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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ont color="#5000AF"><font size="2">보개산 종주기</b></font></font>

히말라야2 2005. 5. 16. 12:09
♣ 天然의 要塞 "寶蓋山"(877m 경기 포천 관인) 나홀로 등반, 2005년 5월 15일, 맑은날씨, 나의 애마 ⊙ 차량 이동 경로 중계동 - 동부순환도로 - 의정부 - 포천 - 38휴계소 -47번 국도 - 325 지방도 - 영노교 - 관인면 중1리 - 중리저수지 - 주차장 ⊙ 산행코스 (대충 18k 7시간 10분) 주차장 - 사기막고개 - 향로봉 - 삼형제봉 - 북대 - 화인봉 - 지장봉 - 안부(담터고개) - 북 관인봉 - 보개산성 - 옛성터 - 지장계곡 - 주차장 ⊙ 산행준비 상반기 휴가 일정이 갑자기 짧게 결정되어 아무런 계획이 없었다. 단지 토요일 하루는 마누라에게 봉사하려 당일로 어디 여행이나 다녀오자고 약속했는데 전날 늦게까지 많은 술을 마시고 새벽에야 집에 들어가 늦잠을 자는 바람에 공치는 날이 되었고 집에서 휴식을 취하느라 무료하게 보내다가 만만한 불암산이나 다녀왔다.(마누라 미안!!!) 이런저런 궁리를 하다 나머지 2박 3일로 지리산이나 종주할까 생각하며 심심하니 동행자나 찾아보려 재명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무쟈게 바쁘단다. 혼자 가기로 마음먹고 차를 몰고 내려갈까?, 열차표는 있을까?, 지금쯤 산장은 항상 자리가 있겠지?, 등을 생각하다보니 갑자기 귀찮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그만큼 나이가 들었다는 소리인가 싶어진다. 예전 같았으면 생각이고 뭐고 없이 그냥 배낭하나 달랑 꾸려서 떠나면 그만이었는데..... 핑계 같지만 수요일까지 휴가였으면 무조건 출발했을 것이다. 어쨌든 지리산행을 포기했으니 다른 계획이라도 세워야겠다고 마음을 먹던 중 느닷없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산이 있었으니 바로 지장봉(보개산) 종주였던 것이다. 최근의 내 산행의 계획은 우선 매주 토요일과 공휴일은 불암산과 수락산을 돌아보는 것이요 매월 1회는 산악회 정기산행, 또 다른 1회(매월 첫주)는 암벽등반, 그리고 또 다른 1회는 종주산행, 나머지 1번의 일요일은 Free하게로 진행되는 중이었다. 그중 종주산행지로 꼽아두었던 보개산 종주가 떠올랐던 것이다. 예전엔 그냥 지장봉으로만 알고 2번인가 다녀왔던 기억이 새롭다. 전날밤에 한국의 산하를 뒤져서 산행기를 출력해 놓고 읽어보니 주차장을 출발 사기막고개, 향로봉, 삼형제봉, 북대, 화인봉, 지장봉, 담터고개, 관인봉으로 한바퀴 돌아오는 산행도 만만한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부처님오신날이자 스승의날인 5월15일 아침 늦장을 부리다 9시가 다되어 집을 나섰다. 사과하나, 참외하나, 보온병, 김치조금, 빵한봉지, 맥주캔하나, 커피믹스1봉, 물 1리터, 랜턴, 스틱, 윈드자켓, 방석, 칼, 갈아입을 옷, 산행기 등을 배낭에 챙겨 넣고 보개산 가는 길에 3.8휴게소에 들러 김밥 한줄에 컵라면 하나를 사서 배낭에 넣으니 약간 묵직해 지는 것 같다. 10:55 중리저수지 주차장에 도착하니 아주머니 한분이 나와서 천원을 내란다. 얼른 돈을 주고 향로봉 오르는 길을 물어보니 그렇게 가면 너무 길고 힘도들며 시간이 많이 걸리니 삼형제봉부터 돌란다. 관인봉도 돌아 올 것이라 얘기하니, 아저씨랑은 말이 안 통한단다. 