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선골과 음폭골좌골(130217)
설악 칠선골과 음폭골 좌골(130217)
산 행 지 : 설악산(칠선골과 만경대) - 강원 속초
산행일시 : 2013. 02. 17.(일)
날 씨 : 포근한 겨울, 구름 조금
산행코스 : 소공원 - 천불동계곡 - 칠선골 - 칠선폭 - 사면 - 지능선 - 망경대 - 음폭골 좌골 - 양폭 - 소공원
함께한이 : <윈터>님, <쌈장>님, <우일신>님, <꼼지락>님, 그리고 안병창과 히말라야
경방 통제 전에 설악이나 한번 다녀오고자 번개를 치니 안병창이 함께한단다. 최근 설악의 깊은 적설로 코스를
잡기가 만만치 않은 것 같고, 주등로는 식상하고, 눈이 깊더라도 코스가 짧은 울산바위 서봉으로 번개를 쳤었다.
토요일 사무실에 출근하여 속초로의 왕복을 예매 해 놓고 다시 갈등을 일으킨다.
오색에서 대청을 올라 관터골로 심설을 헤치며 하산하기로 마음이 기울어 가고 있는 순간 불방 지우이신 <윈터>님
으로 부터 문자가 온다. 어디 가지 않았으면 밤에 출발하여 설악 찰선골이나 함산하자는 제안에 귀가 솔깃해진다.
<윈터>님은 지난해 1월 마등령에서 박을 하면서 첫 대면을 한 후 블로그 상에서 교분을 쌓고 지내다 좋은 산행 계획
있을 때 함산 해 보자며 문자를 주고받는 사이로 지내다 급기야 함산을 청해 처음으로 발걸음을 같이한 산님이시다.
새벽 1시에 천호역에서 만나 설악동에 도착, 잠시 눈을 붙인 후 4시 50분 3,500원으로 인상된 문화재관람료를 내고
산행을 시작한다. 어둠 속 비선대를 통과하고 토막골, 잦은바위골 입구를 지나 잠시 더 걸으니 귀면암이 나타난다.
내리막 계단을 내려서서 수북한 눈길을 따라 걸으니 계곡 건너편 병풍바위 아래 병풍교를 건넌다.
사면을 따라 조금 더 걷다보니 좌측에서 내려오는 지계곡을 건너는 철다리가 있고 비선대 2.6Km, 양폭대피소 0.9Km
거리를 알리고 칠선골 입구라 표시된 이정목이 있다.(06:40) 서서히 동이 터오는 가운데 계곡으로 진입하여 덜 빠질
만한 곳을 찾아 오르다 물이 마른 계곡 넓은 곳을 찾아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떡국을 주메뉴로 떡만두라면을 추가하고 <윈터>님표 마가목주와 디저트 커피로 마무리 한다.(07:00 ~ 08:05)
계곡 따라 이어지는 산행에서 눈 밑에 얼음이 깨지며 물에 빠지지 않을까 조심하며 걸어 오르다 눈덮힌 넓은 沼가
나타나면 혹시나 염려되어 옆으로 우회하니 무릎 이상 빠지며 러셀을 해야 한다.
칠선골은 입구에서는 평범한 계곡이나 안으로 들어서면서 점점 협곡으로 변하는, 주위 바위 봉우리들이 압권인 계곡
이라 비가 올 때는 많은 주의를 요하는 곳이라 생각된다. 스틱으로 눈 아래 얼음의 굳기를 점검하며 얼음 위를 걸으니
발목까지만 빠지는 눈길이라 걷기에 좋다.
간간히 좌, 우에서 흘러내린 눈사태 지대에서는 구르며 뭉쳐진 눈이 단단하게 얼어 있어 빠지지 않아 산행하기에는
최상의 조건이다. 그러나 협곡의 바위 위로 물이 흐르다 얼어붙은 곳을 통과 할 때는 일반 아이젠으로는 깊이 박히지
않아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
군데군데 굳어 얼은 눈이 갈라지며 생성된 작은 크레바스도 감상하며 전면의 바위 봉우리들을 즐기다 뒤 따라 오는
산님들을 바라보니 멀지 않음에도 그렇게 작아 보일 수가 없다. 새삼 눈이 없다면 얼마나 험준한 길일까 생각하고
있으니, <윈터>님이 눈 때문에 너무도 편안하고 빠르게 진행이 되고 있다고 전한다.
실제 전면에 작은 폭포와 협곡으로 오를 수 없어 오른쪽 40미터쯤 되는 바윗길로 우회를 해야 하는데 꽁꽁 언 얼음
위로 눈이 쌓여 있어 어렵사리 올라서 진행하기도 한다. 칠선좌골과 우골로 갈리는 합수부에 도착하니 좌골 또한
V자형 협곡으로 똑바로 뻗어 있다.
칠선폭포는 우골을 따라야 하며 우측으로 휘어졌다 다시 좌측으로 휘어지는 계곡 속에 숨어 있다 한다.
