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110710)
산 행 지 : 설악산(음지골과 흑선동계곡) - 강원도 인제군
산행일시 : 2011. 7. 10.(당일 산행)
날 씨 : 흐리고 후텁지근하며 땀 많이 흘리고 오후에 비 조금
산행코스 : 구만동 - 음지골 - 합수점 - 지능선 - 주능선 - 1241봉 - 1,369봉 - 대승령 - 흑선동계곡 - 백담사
함께한이 : 학산, 로부제 그리고 히말라야
지리가 마음에 있으나 장마철임을 감안하여 5일 전부터 일기예보를 체크한다. 주말에 장마전선이 남하하여 지리에는
많은 비가 예보되고 있어 대안으로 설악 쪽을 살피니 산행은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지리산은 폭우로 ‘등반 불가’였으며, 설악은 몹시 무더웠으나 우려했던 비는 후반부에 잠깐만 내렸을 뿐이다.
설악으로 마음을 정한 목요일 오후 몇 명에게 번개를 치고 코스를 결정하려 설악산 지도를 펼쳐놓고 당일에 가능한
내설악을 뚫어지게 쳐다보다 음지골로 올라 대승령 거쳐 흑선동계곡으로 내려와 백담사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용대리
로 철수하는 코스를 그려놓고 자료를 검색한 다음 일요일 아침 7시에 출발하기로 한다.
타 블로거들이 순 산행시간으로 7시간 내외를 기록해 놓고 있어 식사시간과 휴식을 포함하여 넉넉하게 9시간을 생각
하고 출발. 로부제의 애마를 이용하여 원통에서 우거지국으로 아침을 든든히 먹고 용대리 못미처 구만교를 건너 구만동
으로 진입 구만2교 옆에 주차를 하고 산행 준비를 마친 후,
09:22 백담 오토캠핑장 옆으로 나 있는 길에서 시멘트 수로를 따라 계곡을 가로질러 오토캠핑장 쪽으로 들어갔다 다시
캠핑장 끝에서 숲으로 접어드는 초입에서 역시 수로를 따라 가로지른다.(처음 초입에서 풀숲을 헤치며 와도 되겠다.)
약2분 정도 후에 ‘출입금지’ 표지판이 나타나나 이미 마음은 설악의 속살에 있으니 어찌하랴∼∼
산길은 약 5분 후에 계곡을 건너도록 길이 나 있어 불어난 계곡물에 빠지지 않으려 위 아래를 살피다 조심스럽게 스틱
을 집으며 건너다 움직이는 바위를 밟으면서 왼발이 물에 빠지고 만다.
조금 오르다 다시 계곡의 왼쪽으로 되돌아 건너온 후부터는 줄곧 사면으로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음지골은 그 동안 내린 비로 수량이 더해져 굉음을 토해내며 흐르고 있고 간간히 나타나는 작은
폭포들은 발길을 멈추게 한다. 어떤 블님의 산행기에서 초입부에 “계곡에 물이 없어 크게 실망하며 오르다보니...”
라는 글이 생각난다. 사실 날씨에 따라 계곡치기를 염두에 뒀었는데 시작부터 계곡치기는 엄두도 낼 상황이 아니다.
낙엽 수북한 산길을 걷기도하다, 계곡 옆으로 난 돌 길을 걷고 왼쪽 사면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건너기도하고,
아름답다기 보다는 우렁차서 남성미가 넘쳐나는 계곡의 물줄기를 바라보며 설악의 속살에서 걷고 또 걷는다.
산행 시작 약 1시간만인 10:34에 좌우 계곡이 합수하는 지점에 도착하여 휴식을 취하며 물을 챙긴다.
음지좌골과 음지우골로 갈라지는 지점인바 음지골 산행의 분기점이 되는 곳으로 옛날 산지에서 소개될 때는 우측의
계곡을 따르도록 소개되어 있으나 최근 산행한 산님들의 기록에는 두 계곡 사이의 지능선을 주로 이용하는 것 같다.
우리 역시 우골은 많은 수량으로 계곡치기가 힘들 것 같아 사이 지능선 길을 택해 오른다.
뚜렷하게 나 있는 산길을 잠시 따르다보니 능선에서 멀어지기도 하며 음지좌골 방향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 되돌아
와 살피니 능선을 곧장 치고 오르는 길이 나타난다. 까마득하게 올려다 보이는 능선은 양쪽으로 절벽을 만들고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급경사의 오르막길이다.