비포장 길따라 사기막고개로 올라서면 된다고 하여 11:00 걷기 시작하는데 너무도 쾌청한 날씨에 기온도 높아 이제 시작에 불과한데 벌써 땀이 솟구치기 시작한다. 10여분 올라가니 “군 포사격 연습장 이므로 출입을 금지 한다”는 경고판이 나온다. 얼른 복장을 점검하고 다시 출발하여 오르는데 off road하는 차량들이 굉음 속에 먼지를 일으키며 간간히 지나간다. 먼지를 얻어 마시며 20여분을 오르니 사기막고개 정상이다. 11:20 우측 지능선으로 방향을 바꿔 묘2기를 지나 올라서는데 도마뱀이 뛰어 도망간다. 순간 산행기에서 읽은 뱀 얘기가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바로 뱀이기 때문이다. 결국 오늘의 산행은 뱀 때문에 산행에 대한 기억은 일체 없는 결과가 되었다. 향로봉 오른 길은 짧지만 아주 급한 경사의 길이었다. 11:50 향로봉(625m)에 올라섯다 정상에는 헬기장이 있었다. 물 한모금 마시며 사방을 둘러보니 바로 발아래에 중리저수지가 보이고 북쪽 맞은편으로 관인봉이, 남쪽으로는 종자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12:23 지도상에는 화전민 터로 내려가는 삼형제봉 밑 안부(460M)에 도착해 보니 그곳도 군작전 도로가 관통하고 있었다. 도로를 가로 질러 가파른 삼형제봉 능선을 밟고 있었다. 12:50 땀을 뻘뻘 흘리며 삼형제봉(690M)을 오르는데 안전용 밧줄이 설치되어 있다. 경사가 매우 급한 것이 겨울철이면 상당히 애를 먹고 산행해야 할텐데 이 밧줄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중간중간 바윗길에 보면 아이젠 자국이 선명하다. 12:58 북대(710M) 헬기장에 도착했다. 계획상 이곳에서 점심을 먹으려 했는데 너무도 땡볕이 내리쬐어 조금더 진행하다 먹기로 하고 산행을 재촉했다. 마땅한 중식 장소를 찾느라 갈림길에서 옆길로 접어들어 진행하다보니 또다시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 길을 택하면 방향 상 당연히 주등산로를 만나는 길이라 생각하고 진행하다보니 점점 길이 희미해지고 가야할 주능선은 멀어져 있는 것 같아 중간을 받아치면서 다시 원래의 길을 찾는다. 결국 30분 동안 알바를 한 셈이었다. 13:30 통나무집이 있는 헬기장(670M)에 도착하여 그늘에 앉아 컵라면과 김밥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오늘 산행에서 처음으로 만난 이정표에는 지장봉 1.5K / 절터 1.2K / 향로봉 3.5K / 라 표기되어 있다. 그러나 나중에 확인한 바로는 지장봉까지의 거리는 아무래도 잘 못 표기된 것 같았다. 14:15 안부에 도착하여 숨을 다스리며 새삼 생각해 본다. 아직도 보개산은 다른 산에 비해 자연이 덜 훼손되고 보존 되고 있는 곳이다. 등산로도 약간의 쓰레기만 없었다면 깨끗한 편이었다.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옛날에 북대사가 있던 절터 있는 곳으로 내려서는 곳이다. 이곳에서도 역시 가파른 오르막이다. 이제 조금 꽤가 나기 시작하는 것 같다. 이곳에서는 봉우리 세 개만 오르면 지장봉이다. 14:54 오르며 내리며 거듭한 끝에 화인봉(795M)에 도달했다. 화인봉에 오르며 보니 이곳은 천혜의 요새다. 좌 우측 모두가 깎아지른 절벽이 돌을 쌓아 성벽을 만들어 놓은 것 같이 보인다. 화인봉에 오르는 곳에는 천연의 바위를 이용하여 산성을 쌓아 놓은 곳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하기야 관인봉에는 무수히 많지만... 얼마전 “태조 왕건”인가 연속극에서 음부장군이 마지막 저항하던 곳이 이곳 보개산이라 한다. 14:55 지장봉 밑 마지막 안부이다. 