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통신골과 광적사골(120602)

히말라야2 2012. 6. 5. 00:57

                           지리의 또 다른 계곡 속으로(120602)

 

산 행  지 : 지리산 통신골(천왕봉골)과 광적사골(경남 산청)

산행코스 : 중산리 - 칼바위 - 유암폭포 - 통신골(천왕봉골) - 남부능선 - 천왕샘 - 상봉 - 천왕굴 - 사자바위

               - 광덕사골 - 광덕사지 - 순두류

산행일시 : 2012. 6. 2.(토) - 당일산행(05:10 ~ 15:40)

날      씨 : 제법 무더우나 구름으로 흐려서 여름산행에는 무난한 날

함께한이 : <하늘바위>님과 히말라야

 

베트남 판시판 산행을 마치고 돌아 와 비와 땀에 쩔은 장비를 정비해야하는데...    주말이 되자 지리가 그리워진다.

목요일 밤에 <하늘바위>님께 문자를 보냈으나 답장이 없더니, 금요일 오전에 “원지로 오세요. 통신골 광덕사골....

새벽 4시 가능한지요” 라는 답 문자가 온다.

 

아마도 내가 통신골이나 광덕사골이 미답임을 알고 잡은 계획인 것 같다.

속히 남부터미널 24시 출발 심야버스를 예매하고 어부인과 함께 추어탕 한 그릇 먹고 점심 준비를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 새싹 비빔밥 재료를 구하러 나선다.

 

시간이 없어 참치 없는 새싹 비빔밥을 준비하고 원지에 도착하니 새벽 3시 8분이다.

원지 터미널 바깥 긴 의자에 누워 잠을 더 청하려하나 옆에 앉아있는 한 쌍의 바퀴벌레(부부인지, 연인인지?)가

나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다... ㅠ ㅠ.

 

첫 버스를 기다린다기에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며 옆에 모텔이 있음을 알려주니 순식간에 사라진다. ㅎ ㅎ

잠시 후 4시가 조금 넘어 <하늘바위>님께 전화하니 벌써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다고...  30분 정도는 까먹었다..

중산리에서 시레기 된장국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05:10 국공 사무실 앞을 통과하며 산행을 시작한다.

 

서로 천천히 걷자고 하면서도 어느새 발걸음이 빨라지는 가운데 단체 산님들이 앞에 나타나면 추월하느라 속도는 또

빨라진다. 순식간에 칼바위를 지나고 중산리 계곡을 따라 진입하니 한가하게 우리 둘만의 산길로 바뀐다. 최근 등로를

정비하느라 돌을 새로 깔고 사이사이로 흙을 채워 놓아 걷기에는 좋으나 큰 비만 오면 쓸려 내려가 버리는 것을...

 

아무튼 등로를 정비해 놓으니 걷기에는 더 없이 편안하다.

05:49 <하늘바위>님이 계곡으로 유도하여 내려서니 그동안 무심코 지나쳐 보지 못했던 “법천폭포”가 나타난다.

수량이 적어 아쉽긴 하지만 지리의 폭포 치고는 제법 큰 규모에 잠시 땀을 식히며 똑딱이 놀이를 한다.

 

폭포 옆으로 로프가 있어 올라선 후 주등로를 따르니 철계단이 떠 있고 그 옆에 임시로 나무계단을 설치해 놓았다.

지난 수해로 지리의 곳곳이 망가진 안타까운 모습인데 국공에서 정비를 하느라 애를 쓰고 있는 흔적이 역력하다.

잠시 후 백담계곡처럼 넓게 잔돌이 너덜을 이루는 곳에서는 산님들의 소원이 담긴 작은 돌탑들이 즐비하고 법천교(?)

인지 큰 다리를 건너 5분여 오르자 유암폭포가 나타난다.(06:43)

 

지지난 겨울인가 한겨울에 오를 때는 눈에 덮여 꽁꽁 얼어있던 폭포가 가느다란 줄기로 물을 쏟으며 나름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의외로 긴 거리를 1시간 반이 안 되어 도착 후 잠시 휴식을 취하고 폭포위로 올라 잠시 계곡을 따르다

오른쪽 통신골로 스며든다.