20분 정도를 숨을 깔딱이며 오르자 경사가 한풀 꺾이기에 한 숨 돌리며 나갈 방향을 바라보나 앞으로도 한참을 올라야
할 것 같다. 잠시 편안한 길에는 울창하고 쭉쭉 뻗은 나무들과 멋진 장송들이 늘어서 있으나 후텁지근한 날씨 탓에
흐르는 땀을 주체를 못하는 상태에서 주위 경관을 제대로 둘러볼 생각도 못한다.
산길은 다시 올려치고 땀은 비 오듯 쏟아지고 숨은 턱에 차오르며 주능선을 목표로 걷고 또 걷다보니 등로는 사면으로
휘어지며 들어간다. 워낙 등로가 뚜렷하니 계속 따라도 별 문제는 없어 보이나 지능선의 날등으로 이어진 길도 있을
것 같아 되돌아와 살피니 희미하게 길이 이어진다.
잡목을 뚫으며 끝에 다다르니 1,097.1 고지에서 1,241고지로 이어지는 주능선 상으로 시계는 12:47에 이른다.
출발지에서 3시간 25분이나 걸렸으며 좌우 합수점에서 2시간 13분이나 소요된 것이다.
어떤 산님은 2시간 40분만에 올랐던데 우리는 그만큼 휴식이 많았나보다.
서둘러 안산 분기점에서 점심 식사를 생각하고 잡목이 무성한 능선 길을 재촉하니 곧바로 우측에 뚜렷한 길이 나타나는
바 아마도 조금 전의 사면으로 이어지는 길일 것이며 음지골 산행의 주등로로 이용되는 길인 것 같다. 잔뜩 낀 구름으로
아무것도 보이지는 않지만 맑다면 전망이 좋을 것 같은 바위에 올라서니 아마도 1,241고지로 생각된다.(12:57)
막걸리 두통과 과일을 먹으며 긴 휴식을 취하고 안산 갈림길에서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능선을 이어 걷는다.
뒤에서 “배고프니 밥 먹고 가자”는 소리를 무시하고 1,369고지에 올라(13:55) 구름이 넘어가는 주능선을 잠시 바라보고
오른쪽으로 돌아 나 있는 길을 따라 내려서다 점심상을 펼친다.
몇 가지 반찬과 불고기로 거한 점심을 먹고 약 20여분을 진행하니 탕수동 계곡으로 빠지는 삼거리가 나타난다.(15:19)
(사실, 주능선에서 무엇에 홀렸는지 능선 길에는 최고봉이 1,241봉뿐이라 생각하고 1,369봉은 전혀 생각지도 않았으며,
단지 주능선만 고집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거리나 시간을 전혀 가늠하지 않고 지도를 보지 않는 등 작은 실수를 했다.
특히, 주능선에서 처음 만난 봉우리가 1,241봉이었음에도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왔던 것이다.)
안산 방향으로 출입금지 금줄이 쳐져있는 삼거리에서 왼쪽 대승령 방향으로 접어드니 잔뜩 찌푸리고 있던 하늘에서
빗방울을 뿌리기 시작한다. 배낭 커바를 씌우고 고어자켓을 꺼내 입고 대승령에 도착한다.(15:52) 이제부터는 내리막
길이니 신발 끈을 동여매고 가늘게 내리는 빗속에 출입금지 표지판을 옆으로 돌아 흑선동 계곡 속을 향한다.(15:57)
거친 지능선 길을 따라 한참을 내려서고 오른쪽 사면을 통해 내려서니 계곡의 물소리가 우렁차다. 이어서 좌우에서
합수되는 물줄기가 나타나 맥주 한잔하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16:35) 이후 산길은 흑선동 계곡 좌우를 건너다니며
이어지는데 불어난 수량으로 위아래를 잘 살피며 조심해서 건너야만 한다.
맑은 날에 시간이 넉넉하게 주어진다면 흑선동 계곡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련만 어둠이 깔리기 전에 하산을 해야 하고
또한 얼마나 많은 비가 내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마냥 흑선동의 속살에만 취해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간간히 나타나는 아름다운 물줄기를 사진에 담아가며, 그리고 또 사라진 길을 찾아가며 계곡을 따라 하산을
거듭하니 드디어 수렴동 계곡과 합류한다.(18:41)
끝났다는 생각에 신발을 신은채로 세차게 흐르는 수렴동 계곡을 건너 주등로에 올라선다.
18:00에 막차가 떠난 백담사 주차장에 도착하니(18:57) 썰렁하기 그지없다.
난생처음 타보는 차를 이용하여 원점회귀하고 새벽에 가출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음 주는 지리로???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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