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Mt. 키나발루
일 시 : 2012. 2. 8. ~ 12.(4박 5일)
산 행 지 : 말레이시아 키나발루(4,095.2m 말레이시아 사바주 보루네오섬 소재)
동 행 자 : 고산회(고려대학교의료원산우회) 박창현 회장 등 23명과 히말라야
등반코스 : 메실라우 게이트 - 라반라타 산장 - 키나발루 정상(로우 피크) - 라반라타 - 팀폰 게이트(왕복 19.2Km)
2. 라반라타 산장으로
○산행코스
메실라우 게이트(08:20) - (1.0km) - 쉬마 쉼터 (09:00) - (0.7km) - 밤부쉼터(09:28) - (1.1km) - 네펜데스쉼터(09:58)
- (0.7km) - 티칼로드 쉼터(10:39) - (1.2km) - 롬뽀유 쉼터(12:00~12:45 중식) - (0.8km) - 마그놀리아쉼터(13:30) -
(0.5km) - 삼거리갈림길(14:13) - (0.9km) - 빌로사쉼터(15:07) - (0.4km) - 파카쉼터(16:00) - (0.5km) - 와라스산장
(16:49) - (0.1km) - 라반라타산장(17:00)
총 7.9Km 08:20~17:00 (후미기준 식사 및 휴식시간 포함)
2/9
06:00에 기상하여 호텔에 두고 갈 짐과 산행에 필요한 짐을 구분하여 정리하고 07:20 메인 건물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이동하여 뷔페식의 조식을 먹은 후 점심용 도시락을 하나씩 지급 받아 배낭에 넣는 등 산행을 준비한다.
대원 6명 당 1명씩 반드시 고용 하도록 되어 있는 말레이시안 현지 가이드(포터 역할을 병행함) 4명과 인사를 나누고
메실라우 게이트 입구에 있는 지도를 보며 메인 가이드인 김00으로부터 오늘의 이동 코스에 대하여 설명을 들은 후
계단을 올라 메실라우 게이트를 통과(08:20)하며 첫날의 산행 목적지인 라반라타 산장을 향한 첫발을 내 딛는다.
첫날의 운행 구간은 8Km의 거리로 비상대피소 6곳을 지나 팀폰게이트 코스와 만나는 삼거리까지가 6Km이며,
이후 두 개의 대피소를 더 거치며 2Km를 더 이동하면 목적지인 라반라타 산장이다. 전날 오후 늦게까지 비가 오면서
질척거리는 흙길과 나무계단을 번갈아 가며 오르니 양 옆으로는 열대우림 지대가 펼쳐지고 비로소 보루네오섬의 깊은
숲속에 있음이 실감난다.
잠시 후 초반부터 처지는 대원이 있어 짐을 조금 덜어 내 배낭에 넣고 중간쯤에서 오르니 산행을 시작한지 40분만인
09:00에 시야가 트이는 쉬마 쉼터(PONDOK SCHIMA)가 나타난다. 쉼터는 대부분 육각 기둥위에 스레트를 얹은 지붕
구조로 비만 겨우 피할 수 있게 지었으며, 기둥과 기둥사이에 몇 명씩 앉아서 쉴 수 있는 간이의자가 설치되어 있다.
주변 가까운 곳에는 1인용 수세식 화장실과 물을 먹을 수 있는 수도꼭지가 설치되어 있어 운행 중 스콜을 피하거나
식수를 보충하고 중간 중간 쉬어갈수 있도록 약 500미터 내외의 간격으로 설치가 되어 있다. 쉬마 쉼터는 위 아래로
조망이 트이는 곳에 설치된 쉼터로 산 아래로는 운해가 깔려 장관을 이루고, 뒤편 산 능선으로는 이름 모를 거대한
폭포에서 물줄기를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평지와 완경사를 따라 잠시 진행하자 가까운 거리에 두 번째 쉼터인
밤부 쉼터(PONDOK BAMBU)가 나타나(09:28) 간식을 먹으며 또 다시 휴식을 취한다. 이곳에서 부터는 한참 동안을
내려서는 길이다.
메실라우 게이트 코스는 팀폰게이트 코스에 비하여 거리는 2Km 정도 길지만 산허리를 끼고 돌기에 풍광이 좋고 훨씬
자연스러운 산길로 원시림을 감상하기에도 좋다는 코스인데 오늘은 잔득 찌푸리고 계속되는 구름과 비로 조망은 완전
꽝이다. 밤부 쉼터부터 다음에 나타나는 세 번째 쉼터까지는 내리막 길이다.
계속되는 산길에는 이끼가 잔득 낀 거목에 열대 난 같은 식물들이 분재처럼 뿌리를 내리며 자라고 있다.