이곳에도 이정표가 있었다. 이제 500m만 가면 지장봉이다. 15:15 지장봉(877.5M)에 다달았다. 지장봉 팻말이 초라하게 서있다. 예전엔 이것도 없었는데... 이곳 올라오는 곳도 영락없이 밧줄이 매어 있었다. 4시간 15분이나 걸렸다. 이곳 지장봉의 일반적인 산행은 버스로 지장계곡 상부 안부(담터고개)까지 올라와서 1시간 정도의 산행으로 정상에 올라서고 이후 계속 내려가기만 하는 코스로 대부분의 안내 산악회가 이용한다. 오늘도 산행을 하는 도중 만난 사람은 2팀에 6명 정도인데 역시나 담터고개에서 출발하여 지장봉을 올라 삼형제봉을 거쳐 화전민터로 내려가는 팀들뿐이었다. 15:53 담터고개(550M)에 도착하여 이만 산행을 마치고 도로를 따라 내려 갈까하고 순간 갈등도 하였으나(마침 지나가는 차라도 있어 태워 주었다면 하산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가야할 고지가 있는데 “언제 또 다시 종주를 온단 말인가?” 생각하고 마음을 굳게 먹고 16:00 정각에 맞은편 관인봉을 향하여 출발했다. 1봉 / 2봉 / 3봉 / 4봉 / 잔잔한 물결을 헤치듯 오르며 내리며 아기자기한 작은 암봉들을 탔다.이쪽 관인봉은 지장봉 보다도 더 오염이 안되어 바닥으로는 낙엽이 수북하고 숲이 훤씬 더 우거져 있어 일부 구간은 숲을 헤쳐 나가기가 힘들 정도 였다. 정신없이 능선만을 따라 산행을 하다보니 이미 시간상으로는 북관인봉(710m)을 지났을 것 같은데 어떤 봉우리가 관인봉인지도 모르게 지났다. 정말이지 뱀이 무서워 앞에 발이 내딛을 곳만 주시하고 오느라 어디가 정상인지는 생각도 못하고 앞으로 진행만을 거듭했다. 각 봉에 있는 토치카는 12,12의 주역이었던 이학봉씨가 대대장 시절에 만들어 놓은 곳이란다. 관인봉은 보개산 중에서 가장 천연의 요소로 만들어 진 곳이다. 동서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라서 발을 붙일 곳이 없는 곳이다. 곳곳에 보개산성의 잔해들이 보인다. 물이 떨어져 보온병에 남아있는 더운물로 커피를 한잔 타서 마시고 잠시 숨을 정리한 후 계속되는 능선 산행을 진행하며 남관인봉을 찾다보니 어느새 내리막길이다. 깎아지른 내리막 산길을 지속하며 시야가 트일때 옆을 보니 또하나의 능선이 옆에 있는 것이 아닌가. 되돌아 올라갈 엄두가 나질 않아 그냥 하산을 하며 찾아보니 그래도 꼬리표는 몇 개 달려 있는 것이 다른 안내산악회들도 많은 팀들이 이리로 길을 잘못 든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결국 남관인봉(710m)은 밟지 못하고 지능산을 통하여 옛성터로 하산하고야 만 것이다. 아니면 남관인봉을 지났는데도 뱀 때문에 앞길만 주시하느라 지나쳤는지도 모를 일 이엇다. 옛성터로 하산하여 도로를 따라 약 20분 정도를 걸어 내려오니 나의 애마가 애타게 나를 기다리고 있다. 18:10 결국은 뱀 때문에 마지막이 순조롭지 못했던 보개산 종주산행은 7시간 10분 만에 마쳤다. 빨리 집에 돌아가 내일의 설악산행을 준비해야 갰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급해져 악셀레이타를 밟앗다. 집에 다 와서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집으로 향하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재명이 집에서 뉴스를 보다보니 봉정암이 나오는데 산이 너무 가고 싶다며 어디를 갈거냐고 묻기에 내일은 설악으로 가서 모처럼 중청산장에서 자봐야겠다고 하니 늦게 출발해서 같이 가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