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해외산행

Mt. 키나발루(3)

히말라야2 2012. 2. 17. 10:07

                               말레이시아   Mt. 키나발루

 

일      시 : 2012. 2. 8. ~ 12.(4박 5일)

산 행  지 : 말레이시아 키나발루(4,095.2m 말레이시아 사바주 보루네오섬 소재)

동 행  자 : 고산회(고려대학교의료원산우회) 박창현 회장 등 23명과 히말라야

등반코스 : 메실라우 게이트 - 라반라타 산장 - 키나발루 정상(로우 피크) - 라반라타 - 팀폰 게이트(왕복 19.2Km)

 

3. 죽은자들의 안식처 키나발루

 

라반라타 산장(02:40) - (1.2km) - 사야사야 Check Point (04:12) - (1.6km) - 키나발루정상 LOW봉(05:40~06:25)

 - (1.6km) - 사얏사얏 Check Point (07:35) - (1.2km) - 라반라타 산장(08:30)

 총 거리 5.6Km  02:40~08:30 (정상 왕복, 후미기준, 휴식시간 포함)

 

 

2/10

새벽 1시 10분~

 

살며시 일어나 밖으로 나가보니 달무리와 함께하는 달과 옆으로 몇 개의 별이 보이고 남쪽(?) 방향으로는 구름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날씨에 관한 속담 중에 “달무리가 생기면 날씨가 나빠진다?”는 말이 있는데 제발 정상을 등정하고 산장

으로 돌아 올 때 까지 만이라도 참아주기를 애태우며 기도한다.

 

복도에서 1시 30분이 되면 기상을 시키려 기다리고 있으니 모두들 일어나 기척을 보이기 시작하여 잠은 잘 잤는지 물어

보니 하나같이 숙면을 취한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비도 그치고 날씨가 좋으니 예정대로 3시에 출발한다고 전달하고

레스토랑으로 내려가니 식사는 2시부터 배식을 한단다.

 

컵라면을 먹고 동계산행 복장으로 출발 준비를 하고 있으니 조금은 더운 듯 걷기에 불편하다는 생각에 고어자켓을

벗어 배낭에 넣고 산장에서 대기하기로 한 두 분을 제외한 일행들이 출발선상에 나오기를 기다린다. 이마에 불 밝히고

준비가 완료된 일행들을 확인한 후 현지 산악 가이드 김영준을 앞세우고 하나, 둘, 셋.... 스물하나 그리고 스물둘.

 

새벽 2시 40분 22명의 대원들이 일렬로 줄지어 늘어서 나를 마지막으로 정상 등정을 시도한다.

조금 전에 주위를 환하게 밝히던 하늘의 달님은 어디로 갔는지 달무리와 함께 사라져 버리고 시커먼 구름만이 덮고

있으나 비를 뿌리지는 않고 있어 산장을 나서는 발걸음을 뗄 수 있음을 다행이라 생각하며 정상을 향한다.

 

잠시 걸어 정상 방향으로 있는 마지막 산장을 지나 나무계단으로 진입하여 조금 걷고 있으니 두 사람의 대원이 고소

등 컨디션 저하로 산행이 힘들겠다며 산장으로 되돌아가겠단다.  사실 전날 산행 때부터 힘들어 했었던 것을 새벽에

정상등정을 시도 해 보고 도저히 안 될 것 같으면 철수를 하자고 얘기를 나눴었기에 이제 더 고집을 피우며 정상을

향하자는 말을 할 수가 없다.

 

40도가 넘을 것 같은 급경사 계단에서 난간을 붙잡고 랜턴 불빛에 의지하며 조심스레 오르자니 걷는 시간보다 서서

기다리는 시간이 더 길다. 키나발루 등반 패턴은 라반라타 산장에서 1박을 하며 고소 적응을 거친 뒤 태평양에서 솟아

오르는 일출을 정상에서 맞기 위해 새벽에 출발하다보니 숙소에서 동시에 몰려나온 산님들이 앞뒤로 한없이 이어진다.