이후 작은 폭포와 작은 다리를 지나며 걸으니 세 번째 쉼터인 네펜트스 쉼터(PONDOK NEPENTHES, 09:58, 2.5Km
지점)에 도착하여 휴식 후 곧바로 나타나는 짧은 출렁다리(Jambatan Gantung)를 건너고 조금 더 진행하니 네번째
쉼터인 티카로드 쉼터(PONDOK TIKALOD, 10:39)가 나타난다.
계속되는 비를 맞으며 급경사가 한참동안 이어지는 산길은 그동안 내려온 길을 보상해야 하는 오르막길이다
11:56 급경사 깔딱 길을 올라서서 잠시 후 점심식사를 하기로 예정되어 있는 롬뽀유 쉼터(PONDOK LOMPOYOU)에
도착한다.(12:00) 도착하는대로 도시락을 지급하여 점심식사를 하는데 풋고추와 고추장, 장조림, 볶음김치, 우엉조림,
파김치 등으로 구성된 한식 도시락은 산행에 있어 힘을 돋을 수 있도록 정성껏 준비가 되어 있었다. 맛나게 식사를
끝내고 잠시 휴식 후 12:45 출발하니 이어서 나타나는 풍경은 이국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완경사를 올라 마그놀리아
쉼터(PONDOK MAGNOLIA)를 통과(13:30)하고 5분 정도 이어진 내리막길에서 식충식물인 네펜데스 군락지를 만나고
뒤에 오는 대원들에게 네펜테스를 알려주기 위해 기다리고 있으니 뒤 따라오는 후미 그룹이 많이 늦어진다. 한참을
기다리며 두 팀을 보내고 마지막에 도착하는 한 팀과 함께 후미에서 걷기 시작한다. 얼마가지 않아 삼거리(14:13)가
나타나니 왼쪽으로는 팀폰게이트로 향하는 길로 바로 아래 라양라양 산장이 있으며 팀폰게이트에서 4Km 지점이며,
우리가 올라온 메실라우 게이트로부터는 6Km가 되는 지점이다.
보다 넓어진 등로를 따라 힘들게 걷는 후미와 함께 쉬엄쉬엄 오르니 빌로사 쉼터(PONDOK VILLOSA, 15:07)에 도착
하니 구름사이로 사우스픽에서 흘러내리는 능선이 조망된다. 한참을 쉬며 빗줄기가 잦아들기를 기다리다 우산을
받치고 걷다보면 어느새 후미가 저만치 멀어지기 시작한다.
후미를 기다리느라 뒤를 돌아보면 색다른 열대 수목들로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지니 또 다시 카메라를 꺼내어 몇 장
건진다. 15:37 출발지점으로부터 7Km 떨어진 해발 3,001m 지점을 통과한다. 후미에서 따라오며 힘이 많이 들었는지
“얼마나 남았는지? 경사는 어떻게 되는지?” 등 방금 전에 했던 질문을 하고 또 한다.
“거의 다 왔으니 조금만 힘내시라, 이제 평지길이다”라는 말로 격려를 하는 수밖에 다른 말을 할 수가 없다.
잠시 후 16:00 오늘의 목적지인 라반라타 산장 가는 동안의 마지막 쉼터인 파카 쉼터(PONDOK PAKA)에 도착한다.
이제 정말로 한 시간 정도만 고생하면 도착하니 힘을 내시라 격려하고 그칠 줄 모르는 빗속을 뚫으며 걷고 또 걷는다.
무겁게 한걸음 한걸음을 옮기는 모습을 보니 안쓰럽기는 하나 달리 어찌할 방도는 없다. 하지만 이제 목적지에 다 와
간다는 생각에서인지 그래도 힘을 내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역하니 돌아보며 몰래 사진 한 장 찍어가며 바라보다 다시
돌아서서 몇 미터 앞으로 걷는다. 드디어 16:49 라반라타 산장의 맨 아래 숙소동인 WARAS HUT에 도착한다.
잠시 쉬며 문을 열고 내부를 구경하니 침대가 있는 룸은 잠겨있고 한쪽에 주방으로 꾸며진 곳을 살피니 싱크대와 세제,
전기포트가 간결하게 놓여있다. 날이 좋았다면 이쯤에서 라반라타산장 뒤로 거대한 암벽과 당나귀봉의 쫑긋한 두 귀가
보일텐데 아직도 하늘에는 구름 잔뜩에 계속 비를 내리고 있다.
2분 거리의 라반라타 산장에 도착하니 17:00로 메실라우 게이트를 출발한지 무려 8시간 40분이 걸려 도착한 것이다.
라반라타산장은(해발 3,272.7m) Waras hut, Panar laban hut, Burlington hut, Gunting lagsdan hut, Laban rata resthouse의 5개 숙소동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우리가 묵은 LABAN RATA RESTHOUSE가 가장 시설이 좋다.