계속 협곡을 따르니 절벽 위에서 흘러 내린 눈사태 지대가 수시로 나타나 긴장하며 좌우 상단을 바라보며 혹시 추가
눈사태의 우려는 없는지 살피며 오른다.
잠시 후 왼쪽 바위 벽에 거대한 고드름이 허공에 떠 있으니 깨져서 떨어지면 상당히 위험할 것 같으나 전날의 반짝
강추위로 떨어질 위험은 없어보인다. 좌로 휜 협곡을 돌아 오르니 거대한 얼음 기둥인 “칠선폭포”가 나타나고 그
위용에 숨이 멎는다. 인증샷을 핑계로 휴식 시간을 갖는다.(09:10 ~ 09:35)
배낭을 내려놓고 한참 휴식을 취하고 올라갈 길을 찾아본다. 약 1달여전 <윈터>님이 찾았을 때는 칠선폭 하단에서
출발 3m 진행에 10분이 걸리는 등 망경대 능선까지 붙는데 3시간이나 소요되었다고 회상한다.
선두에서 러셀을 해가며 길을 살펴 조금이라도 덜 빠질만한 곳을 찾아 오르고 또 오르니 체력소모가 많아진다.
<우일신>님이 교대하여 러셀을 하다 <안병창> 후배가 교대하여 길을 낸다. 위로 갈수록 급사면을 흘러내린 눈이
단단히 얼어 있어 빠지지는 않지만 대신 빙판길 오름이 시작된다. 워낙 꽁꽁 얼어 있어 아이젠도 잘 박히지 않고
미끄러지니 스틱에 의지하고 주위 자그마한 나뭇가지라도 있으면 잡아당기며 잔뜩 긴장한 상태에서의 오름 길이다.
만약 미끄러져 떨어지면 한참을 흘러내려야 하는 위험한 급경사지로 나무가 없는 곳에서는 네발로 기면서 조심하고,
아이젠이 확실히 박히도록 발을 쾅쾅 찍으면서 오르다보니 능선으로 하늘금이 바라보인다.
긴장 속에 능선에 올라서서 눈을 다져 밟고 서서야 안도감이 생긴다.(10:15)
후미를 기다리며 간식에 쏘주 한잔하며 휴식을 취한다. 뒤에 오는 산님은 네발 아이젠이라 경사지에서 아이젠이 잘
박히지 않아 자꾸 미끄러져 올라오지 못하고 있어 로프를 내려준다. 휴식을 하고 있는 지능선에서는 화채봉이 지척
으로 보이나 계곡을 횡단해 갈수는 없고 시계 반대 방향으로 원을 그리면서 돌아 나 있는 능선길을 따라야만 한다.
후미와 함께 전열을 정비한 후 깊게 빠지는 지능선 길을 러셀하며 돌뿌리를 잡아당기고 나뭇가지에 의지하는 등
화채능선에서 뻗어 내린 망경대로 연결되는 지능선에 올라선다. 작은 시그널하나가 망경대 초입임을 알린다.
배낭을 벗어 놓고 망경대를 향하다 전망이 트이는 곳에서 외설악의 전경을 만끽한다.
대청봉에 이은 중청과 소청, 죽음의 계곡인 건폭골, 웅장한 신선대를 위시하여 노인봉과 1,275봉, 나한봉, 마등령으로
연결되는 공룡능선, 맹주 범봉을 연결하는 천화대, 멀리 울산바위와 북주릉이 조망된다.
발아래로는 양폭대피소 터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산님들이 손에 잡힐 듯 지척으로 보인다.
배낭이 있는 곳으로 돌아와 화채를 들를다면 시간이 많이 지체될 것 같으니 바로 양폭으로 떨어지는 "음폭골 좌골"로
하산하기로 한다. 눈 쌓인 적당한 경사면을 내려가는 길은 적당히 얼어 있어 깊이 빠지지도 않고 걷기에 너무 좋아
순식간에 양폭대피소터 코앞에 다가간다.
양폭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 대용의 삼겹살과 연어회를 안주로 한잔하고 <꼼지락>님표 추어탕을
끓여 먹으며 마무리한다.(12:00~13:35) 음폭골 우골과 달리 좌골은 폭포 하나 없어 수월하게 양폭으로 내려서며
주등로에 당도한다.(13:45) 많은 산님들 걸음으로 단단하게 다져진 주등로를 따라 비선대에 도착하고(14:53),
신흥사 청동좌불상에 도착(15:35) 소원을 빌며 삼배의 예를 올린 후 주차장에 도착하여 막걸리 한잔 마시며 후미를
맞이한다. 서울 오는 길에 원통에 소재한 “송희식당”에 들러 황태정식(12,000원)으로 이른 저녁을 먹고, 뻥뚫린
경춘고속도로로 귀경하며 새로운 만남과 함께 한 설악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