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제주도 1,950m)
산행일시 : 2009. 12. 19. ~ 21.(2박 3일)
산행계획 : (20일) 어리목 - 윗세오름 - 돈내코, (21일) 성판악 - 정상 - 관음사 - 계획에 불과 하였음.
함께한이 : 히말라야 홀로
교통편 : 이스타 항공
한라산은 백두산, 금강산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영산으로 꼽힌다.
"한라"라는 이름은 하늘의 은하수를 잡아당길 만큼 높다 해서 붙여진 것이다.
한라산은 해발 1,950m로 남한 최고봉이면서도 사람들을 가까이하여 친숙함을 느끼게 하는 산이다.
사계절이 뚜렷한 변화를 보이는 가운데
하루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를 보이기도 하는 신비롭고 갖가지 레저를 즐길 수 있는
최상의 조건을 갖고 있으면서도 아직 순수한 자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명산이 바로 한라산이다.
산마루에는 백록담이 있으며 고산식물의 보고로서 식물의 종류도 무려 1,800여종이나 되어
울창한 자연림과 더불어 광대한 초원이 장관을 이룬다. 뿐만 아니라 높은 절벽과 깎아지른 듯 한 비탈,
눈 덮인 백록담과 백록담을 둘러싼 화구벽, 왕관릉의 위엄, 계곡 깊숙이 숨겨진 폭포들,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의 전설이 깃든 영실, 이렇듯 오묘한 모습들이 한라산을 이루는 명소들이다.
정상부근의 진달래 군락과 구상나무군도 한라산의 경관으로 꼽힌다.
계절별 경관으로는 봄의 철쭉,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경이 유명하며
특히 500~1,300 미터에 이르는 지역에서의 수빙현상(樹氷現象)과
1300미터 이상의 구상나무 숲에서 볼 수 있는 겨울철 한라산 경관,
그리고 백록담, 곰보바위 등의 빙판과 Y 계곡, 탐라계곡 등의 빙폭(氷爆)은 장관을 이룬다.
한라산의 겨울은 아름답다.
고사(枯死)된지 오래된 구상나뭇가지에 피어난 눈꽃들의 기묘함을 감상하며 드넓은 설원을 걷는
눈 속에 잠긴 설경의 한라는 절경 중의 절경으로 꼽힌다.
12월 4일 장장 15년 만에 한라산 돈내코 코스가 개방 되었다 한다.
20년쯤 전(?) 서귀포에서 돈내코 코스로 올라 남벽으로 정상을 올랐던 추억을 생각하니 발동이 걸리고, KE 와 OZ 항공의
마일리지 좌석은 한개도 없어 저가항공사를 검색하니 이스타 항공에서 토욜 오후 시간에 가서 월욜 밤에 오는 최저가
좌석(29,900원+공항세 4,000원+유류할증료 4,500원)이 있다.
장기 일기예보도 검색해 보니 환상의 조건이다. 토욜 오전까지 3일간 눈이 오고 일욜 아침부터 여러 날 동안 맑게 개는
것으로 나와 있으니 도착 토욜은 제주의 정성근 사장님과 맛난 것 먹고, 일욜 어리목까지 태워 달라고 하여 어리목 -
윗세오름 - 돈내코 코스로 하산 한 후 서귀포에서 하루 자고 새벽 버스로 성판악으로 올라 동봉 정상 거쳐 관음사로 하산,
정사장님을 만나 맛난 것 먹고 김포로....... ㅎ ㅎ 생각만 해도 끔찍하게 즐거운 계획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출발 이틀 전부터 일기예보가 이상하다. 일요일까지도 눈이 계속되는 것으로 변경 된 것이다. 애초의 장기 예보를 고대
하며 제주에 도착하니 서울은 몇 일째 계속되는 강추위지만, 역시나 바다건너 남쪽나라인지라 바람이 차질 않다.
정성근 사장(서귀포 농수산)을 만나 용두암으로 이동하면서 들으니 내 코스를 염두에 두고 전날 어리목을 올라갔다 내려
오는 길에 차가 한바퀴 돌았었다며 체인 채우는 것을 알려 달라고 한다.
제주에 가면 반드시 들르는 홍미가(064-723-7233)로 달려가 해신탕으로 몇 잔 마시고 성판악과 어리목 관리 사무소로
수시로 전화를 해댄다. 3일전부터 대설경보와 주의보가 반복되어 아무도 올라가지 못했다며 어리목으로는 차량 자체가
진입을 할 수 없어 오지를 못할 것이라 한다.
일욜 아침에 일어나 정사장님의 차를 이용 어리목으로 향하니 도깨비 도로 앞에서부터 차량통제를 하고 있다.
어리목까지 대략 10Km 정도 거리인데 특별히 갈 곳도 없어 도로상황도 볼 겸 안 되면 한번도 올라보지 못한 어승생악
이라도 올라 볼 생각으로 차를 돌려보내고 눈 덮인 도로를 따라 어리목을 향한다.
간간히 마주치는 등산 복장의 산님들께 어디를 다녀오시는지 확인하니 주로 천왕사 나 석굴암을 다녀오는 길이란다.