LABAN RATA RESTHOUSE은 철골구조로 된 3층 건물로서 2층에는 숙소와 식당이, 3층에는 숙소와 샤워실 화장실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안으로 들어서니 가이드 김00이 먼저 선두와 함께 도착하여 식사를 하고 있었고 방은 8인실,
6인실, 4인실 2, 그리고 또 하나의 4인실에 외지인 2명과 함께 쓸 수 있도록 배정 받아 놓고 있다.
각자의 방을 배정 한 후 식사를 하니 리조트에서 먹은 아침 식사보다 더 낳은 것 같다. 이제 그만 비가 그쳐야 할 텐데
아직도 우기철 처럼 빗줄기가 가늘어질 줄을 모르고 있다. 아니 오히려 더욱 세차게 퍼 붓고 있다.
날씨만 좋았다면 이곳에서 정말로 아름다운 선셋을 맞이할 수 있을텐데 하늘이 조금은 야속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쉽게도 세계 3대 일몰 광경 중 하나라는 라반라타 산장에서의 일몰은 희망사항이 되고 만 것이다. 예상과 달리 하루
종일 비가 내리고 있으니 일몰은커녕 이제는 다음날 산행도 은근히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어지간한 비 정도에는 정상
으로 향하는 길을 열어준다고는 하지만 오늘 저녁처럼 이렇게 세차게 퍼 부으면 입산을 통제 할 것이라는데...
가이드 김영준에게 만약 새벽에 비가 거세어 입산이 통제된다면 아침 7시까지는 출발 대기를 하다 입산 허용과 동시에
정상을 향하고 그 시간 까지도 통제 상태라면 하산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하고 한잔 준비를 한다. 6인실 방에서 수면용
으로 한잔 하려니 모두들 술을 마시면 고소 때문에 정상에 못 갈 수 있다는 말에 아무도 술을 가지고 온 대원이 없다.
내가 가지고 온 팩소주 3개가 전부 인지라 매점으로 가서 캔맥주를 사려니 1캔에 US11$을 달라고 한다. 메뉴판을 보니
한 캔에 25.6 링깃으로 되어 있는데 어떻게 환율을 계산한 것이냐 하니 1불이 몇 링깃이라는 말은 없이 11불이 맞단다.
그동안 내가 마신 맥주 중 가장 비싼 값으로 10캔을 사서 방에 돌아와 팩소주 3개를 섞어 8명이 나눠 마시며 이야기꽃을
피우다 저녁 8시가 조금 못되어 소증을 하며 잠자리에 든다. 평소 새벽 1시는 되야 잠을 자던 습관 때문인지 고소 때문
인지 잠이 오지를 않는다. 2G 핸드폰으로 알람을 맞추려니 밧데리가 다 되어 있어 새 밧데리로 교체하고 새벽 1시반에
기상 시간을 맞춰놓는다. 눈만 감은 채 비몽사몽 누워있다 조용히 귀 기울이니 빗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살며시 일어나 밖으로 나와 보니 비는 그쳐 있으나 아직도 하늘은 흐려있고 달이나 별이 보이지를 않지만 잠시 후 새벽
이면 구름이 물러날 것을 기대하며 다시 자리에 눕는다.
▲ 산행코스
▲ 가이드 김영준이 현지인 가이드를 소개하고 있다.
▲ 메실라우 게이트 입구의 산행안내도
▲ 메실라우 게이트를 통과하며...
▼ 제1쉼터인 쉬마 쉼터에서...
▲ 제2쉼터인 밤부 쉼터... 여기서 부터 하행길이 이어진다.
▲ 제3쉼터 네펜데스 - 쉼터가 나올때마다 쉬어 갑니다.
▲ 출렁다리
▲ 제2 쉼터 티깔로드
▲ 급 깔딱 된비알을 올라섭니다...
▲ 한식도시락(롬뽀유 쉼터에서의 식사)
▲ 식충식물인 네펜데스
▲ 삼거리 이정표(메실라우 6Km, 팀폰 4Km)
▲ 生과 死... 산 나무와 죽은 나무 ㅎ
▲ 와라스 산장(5개 숙소동 중 하나)
▲ 라반라타 산장
▲ 숙소에서 한 잔(이세상에서 가장 비싼 맥주로 폭탄 제조)
'기타해외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트남 판시판 산행기 1 (0) | 2012.06.04 |
---|---|
베트남 판시판 산행기2 (0) | 2012.06.01 |
Mt. 키나발루(4) (0) | 2012.02.17 |
Mt. 키나발루(3) (0) | 2012.02.17 |
Mt. 키나발루(1) (0) | 2012.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