 

<하늘바위>님이 야영 및 비탐등로 특별단속 예고되어 있으니 신속히 진입하자며 속보로 이동하여 헥헥 숨을 깔딱이며

뒤를 따른다. 주등로에서 어느 정도 멀어지자 배낭을 내려놓고 제대로 숨을 몰아쉰다.

초입부터 큰 바위들이 가로막고 경사 또한 제법이니 이 길을 겨울에 오른 사람들이 존경스럽다. ㅎ

 

좁은 협곡에 바위 색이나 모양들이 그동안 만나던 지리의 계곡과는 사못 다른 정경이라 흥미롭게 바라보고 사진에

담고 있으니 <하늘바위>님이 “설악 닮은 지리”, “지리 속의 설악”, “지리의 또 다른 지리” 하며 천왕골 찬양에 침이

마르지 않는다. 색다른 지리의 계곡을 맞이하며 흥분하고 좋아하는 나를 보니 뿌듯함이 더해 졌으리라... ㅎ

 

그렇게 색다른 지리의 계곡 품에서 거친 호흡을 몰아쉬며 천왕 상봉을 향한다.

작은 폭포 아래서 잠쉬 숨을 돌리려니 <하늘바위>님이 숲으로 스며들었다 나오니 손에는 “병풍대”가 들려 있다.

그 틈에 눈에 띄어 점심 삼겹을 싸 먹어야 한다며 “내눈엔 왜 자꾸 보이는지....” ㅎ

 

어느 정도 올라서며 계곡이 둘로 갈리는데 왼쪽으로 가면 제석봉으로 또는 통천문 아래로 연결된다하고, 오른쪽으로

가면 남릉을 거쳐서 천왕 상봉이라 하며 자세하게도 설명을 해 준다.    곰을 잡아가며 계곡이 끝날 즈음 거대한 바위

벽이 앞을 가로 막고 아래로는 기다란 로프가 매여 있다.

 

누군가 위험하니 잡고 오르라고 친절하게 매어 놓은 로프로 길안내 역할까지 해 준다.

로프를 잡고 올라 바위벽의 우측 숲으로 스며들며 남릉에 올라서나 곧장 암릉을 따라 오르면 상봉이지만 주위 사람들

눈도 많고 하니 천왕샘으로 내려가 정규 등로를 따라 오르기로한다.

 

09:07 상봉에 오르니 역시나 많은 산님들로 정상석과 사진 찍기가 힘드나 주위 다른 산님들과 함께 주인공이 되어

모처럼의 인증샷을 날린다. 옆 봉우리에서 맥주와 막걸리로 정상 등정 자축을 하고 있으니 <하늘바위>님이 모처럼

시간이 널널하니 천왕굴이나 찾아보자 한다.

 

드디어 길을 찾았는지 서둘러 마시고 흔적을 따라 가는데 주위 널린 것이 모두 곰이란다.

골짜기를 내려가면서 오른쪽은 <하늘바위>님께 왼쪽은 <히말라야>거란다.

<하늘바위>님도 “천왕굴”은 처음이라는데 길을 찾는 능력이 남다르다.

 

천왕굴에 당도하니 그동안 마주하던 지리의 다른 굴과 달리 하얀색 페인트로 십자가니 성경 구절이 잔뜩 벽에 씌여

있다. 그냥 조용히 와서 기도만 하고 가면 될 것을 굳이 그렇게 벽에 열심히 그려 놓아야 기도가 되는 것인지...

다시 상봉으로 올라와 등로를 따라 천왕샘을 지나며 남릉에 거꾸로 자라는 나무(?)가 있으니 보고가자며 길을 연다.

 

찾아 가보니 고사목인데 신기하게도 나무의 맨 윗부분이 꼭 뿌리 부분 같이 자라있다.

