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남설악 점봉산 박산행(130302-03)

히말라야2 2013. 3. 4. 15:36

                           남설악 점봉산 박산행(130302-03)

 

산 행  지 : 남설악 점봉산(點鳳山, 1424.2m) - 강원도 양양군

산행일시 : 2013. 3. 2. ~ 3.(1박2일) 박 산행

날     씨 : 바람 없이 맑았다 오후에 흐려지고(토) 바람 조금에 흐리다 맑게 개인 날(일)

산행코스 : 오색 - 십이폭포 - 십이담계곡 - 점봉 능선 - 망대암산(박) - 점봉산 - 너른이골 갈림길 - 오색민박촌

함께한이 : 김순성님, 안병창님, 김석중님 그리고 히말라야 등 4명.

 

설악 공룡 박산행을 염두에 두다 몽블랑을 함께 할 서울 거주 산님들에게 급 번개를 치니 김전무님과 안병창님이 콜을

하면서 점봉을 가자한다.  칼바람 부는 점봉산 정상에서의 박을 계획하고 아직은 많은 적설로 러셀이 되어 있을까 생각

하며 검색해 보니 한주 전에 십여명의 한 팀이 십이담골로 올라 오색리로 하산한 기록이 나타난다.

 

올 겨울 설악은 워낙 많은 눈으로 대부분 통제가 되어 있고, 아직도 상당한 눈이 예상되어 누군가 오른 흔적이 있다는

기록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실제로 산행을 해 보니 러셀 된 등로를 벗어나면 허벅지 까지는 기본적으로 빠지고

스틱을 짚어보면 120Cm가 다 박히고도 모자를 정도였으나 뚜렷한 러셀 흔적으로 수월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가끔 바람에 눈이 날려 러셀 흔적을 완전히 덮어버린 곳도 있었으나 운행하기에는 큰 문제가 없는 즐거운 박산행을

하고 돌아 왔다.  3월2일 아침 7시 30분 가락시장역에서 만나 경춘고속도로를 달려 동홍천 톨게이트에 다다를 즈음

차량에 이상신호가 나타난다.

 

엔진체크등에 불이 들어오고, 악셀레이터를 세게 밟아도 급가속이 되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하며 브레이크를 밟아보나

급정거가 되지 않고 핸들을 틀어보니 빡빡한 느낌이 온다.  기어를 저단으로 변경하며 비상등을 켜고 톨게이트를 빠져

나와 한쪽으로 겨우 주차를 시키고 본네트를 열어보니 벨트가 풀려 있는 것이 아닌가?

 

보험사에 연락하여 홍천으로 견인한 후 살피니 무슨 너트가 부러지면서 벨트가 풀렸다는 것이다.

(뭐라고 했는데 이름도 모르겠다.)홍천 소재 부품점에서는 없다고 춘천에서 버스로 가져 온다나?  ㅠ ㅠ

다행히 다른 정비소에서 구해 와서 거금을 들여 수리 후 오색에 도착, 13:00 산행에 나선다.

 

성국사에 도착하며 맞은편 미답인 가는고래골을 힐끗 바라보며 날이 풀리면 숙제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잠시 후 온정골에서 합수하는 계곡의 다리를 건너며 11년 11월에 <로부제>와 함께했던 산행의 기억을 더듬고,

역시 미답이라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석고당골에서 흘러내리는 용소폭 삼거리를 지난다.

 

흘림골에서 넘어오는 산님들이 많아 빙판길로 변한 주등로를 따라 십이폭포 앞에 도착하나 얼음과 눈으로 덮여 있어

폭포의 아름다움은 볼 수 없으나 얼음 사이로 녹아 흘러내리는 물을 보며 봄이 다가오는 소리를 가늠한다.

산행을 출발한지 1시간만에 십이담계곡 입구에 도착하여 주위 사람들이 없음을 틈타 계곡 안으로 스며든다.

 

일행이 모이기를 기다려 복장을 정비한 후 한 주 전 산님들이 남긴 발자국을 따라 계곡 탐험을 시작한다.

아직은 눈이 깊지는 않으나 앞선이들의 발자국은 울퉁불퉁하게 꽁꽁 얼어 있어 조심히 따르다 옆을 잘못 디디면

무릎까지 빠지는 적설이 시작된다.

 

살짝 미끄러지며 중심을 잃어 넘어지지 않으려 나뭇가지를 잡다보니 두릅나무로 왼손 바닥이 온통 가시에 찔려 애를

먹는다. Y자 함수점에서 오른쪽 계곡을 따라 오르려니 예전에는 계곡치기로 올랐었으나 지금은 제법 얼음이 녹고 있어

물에 빠질 위험이 있으며 눈이 깊게 쌓여 있어 편한 산행을 위해 선답자들의 발자국을 따라 오른쪽 사면을 고집한다.

