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북설악 신선봉(150111)

히말라야2 2015. 1. 12. 14:40

역전의 용사들과 함께한 신선봉(150111)

 

산행한곳 : 북설악 신선봉(1,204m)과 멍에먹골

산행일시 : 2015. 1. 11.(일) 09:50~17:50

산행날씨 : 흐리다, 눈내리다, 맑았다를 반복하는 호랭이 장가 가는 약간 포근한 겨울 날?

산행코스 : 박달나무쉼터 - 대간령 - 신선봉 - 화암재 - 멍에먹골 - 마장터 - 박달나무 쉼터(15.4Km)

함께한이 : 매킨리를 함께 했던 이용주님, 김인백님, 김태삼님과 히말라야

 

지난 2006년 봄 북미 최고봉 매킨리 등반을 함께했던 6인의 멤버들 중 네 사람이 가끔 연락을 하고, 만나 쐬주잔을

부딪히며 매킨리의 추억을 이야기하며 지내고 있다.

최근 애마를 바꾼 후 농 삼아 시승식 번개를 치자 모두가 콜을 하니 참으로 반갑기 그지없다.

 

서초역에서 만나 오랜만의 만남으로 수다가 끝이 없는 가운데 용대리 가는 길은 간밤에 내린 눈으로 조심스러운 운행이다.

09:50 박달나무 쉼터에 도착하여 흐린 날씨 속에 창암계곡을 건너고 군부대 훈련장을 지나 지계곡을 따르다 겨울에도 좀처럼

얼지 않는 약수를 한모금 마시고 소간령에 올라서니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모자 위로 제법 눈이 쌀이는 가운데 이깔나무 숲을 지나 마장터 정씨 어르신 댁에 들러보나 정씨 어르신은 출타 중인지 문이

굳게 잠겨 있으나 푸욱 휴식을 취하고(?) 하산해야 할 멍에먹골 입구를 지나 새이령을 향하던 중 눈으로 살짝 덮인 청빙에서

엉덩방아 한번 찍은 후 새이령에 올라서니 마산봉에서 박을 한 산님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쉬고 있다.(11:37)

 

3주전에는 신선봉으로 향한 발자국이 하나도 없었기에 그동안 눈은 별로 오지 않았지만 러셀을 하게 되지는 않을까 기대를

했었는데 오래된 발자국에 오늘 앞선이의 흔적이 눈에 띈다. 작은 실망을하며 오름짓을 시작하니 중간에 그리고 헬기장에서

각각 앞선자를 추월하고, 고도가 높아질수록 나타나는 설경에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카메라와 손폰을 들이댄다.

 

전날 기상청 사이트에서는 약간 포근하고 구름조금 뿐 이었는데, 실제 날씨는 흐리다 눈이 오고 다시 개었다를 반복한다.

호랑이 장가가는 날인가???       정상 언저리에 당도하자 나타나는 설경은 어제 오늘 잠깐씩 내린 눈이 나뭇가지에 쌓이고

달라 붙어 제법 훌륭한 풍광을 내어준다.

 

정상 옆 박지인 헬기장에는 화암사에서 화암재를 거쳐 올라 왔다는 안산에서 온 산님들이 떠들썩하다.

다행히 정상 인증샷을 찍는 중에 곧바로 물러나 다시 조용해지는 가운데, 최고의 오찬 장소에서 삽겹에 용주형이 준비해 온

산삼주와 군납 양주를 한잔씩 돌리고, 만두라면을 끓여 행복한 시간을 갖는다.(13:20~15:05)

 

용주형이 돌아가며 한마디씩 하자니

 

빅쌤은 올해 에베레스트 정상을 반드시 찍고 싶다하고,   나는 80까지 건강히 산에 다니고 싶다는 얘기를 전하자

인백씨는 빅쌤의 에베레스트 무사등정과 귀환을, 내게는 80까지 산에 다니다 마지막 산행에서 하산 중 3초만에 죽고,

자신은 81세까지 살다 비행기 추락하며 1초만에 죽고 싶단다.

 

용주형은 많은 말을 했는데 잘 기억이 나지를 않으나, 우리 매킨리 멤버들과 자주 산행도하고, 보고 싶을 때 만나서

한잔씩하고 웃으며 만날 수 있는 사이를 이어가고 싶다는 소망을 얘기한다.

(추가로 바램이 있다면 우리 모두의 소망이 이루어 졌으면 좋겠다. ㅎ ㅎ)

 

식사를 마치고 주위를 둘러보며 멋진 광경들을 눈에 넣은 후 화암재에 내리니 화암사로의 발자국이 상당히 분주한 가운데,

멍에먹골쪽을 바라보니 일체의 흔적이 없어 내심 흐믓해 하며 하산을 시작한다.    약간의 너덜지대를 조심하며 길을 찾아

걷다 오른쪽 사면으로 붙어 급하게 내려서니 이제는 멍에먹골의 오른쪽만 따르면 된다.

 

눈이 깊지 않아 길 찾기에 큰 어려움 없이 편하게 걷다 잠깐씩 두 번 계곡을 건너는 중 낙엽을 밟으니 푸욱 들어가다 물속에

빠지나 다행히 신발 속까지는 물이 들어오지 않는다.  어둠이 내려앉기 전에 하산을 완료하자며 부지런히 걸으니 멍에먹골

초입 이깔나무 숲이 나타나고 곧바로 마장터이다.

 

정씨 어르신 들어오셨나 볼 겨를도 없이 쉬임없이 걸어 박달나무 쉼터에 도착하니 17:50으로 결국 랜턴 빛에 의지하지 않고

하산을 완료한다.  경춘고속도로 상황을 확인하니 화천 산천어 축제의 여파인지 17km 구간이 정체라 하여, ‘장사항’ 예약 후

도다리 회에 하산주 한잔하고 8시가 조금 넘은 후 출발하니 정체없이 서울로 귀경을 완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