 내란다.

모든 것이 어이가 없는 일 뿐이다.
부누코보 공항에 도착하니 처음 모스크바 공항에 도착할 때 만났던 서철이 마중나온다.
제주 산악회의 조선배님이 장식용 칼을 한 자루 샀는데 비행기를 탈 때마다
두고두고 문제가 생긴다.

처음부터 한국에 입국 할 때도 문제되니 안 살 것을 권했건만 결국은 비행기를 탈 때마다
문제를 일으킨다.

처음 묵었던 호텔(이즈마엘로보 알파)에 방을 잡고 예의 그 야외 Bar에서 맥주를 한잔하고
러시아 인들의 낙천적이며 즐겁게 춤을 추는 모습들을 구경하다 호텔로비에 있는 게임장에서 2,000Rub을 바꿔 난생 처음 게임을 하는데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다고 왜 이리도 잘되는지 제법 많은 돈을 따서 일행 5명에게 맥주도 한잔씩 돌리고, 딜러 들에게 팁도 좀 주고, 또한 일행들에게 같이 게임 하도록 코인도 주는 등 약 2시간을 재미있게 놀았다.


8월 1일(일) 모스크바 - 서울

모스크바 관광하고 서울행 비행기를 타는 날.
아침에 모든 짐을 택시에 싣고 관광 길에 나선다.
먼저 붉은광장을 둘러본다.

이어서 꺼지지 않는 불꽃, 레닌 무덤을 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볼쇼이 극장을 구경하고 마르크스 동상,
모스크바 국립대학(스탈린 양식 건물)

참새언덕(해발 표고 80m), 지하철 탑승, 아르바트 거리(우리의 대학로 비슷),
크레믈린 궁을 마지막으로 둘러보고 저녁식사 후 비행기 탑승
2시간 연발로 대기하면서 보드카에 맥주 한잔씩 마시며 시간을 보냄.

자다, 깨다, 먹다, 자다를 반복하다보니 날짜는 2일로 바뀌어 있었고
그리운 고국의 바다와 땅이 보인다.
인천공항에 도착하고 있는 것이었다.
역시나 우리나라가 제일 좋다.

Good - bye RUSSIA, Good - bye ELBRUS

-끝- 졸필을 읽고자 줄 넘기시느라 고생들 많으셨습니다.
출처 : 설벽산악회
글쓴이 : 히말라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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