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신선봉(150124)
심설 속의 신선봉(150124)
산행한곳 : 북설악 신선봉(1,204m)
산행일시 : 2015. 1. 24.(토) 10:08~19:00
산행날씨 : 맑고 강한 바람의 보통의 겨울 날
산행코스 : 박달나무쉼터 - 마장터 - 대간령 - 신선봉 전 - 대간령 - 마장터 - 박달나무 쉼터(14.3km)
함께한이 : 몽블랑을 함께 했던 임찬호 대표님 & 김효송 샘, 윤오훈 전무님과 히말라야
지난 2012년 서유럽 최고봉 몽블랑 등반을 함께한 후 자주 얼굴을 보는 멤버들 중 금년 1월부터 월 1회 정기적으로 산행을
함께하기로 한 첫번째 산행. 감기 몸살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임대표님, 7일간 스리랑카를 여행하고 전날 밤 11시에 집에
도착 후 잠도 제대로 못자고 함께 따라 나선 김샘, 산행때마다 항상 묵묵히 뒤에서 받쳐주는 윤전무님 등
4인의 산님이 임대표님 차량을 이용하기로 한다.
하루 전날 설악으로 대설주의보가 내려지며 입산통제 소식을 들으니 쾌재를 부르며 점봉쪽을 염두에 두나, 함께 하기로 한
일행들이 얼마 전 점봉은 다녀왔으니 만만한 신선봉이나 가기로 하고 천호역을 출발한다.
가는 길에 소머리국밥으로 아침 식사를 하고 박달나무 쉼터에서 10:08 산행을 출발한다.
하루 전 기상정보에 의하면 진부령에 25cm의 눈이 내렸다더니 제법 많은 눈이 바닥에 쌓여 있다.
이 상태라면 능선에 쌓인 눈이 제법이고 당연히 신설을 헤치고 가야할 듯하다.
마장터까지 향하는 길에는 3~4명 정도 앞선 이의 발자국이 제법 선명하다. 뒤를 따르는 일행의 속도가 조금 처지고 있어
마장터에 1시간이 소요되며 도착 첫 휴식을 갖는다. 선답자가 있기는 하나 몇 명 안 되고 신선봉 오름길을 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 생각되어 심설 러셀에 대비하기 위해 스패츠를 착용한다.
멍에먹골을 못미처 두 사람의 산님이 하산을 하기에 확인하니 자신들이 제일 먼저 오르다 조금 위에서 되돌아오는 길이고,
또 다른 두 사람의 산님이 올라가고 있다고 얘기한다. 계곡에서 물을 채운 후 잠시 더 발자국을 따르다보니 앞선 발자국이
대간령 향하는 산길에서 벗어나는 듯하여 그때부터는 발목정도 빠지는 신설의 숫눈길을 걷는다.
잠시 후 오른쪽 계곡 아래 건너편에 두 사람을 발견하니 대간령 가는 길을 물어 오기에 우리 쪽 발걸음을 따르라고 한 후
새이령에 도착, 제대로 바람이 부는 능선에서 복장을 갖추기 위해 잠시 쉬고 있으니 따라서 도착한다.
어디로 갈 길인지 물어보니 자신들은 대간령까지만이 목표이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서 하산을 할 것이란다.
결국 신선봉 오름길 러셀은 혼자만의 몫이 되니 2년 전 1월이 떠오른다.
마장터 이깔나무숲에서 박을 한 후 당일로 다녀오자고 나섰을 때 전혀 러셀이 되지 않은 맑고 바람 강한 날 신선봉 정상까지
러셀을 하느라 제법 빡세게 산행을 했던 기억에 오늘은 그때보다는 눈이 덜 깊기를 바라며 신설 오름길에 살짝 흥분이 된다.
처음 오름길의 급경사에서 스틱을 꽂으니 1미터는 족히 들어가기에 조금 뚫고 나가다 우측 눈이 덜 쌓인 잡목지대를 헤치다
다시 등로로 들어서기를 반복하며 오르니 우측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몸이 휘청거린다. 완만해지며 평탄한 길에서는 눈이
깊지 않아 걸을만 하다 다시 경사가 급해지는 곳에서는 눈이 깊어지는 가운데 군 벙커가 있는 곳까지 올라선다.
이후 같은 방법으로 심설을 헤치며 헬기장까지 올라 강한 바람과 싸우기 위해 복장을 더 갖추며 시계를 보니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어차피 신선봉 정상까지는 힘든 시간이지만 심설과의 싸움을 조금 더 하고 싶고 이후로의 등로
상태라도 살펴보고 싶어 조금 더 진행하기로 한다.
고도가 높아지고 주릉에 가까울수록 깊어지는 눈이 가슴까지 차오르기 시작하여 우측 사면 잡목을 헤치며 오르다 간식을
먹기 위해 휴식을 취하면서 컨디션을 체크하니 이만 발걸음을 돌리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든다. 아직도 신선봉 정상까지는
1.2~1.5km 정도가 남았고, 눈도 점점 깊어지고, 정상에서 화암재 거쳐 멍에먹골로 하산하기에도 무리일 듯하다.
되돌아 내려오는 길은 이미 러셀을 해 놨기에 큰 힘들이지 않고 빠르게 내려선다.
결국 3시가 훌쩍 넘어 대간령에 내려서고 바람을 피하기 위해 마장터 방향으로 조금 내려와 계곡 옆 너른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삼겹을 굽고, 떡만두라면을 끓이고 느긋하고 푸짐하게 늦은 오찬을 즐긴다.
마장터 거쳐 박달나무 쉼터까지야 눈감고도(?) 편히 다닐 수 있는 길이기에...
취기에 차에서 잠이 들었다 깬 후 춘천의 명물 닭갈비집에서 한잔하고 포장까지 하나씩 들고 귀경.
임대표님 감사합니다....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