잠시 고민하다 오늘의 목표는 멀긴 하지만 올레 길을 걷는다는 마음으로 어리목까지 가 보기로 한다.
결국 2시간 40분 걸려 어리목에 도착하니 공단 직원이 “대설경보 발령으로 등산 못합니다.” 하는 친절한(?) 안내를 해 준다.
컵라면 하나 사먹고 어승생악을 오르는데 간간히 오른 흔적으로 적당한 러셀이 되어 있고, 엄청나게 쌓인 눈으로 나뭇가지
들이 힘겹게 버티고 있다. 러셀이 안 된 곳으로 스틱을 찔러보고 나서보니 허리까지 눈에 빠진다. 한 두 분의 마주 오는 산님
들과 인사를 나누고 정상에 오르니 해안가 쪽으로는 시야가 트이지만 한라산 방향은 짙은 구름으로 조망을 허용하지 않는다.
눈 구경만 실컷 하고 돌아오니 하루해가 다 지나간다. 애월에 있는 “예향”(운치 있는 전통 찻집으로 제주에서 시간나면
들러서 십전대보탕 한잔 마시러 가는 집)에서 차 한 잔 마시고 다시 제주로... “늘봄”(흑돼지 전문점)에서 삼겹살, 냉면과
함께 몇 잔 마시면서, 내일 하루라도 정상적인 산행을 할 수 있는 날을 기원한다.
도로만 풀린다면 어리목에서 올라 미련이 남아 있는 돈내코로 하산을 하고 싶어 정사장님에게 아침에 데려다 줄 것을 부탁
하니 흔쾌히 전화를 하란다. 아침에 기상하여 경찰서로 전화 해 확인하니 도로가 결빙되어 차량은 전면통제라 하여 시외
버스 터미널로 달려가 어리목 버스를 확인하니 8시에 첫 버스가 있는데 역시 도로 결빙으로 출발은 불확실하단다.
이도저도 못할 것 같아 성판악으로 전화를 해보니 입산은 허용하는데 눈이 많아 정상은 가기 힘들 것이라 하며 아직은 입산
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한다. 일단 가는데 까지 라도 가 보고자 버스를 타고 성판악에 도착하니 5명이 입산을 했단다.
김밥 두 줄 사고 스패츠를 착용하고 있으니 관광버스 한대가 들어오고 30명쯤 입산을 준비하기에 뒤에서 따라가기
싫어 07:45 서둘러 입장한다.
발자국을 따라 땀 좀 흘리며 쫒아가니 3인의 산객이 앞서고 있고 그 앞으로 발자국이 있는 것이 2명의 산객이 러셀을 하며
가고 있는 것 같다. 3인의 산객을 추월 한 후 점점 환상으로 다가오는 설경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으며 따르다보니 2인의
산객이 러셀을 하며 오르고 있다.
잠시 교대해 무릎 정도까지 빠지는 눈 속에 러셀을 하자니 너무도 힘이 드는 가운데 단체 팀들이 뒤따라온다.
사진 한 장 찍으며 꾀를 부려 선두를 양보(?)하고 뒤를 따르고 있으니 속도가 너무 느리자 처음 러셀 하던 일행들이 앞으로
치고나가 자신들이 교대로 러셀을 해 나간다. 점차 고도가 높아지자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하는 가운데 진달래대피소가
가까워 올수록 눈은 깊어지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설경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눈 속에 빠져 사진도 한 장씩 찍어가며 12:10경 진달래 대피소에 도착하니 더 이상 진행 할 수 없다며 통제를 한다.
이제 구름도 물러가기 시작하며 제대로 된 구상나무 숲 환상의 설경을 보려하는데.... 조금만 더 올라가서 사진이나 찍고
내려오겠다고 하니 그 위로는 가슴까지 눈이 빠지는데 러셀을 할 수 있겠냐며 통과 시킬 수 없다고 한다.
정말 진행해야할 길을 쳐다보니 가슴이상 빠질 것 같이 많은 눈이 쌓여있어 포기를 하고 대피소 안으로 들어가 간식에 소주
와 맥주를 말아 마시고 아쉬움 속에 발길을 돌린다. 와중에 정성근 사장님으로부터 어디로 하산 할 것인지를 묻는 전화도
왔으나 제주터미널에서 만나 한 후 해수 사우나를 들러 전복 뚝배기로 유명한 서귀포 진미식당에서 저녁 식사 후 서울로
돌아오니 살을 에이는 듯한 추위는 물러가 있다.
홍미가에서 해신탕을...(강추!)
여기서부터 차량을 통제... ㅠ ㅠ
1100도로 오름길에....
드디어 어리목 삼거리에 도착...
어리목 광장 가는 길...
<<어승생악의 설경>>
실시간 홈피로 동영상을 보여주는 CCTV
서귀포농수산 정성근 사장과 함께...
<<운치가 있는 전통 찻집 "예향"의 풍경들...>>
늘봄 흑돼지 구이...(강추!)
<<성판악에서 진달래 대피소 까지의 설경>>
제주뚝배기...(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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