되돌아 나오는 것은 자존심이 허락을 아니했는지 아래로 남릉을 조금 타고 넘으며 정규 등로를 찾으려니 잡목 숲을

잠시 헤치며 길게 우회를 하게 된다.

 

정규 등로 바로 옆임에도 처음 보는 사자바위에서 잠시 쉰 후 하산하며 광덕사골 초입을 찾았으나 법계사 전망 바위에

도착해서 “광덕사골” 초입을 지났음을 알게 된다.       아마도 <하늘바위>님이 내가 아직 체력이 남아 있으니 조금 더

지리임을 일깨우기 위해서는 아닌지... ㅎ

 

다시 사자암을 지나 계단이 끝나는 지점의 광덕사골 초입을 찾아 또다른 미지의 계곡 탐험을 시작한다.

먼저 나타나는 계곡은 천왕샘에서 연결되는 계곡이니 “천왕샘골” 이라 명명하고(?) 시장기로 점심을 하기로 한다.

먼저 삼겹을 구워 잡아 온 곰으로 싸 먹으니 그 향의 진함이 기가 막히게 환상적이다.

 

안주가 좋으니 <하늘바위>님이 담궈 가져온 “마가목주”가 순식간에 꼴까닥..

게다가 막걸리를 섞어 마시니 취기가...

이후 참치가 빠진 새싹 비빔밥을 역시 곰에 싸 먹으니 그 맛 또한 일품이어라.

 

점심과 반주 후 출발하여 굴 속이 매우 지저분한 법주굴(일명 이성계굴)을 들렀다가 광덕사지에 당도한다.

너른 바위에 잠시 누웠다 30여분 오수를 즐기니 취기가 많이 사라져 다행이다.

이렇게 볼거리를 많이 제공하는 광덕사골은 워낙 습하고 음침하여 모기와 날벌레가 제법 많이 서식을 하고 있다.

 

계곡 옆으로 닦여져 있는 등로를 따라 발걸음을 재촉하니 주들로를 만나고 조금 더 내려오니 중봉골(마야계곡)과

합수부에 이른다. 조금 더 하산하니 순두류에 이르고 법계사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2,000원)를 기다려 주차장에

도착하니 15:40분으로 오늘 산행의 소요시간은 점심, 휴식, 오수 포함 10시간 30분이 소요되며 마무리된다.

 

원지에서는 7시 20분, 산청과 거창에서 6시 30분 버스가 있다하여 <하늘바위>님이 거처하는 거창으로 달려가

추어탕 한그릇씩 이른 저녁을 먹은 후 귀경... ㅎ

 

법천폭포

 

 

 

 

 

 

▲ 유암폭포

 

 

 

 

▲ 통신골 초입

 

 

 

 

 

 

 

 

 

 

 

 

 

 

 

 

 

 

▲ 곰을 찾아서...

 

 

 

 

 

 

▲ 앵초 군락지

 

▲ 남릉...

 

 

 

 

 

 

▲ 남릉에서...

 

 

▲ 모처럼 정상석과...

 

 

 

▲ 천왕굴...

 

 

 

▲ 얼굴바위

 

 

▲ 개선문(개천문)

 

▲ 거꾸로 자라는 나무?

 

 

▲ 사자바위

 

▲ 천왕샘골...

 

 

▲ 법주굴(일명 이성계굴)

 

 

 

 

▲ 광덕사지

 

 

 

 

▲ 딸이 좋아하는 지리산물을 받고 있는<하늘바위>님

 

▲ 순두류에서 중산리 주차장간 운행하는 셔틀버스 시간표

 

▲ 거창에서 추어탕 한그릇

 

27396

 

'지리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린내골과 우수청골2(120902)  (0) 2012.09.04
비린내골과 우수청골1(120902)  (0) 2012.09.04
지리산 영신대 박산행(120505-06)  (0) 2012.05.07
큰새골과 작은새골  (0) 2012.05.02
지리산 작은새골(120429)  (0) 2012.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