 

그렇게 걷다 쉬다를 반복하고 있음에도 힘이 드는지 왜 이렇게 속도가 빠르냐?, 땀이 많이 나니 복장을 정비하고 가자

는 등 쉬었다 가기를 바라나 선두 가이드 김영준이 쉴만한 장소까지 가서 쉴 생각에 계속 진행하니 불만도 터져 나온다.

약 1시간이 조금 못 걸려 앞을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암벽 지대에 도착한다.

 

오른쪽으로는 20~30m 절벽이고 왼쪽으로는 거대한 바위덩어리 벽으로 두꺼운 로프를 잡고 조심해서 올려야 하는

구간이다.       릿지화를 신고 있으면 그렇게 미끄러운 곳은 아니지만 방심하거나 주의를 기울이지 않다 잘못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키나발루 등반 루트 중 가장 위험한 지역이다.

 

중간에 끼어 있던 외국인 여자가 울면서 매달려 있어 조금 지체되긴 하였으나 별 이상 없이 통과하니 이후로는 약간

평탄한 바위길이 나타나자 숨을 몰아쉬며 쉬엄쉬엄 정상을 향한다.   잠시 후 수목한계선에 설치되어 있는 사야사야

체크포인트(3,668m)가 나타난다.(04:12)

 

통제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출입카드의 번호와 등반 신고 명단을 대조하며 체크하고 통과를 시킨다. 사야사야 대피소

는 강풍이나 악천후 때 대피할 수 있는 무인대피소로 우리도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후로는 완만한 경사로 형성된 암반

지대로 등로를 표시하기 위해 바위 위에 깔아놓은 하얀 로프를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오르는 길 왼쪽으로 South Peak(3,738m)가 어둠속에서 뾰족하게 솟아있다.   주변으로 각각 특징을 가지고 있는 몇

개의 봉우리가 있을텐데 간간히 약한 비를 뿌리는 구름 속이라 오직 정상만을 향하는데 집중한다.  05:16 팀폰게이트에

서 8Km 지점을 통과하니 이제 정상이 코앞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마지막 정상 등정을 앞두고 후미그룹 앞으로 올라서서 좌우로 흩어지는 일행들을 추스른다. 아직 어둠이 채 물러나지

못한 새벽 6시가 조금 못되어 정상 언저리에 도착해 따뜻한 물 한 잔 마시고 사과와 간식꺼리를 꺼내 놓으나 별로 생각

들이 없는 것 같다.

 

다행히 바람이 잔잔하여 다른 팀 일행들이 사진을 찍는 동안 여유를 갖고 기다릴 수 있었고, 따뜻한 물과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있으니 일행들이 정상 푯말을 점령(?)한다. 먼저 단체 인증샷을 찍고 개인별 기념사진을 찍고 06:25 경 하산을 시작한다.  비록 일출은 보지 못했으나 서서히 동이 터 오르면서 주위 풍경을 보여주기 시작하니 일행들로부터 탄성이

터지기 시작한다.

 

하산 길 약간 뒤쪽으로 알렉산드라 봉(4,003m), 그리고 오른쪽으로는 일명 고릴라봉이라고 불리는 성요한 봉(4,091m),

하산 길 왼쪽으로 어글리시스터봉(4,032m), 당나귀 귀봉(4,054m), 조금 멀리 킹 에드워드봉이 조망된다.     널따랗고

완만한 암반을 따라 하산하는 길이라 모두들 즐겁게 사진을 찍어가며 늘어지니 오늘 중으로 하산을 하지 못할 것 같다.

 

잠시 후에는 당나귀 귀봉 옆 구름 속으로 해가 솟았는지 옆으로 늘어선 구름 띠를 아름답게 채색 한다.

한참 아래 펼쳐진 운해를 감상하고 주변 풍경을 사진에 담아가며 오른쪽 뾰족이 솟아있는 남봉의 유혹을 뿌리치고

사야사야 체크 포인트에 도착한다.(07:35)

 

오를 때는 어두워서 아무 생각이나 느낌이 없이 올랐을 절벽 지대에서 로프를 잡고 조심하며 내려서니 이후 산길은

숲속으로 이어지고 아무 조망이 없다.     계속되는 계단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하산하여 08:30경 새벽에

문을 나섰던 라반라타 산장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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