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피크(임자체) 등반기 7
아일랜드 피크 등반기
여행일정 : 2016. 2. 5. ~ 2. 23.(18박 19일)
산행일정 : 2015. 2. 6. ~ 2. 21.(15박 16일)
여행한곳 : 네팔 카트만두, 루크라 및 쿰부 히말 지역
트레킹코스 : 루크라 - 팍딩 – 디보체 - 남체 - 딩보체 - 추쿵 - 아일랜드 베이스캠프 - 아일랜드 피크 - 추쿵
- 텡보체 - 몬쥬 - 루크라 - 카트만두
함께한분 : 푸른여행사(히말라야 포함 9명)
2월 17일(수) : 추쿵 - 텡보체
미역국으로 아침을 먹은 후,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어 아쉬움만 남는 하산을 위해 무거운 발걸음을 시작한다.
내 입장에서는 원정 대장으로 참석을 했기에 다른 모든 진행을 잘해도 정상 등정을 하지 못하면 잘못한 것이고,
다른 모든 것을 잘못하더라도 정상을 제대로 찍었다면 다 잘한 것이기에 뭐라 할 말이 떠오르지를 않는다.
대원들 모두 표현은 하지 않고 있지만 속으로는 얼마나 아쉽고 안타까울까? 생각하니 더욱 미안하기만 할 따름이다.
서두른다면 남체까지 하루에 갈 거리지만 남은 이틀이 있으니 오늘은 텡보체까지만 내려가는 등 하루 더 여유 있는 일정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맑고 바람 한점 없는 쾌청한 날이다.
물론 아일랜드 피크에도 바람이 자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멋진 풍광과의 헤어짐이 아쉬웠는지, 아니면 여유로운 하산
일정 때문인지 발걸음은 느려지고 삼삼오오 사진을 찍어가며 딩보체에 도한다.
차를 한잔 마시고 언덕 같은 길을 따르며 주위를 둘러본다.
가운데로 임자콜라가 흐르는 너른 평지에 돌담을 쌓고 야크를 키우는 풍경이 무척 평화롭게 펼쳐져 있다.
예전에는 페리체 마을이 더 컸었는데 지금은 바람이 덜 부는 이곳 딩보체 마을도 페리체 만큼 커졌단다.
소마레에 도착하니 EBC를 간다는 한국 팀 일행들이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오를 때 들렀던 롯지에서 오랜만에 발도 닦으며 쉬다 된장국으로 점심을 먹은 후 팡보체, 디보체를 거쳐 텡보체에 도착한다.
텡보체 사원 앞에 있는 제법 크고 깔끔한 롯지로 들어서려니 키친룸을 사용할 수 없다며 사원 옆 허름한 롯지로 들어간다.
짐을 들여 놓고 롯지 옆 훌륭한 전망대로 가니, 남체 방향으로 뚝 떨어지는 계곡 뒤로 콩데(6,168m)연봉이 펼쳐지고, 왼쪽
가까이로는 탐세르쿠(6,608m)와 캉테가(6,685m)가 형제처럼 붙어서 청빙을 반짝이며 솟아있고, 뒤쪽 나뭇가지 사이로는
아마다블람과 로체 그리고 팡보체 사원이, 오른쪽으로는 쿰부일라(5,761m)연봉이 펼쳐져있다.
캔맥주를 하나 마시며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으니 서서히 어둠이 내려오고 있다.
감자국(?)인가로 저녁을 먹고 맥주와 럭시로 폭탄을 제조하여 한잔 마시니 제법 취기가 올라오고 셀파들의 카드놀이를 구경하다
잠자리에 든다.
2월 18일(목) : 텡보체 - 몬쥬
북어국으로 아침을 먹고 급경사로 떨어지는 길을 따라 풍기텡가를 지나 갈림길이 있는 사나사까지 된비알을 지그재그로 난 길을
쉬엄쉬엄 오른다. 여유로운 하산 일정이라 쿰중 위에 있는 에베레스트 뷰 호텔에서 점심을 먹고 쉬다가기로 하였기에 남체로
가는 길을 버리고 쿰중을 향하는 오름길을 택한다.
※ 쿰중 마을 : 상업지역인 남체와 달리 원주민격인 셀파족들의 마을로 에베레스트를 초등한 에드먼드 힐러리의 제2의 고향이며
힐러리 학교와 힐러리 병원이 있는 고즈넉한 마을이다.
마른 계곡 같은 완경사 길을 따라 쿰중 마을 초입에 도착하여 왼쪽 언덕길을 따라 에베레스트 뷰 호텔(3,880m)에 도착한다.
뷰포인트인 테라스에 가니 남녀 두 사람이 눈길도 주지 않고 둘이 속닥이다 일어나기에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물어보니 그제야
한국에서 왔다며 신속히 사라진다.(부부 사이였다면 한국말을 듣고 굉장히 반가워 했을텐데... ㅎ)
호텔은 비수기라 투숙하거나 찾아온 손님이 없어 식사도 제한적으로 몇 가지만 준비가 된단다.
모모가 먹고 싶었는데 준비가 안 된다니 차우멘, 볶음밥, 샌드위치 등을 주문하고, 캔맥주(소 400Rs, 대 700Rs)를 마시며,
아름답고 멋진 에베레스트를 비롯한 히말라야 연봉들을 카메라에 담으며 즐긴다.
※ 에베레스트 뷰 호텔
1박 130$(Tax 별도), 에베레스트, 로체 & 로체샤르, 아마다블람, 탐세르쿠, 캉데가, 콩데 등 쿰부 지역의 설산을 파노라마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세 번째 찾은 이곳이지만 올 때마다 상상을 초월하는 모습에 감탄사는 이어지고, 그 스팩타클 한 모습은
짧은 어휘로 표현을 할 수가 없다.
식사 후 산허리를 돌아 샹보체 비행장을 거쳐 급경사 내리막길을 따라 남체 마을로 내려선 후 일처리를 위해 헤어졌던 펨바와
리라를 만나 다시 경사 급한 길을 따라 내려와 조르샬레를 거쳐 오늘의 숙소가 있는 몬쥬에 도착한다. (Monju Guest House)
상행 트레킹 중 팍딩에서 샤워를 한 후 12일 만에 더운물로 샤워를 하니 날아갈 듯 개운하다.
다이닝 룸의 장작을 듬뿍 넣은 난롯가에서 팝콘에 맥주를 한잔 하고 있으니 쿡 다와가 안주감인 수육과 돼지고기 김치찌개로
저녁준비를 해온다. 맘씨 좋은 롯지 사우니가 손수 만들었다는 애플 와인을 서비스로 주기에 맛을 보니 와인이 아닌 럭시 맛이
난다. 한 주전자에 500Rs씩 '라이스 와인'과 '애플 와인'을 주문해서 한잔씩 마시니 제법 취기가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