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동릉 박산행(130202-03)
동릉 박지에서의 하룻밤(130202-03)
산 행 지 : 지리산 천왕봉
산행코스 : 중산리 - 법계사 - 천왕봉 - 동릉박지(박) - 사자바위 - 법주굴 - 광덕사지 - 광덕사교 - 순두류 - 중산리
산행일시 : 2013. 2. 2 ~ 3 (1박 2일)
날 씨 : 비 온 후 맑고 포근한 겨울 날
함께한이 : <하얀능선>님, <하늘바위>님, <삼순이>님 그리고 히말라야
또 다시 지리로...
설악은 폭설로 웬만한 등로는 산길이 열리지 않았다한다. 설피마을과 희운각으로 전화를 해보니 어지간한 코스는
1박2일로 택도 없다 하니 지리로 바꾸자하며, 국골을 생각하다 동릉 박지가 궁금하여 중산리를 들머리로 정한다.
하루 전 많은 비가 내리며 지리의 산문도 닫혀 있으나 산행일에는 일기가 좋아진다는 기상청의 예보를 굳게 믿으며
원지행 버스로 내려간다. 항상 든든하게 안내를 해 주는 산님들을 만나 중산리로 접어드는데 지난주 지인의 불방에서
본 눈은 전부 어디로 갔는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새로 신게 된 후배의 코프라치가 발에 맞는지 테스트 하기 위해 가져 왔는데 눈이 없으면 불편하기만 하고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데... 주차장에서 산행준비를 하고 있으니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으나 마치 따뜻한 봄날처럼 훈풍
으로 느껴진다. 돌길로 된 등로를 걷자니 불편했지만 잠시 후 그동안 많은 고생을 해준 발이 서서히 적응을 해 간다.
칼바위 한 장 박고 삼거리 도착해서 막걸리를 찾으니 <하늘바위>님이 변심을 했는지 준비를 아니 했단다.
아쉬운 마음에 부족할 것 같은 쐬주를 족발에 한잔하고 된비알을 치기 시작한다.
지리의 상봉 가는 가장 짧은 중산리 법계사 코스를 몇 년만에 올라보는지 모르겠다.
지난 폭우에 노출된 저지대의 눈들은 전부 녹아 사라졌고 등로에는 다져진 눈이 얼어 빙판이 되어 있어 간간히 조심
하며 올라야 한다. 한참을 숨 가쁘게 오르다 망바위 옆에서 한숨 돌린 후 로타리대피소에서 떡국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으니 복분자 쩜팔이가 나타난다.
식사 후 시간을 조절 해 가며 상봉을 향하다 등로 옆에 있는 사자바위에 이르러 휴식을 취하고, 마주 오는 산님들과
인사를 나누며 상봉에 가까이 다가서기 시작한다. 개선문을 지나고 남강의 발원지 천왕샘에서 취수를 한다.
얼어있지 않을까 걱정하던 천왕샘은 전날 내린 비와 녹은 눈이 흘러내려 풍부한 수량으로 반겨주고 있다.
동릉 박지 입구에서 뒤따르는 산님들을 보내고 있자니 <하늘바위>님이 정찰을 다녀오며 박지로 들어가잔다.
진주에서 사진을 찍으러 왔다는 두 산님은 좁지만 아늑한 박지에 텐트를 설치하고, 우리는 넓은 터 눈 위를 다진 후
젤트로 잠자리를 구축한다.
<하얀능선>표 돼지 갈메기살을 구워가며 맥주로 상봉주를 하고 복분자 쩜팔이를 비워가다 저녁노을을 구경하러
상봉으로 오르나 아차 제대로 된 시기를 놓쳤다. 해가 넘어간 방향으로 붉게 물든 하늘을 배경 삼아 사진 몇 장
남기고 아스라한 반야에 눈이 꽂인다.
젤트로 돌아와 <삼순이>님표 용두동쭈꾸미에 한잔 하고 있으니 <하늘바위>님이 제대로 된 시골 맛을 보여 주겠다며
시레기 지짐을 준비한다.쭈꾸미 남은 양념에 밥도 비벼가며 푸짐한 저녁을 마치고 남은 주님을 마시다 졸고 있으니
이른 시간 긴긴밤을 어찌 새울지 걱정을 하며 잠자리에 든다.
나름 편안한 긴 밤을 지내고 오랜만의 상봉 일출을 맞이하러 오른다.
붉은 띠로 장엄한 일출을 예고하더니 맑은 해님이 서서히 올라오기 시작한다.
올 상반기 중 꼭 이뤄야할 소원(?)을 빌며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왕일출을 맞이한다.
하늘이 열리자 깨끗한 하늘이 삼천포와 사량도 등 남해의 조망이 훌륭하고, 켜켜이 놓여 있는 산너울이 장관이다.
이런 그림이 가슴에 담기기에 지리의 그리움이 끝이 없는가보다. 박지로 돌아와 먹다 남은 시레기 지짐의 양을 늘려
밥을 한그릇씩 말아 먹고 쭈꾸미에 남은 밥을 비벼 점심에 먹을양 준비를 하고, 박지를 정리한 후 하산길을 시작한다.
사자바위 못미처 광덕사골 진입로에서 스패츠를 착용하고 눈 위를 걸어보니 표면이 단단하게 얼어 걷기가 편했으나
박짐을 메고 올라서니 두 걸음에 한걸음은 표면이 깨지며 빠져 고행길이 예고된다. 아무도 걸은 흔적이 없는 곳에서
<하늘바위>님의 안내로 방향을 잡고 진행하는 산길은 제법 깊은 눈이 발목을 잡아 진도가 잘 나가지를 않는다.
따로 길이 없기에 방향만을 잡고 걸으니 폭포 바로 위로 이어진다.
일명 천왕샘골 폭포가 멋지게 얼어 있어 포즈를 취하고 능선을 올라 반대편으로 내려서니 작은 굴이 있는 큰 바위가
등장한다. 좁은 입구로 들어서니 위에서 햇살이 내려 비추는 몇 사람은 앉아 있을만한 공간이 나타난다.(이성계굴?)
오른쪽으로 계곡을 끼고 내려서니 큰 바위아래 법주굴이 나타난다. 포털에서 “이성계굴”을 검색 해 보니 법주굴을
“이성계가 기도하였던 곳”, “암법주굴?” 등 논란이 분분한 것 같다. 굴 안에서 남은 고기를 굽고, 라면을 끓이고,
남겨온 쭈꾸미 비빔밥으로 식사를 하고 조금 남은 소주를 비우고 하산하니 또 다른 기도터(광덕사지)가 등장한다.
잠시 쉬며 인증 사진을 찍고 계곡 옆 눈 위의 발자국을 따라 하산한다.
누군가 이곳 기도터까지만 왔단 간 흔적의 발자국이다.
계곡을 건너 주 등로로 나오니 광덕사교가 나타나고 순두류까지 2.1Km가 남아 있음을 알리는 이정목이 있다.
단단하게 다져져 있는 주등로를 따라 순두류에 도착하고 법계사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로 중산리에 도착하고
<하얀능선>님이 쏘는 백숙으로 하산주를 건배하며 산행을 마무리한다.
이번 산행의 건배 구호는? 소취하! 당함평!
카메라가 말썽이라 함께한 <하늘바위>님이 보내준 사진을 즐감하시길...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