 

다시 나타나는 합수점에서 가운데 사면을 따르기 시작하면 더 이상 물을 만나지 못하기에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먹고,

취수를 한 후 점봉산 주능을 찾아 나선다.  발자국은 기존의 주등로를 따르지 못하고 작은 건계곡을 건너 산죽밭과

사면으로 이어지나 편히 오르고자 따르다보니 다시 계곡을 건너 온 후 마지막 급사면을 제대로 찾아 오른다.

 

주능선에 올라서니 바람이 몰아 놓은 눈 언덕을 만들어 놓았다.

평소 같으면 이제 바람과의 싸움이 시작 돼야 하나 오늘은 고맙게도(?) 미풍만이 간지럽게 불어올 따름이다.(16:10)

완만한 경사의 능선을 따라 오르며 간간히 나타나는 커니스가 멋지게 보인다.

 

망대암산 오름길을 급하게 한번 치고 올라 정상 바로 아래 아늑한 곳에 박터를 정해 놓고 정상에 올라 장쾌하게 뻗어

있는 설악을 바라본다.(17:30)  약간 경사가 있는 곳에 정지작업을하고 젤트를 설치한다. 구름 띠 사이로 일몰을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하며 카메라를 들이대던 중 구름 사이로 아주 잠깐 동그랗고 빨간 해를 보여준다.(18:12)

 

유난히 맛난 목삼겹을 안주로 소주와 폭탄주가 몇 순배 돌고, 양념닭갈비를 두 번째 안주하여 또 술잔이 돌아간다.

돼지고기 기름이 묻어 있는 가위를 휴지로 닦아내던 중 오늘의 세 번째 에피소드가 펼쳐지니 가위 날에 그만 엄지

손가락을 베어 피가 철철 흐르는 사고가 발생한다.(취중이 아님에도....)

 

자동차 고장에 이어 왼손을 가시에 찔리더니 이제 오른손을 가위에 비게 된 것이다. ㅠ ㅠ.

같이 한 산님들이 금년 산행의 액땜을 한꺼번에 다 해결한 것이라며 위안을 해 준다.

마지막으로 마늘, 양파 등을 더 넣고 오뎅탕을 끓이니 시원하고 맛나기 이를데없다.

 

갤럭시 노트2로 TV를 틀어 뉴스를 시청하며 대한민국의 기술력을 얘기하고, 작은 외장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MP3

음악을 따라 부르며 한잔 또 한잔을 마시는 술은 취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늘에는 언제 구름이 있었냐는 듯 별들이

밝게 빛나고 있어 다음날의 일출을 기대케 하는 가운데 점봉에서의 밤을 노래하다 잠자리에 든다.

 

다음날 아침 알람 소리에 젤트 밖을 바라보니 어느새 또 구름이 몰려와 산정에서 바라보는 동해안 일출의 꿈이 무산

되고 만다. 맥주 한잔하고 짧은 하산길을 감안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늦은 아침으로 떡만두국을 준비한다.

식사 후 짐을 꾸리고 주변을 정리한 후 망대암산에 올라 사진을 찍고 11시가 넘어서야 점봉 정상을 향한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커니스가 있는 능선에 가까울수록 깊은 눈은 허리까지 빠지나, 한 주전 산님들의 도움으로 편안

하게 산정에 도착한다.(12:23) 한 산님이 워낙 속도가 늦어 한참을 기다려서야 한데 모이고 인증샷을 찍고 휴식을

취한 후 단목령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12:50)

 

백두대간 주능인 능선 상에는 엄청 깊은 눈을 가느다란 한 줄로 러셀을 해 놓아 다른 선택의 여지없이 따라 걷자니

배낭이 걸리적거려 옆으로 진행하려니 허벅지 이상 빠져 엄두가 나지 않는다.  13:50 단목령과 너른이골, 오색리로

갈라지는 사거리에 도착하여 남은 빵으로 간식을 먹고 급경사 내림길을 따라 오색 민박촌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오후 3시가 조금 못되어 민박촌 바로 위 사시골(?) 계곡을 만나, 남은 김치와 오뎅을 넣고 라면을 끓이니 시원한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  정확히 16:00에 원점회귀 되어 서울로 출발하니 약간의 체증지역을 통과하여 서울로 돌아

오며 점봉산 박산행을 마무리한다.

대청에서 귀봉까지의 서북능선... 

 

 

 

 

 

 

 

 

 

 

 

 

 

두릅나무와 가시... 

 

 

 

봄이오는 소식... 

 

 

 

 

커니스... 

 

 

 

망대암산 아래 박터의 젤트... 

 

 

 

 

 

 

 

출발에 앞선 단체사진... 

 

망대암산 정상에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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