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동북부 폐사지 칠암자를 찾아(120331)

히말라야2 2012. 4. 3. 10:06

                      지리산 동부 폐칠암자터 순회 산행(120331)

산행코스 : 동북부 폐사지 칠암자 터 순회

              적조암 - 산죽비트 - 양민거주지(737 노장동) - 환희대(825) - 선열암(950) - 유슬이굴(935) - 선녀굴 -

              의론대 - 고열암(1085) - 신열암(1100) - 함양독바위 - 안락문(통락문) - 상대날등 위 갈림길(1190) -

              (점심 길게) - 금낭굴 - 폐헬기장 - 지장사(765) - 박쥐굴 - 산죽비트 - 적조암

산행일시 : 2012. 3. 31.(당일산행)

날      씨 : 꽃샘추위(바람 부는 쌀쌀한 날)이나 맑고 구름 조금이라 산행하기 좋은 날

교 통  편 : 갈 때(남부 23:00 ⇒ 거창), 올 때(거창 16:30 ⇒ 동서울)

함께한이 : <하늘바위>님과 히말라야

 

두 번째 함산을 하게 된 <하늘바위>님! 

박산행으로 약속했다 당일로 변경하면서 폐칠암자터를 소개해 주시겠단다.

나야 아니가본 산길이며 불벗님들 산행기를 보며 언젠가 꼭 가보고자 마음에 담고 있는 길이니 당근 OK.

3월 30날 심야버스에 몸을 싣고 거창으로 향한다.

 

거창읍내에서 단 하나밖에 없다는 찜질방에서 눈 좀 붙이고 나오니 <하늘바위>님이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신다.

24시간 해장국 집에서 함께 아침 식사를 한 후 차를 몰아 작년 10월경인가 확포장된 도로 덕분에 지리산 가기가 수월

졌다는 설명을 들으며 유림마을을 거쳐 경남 함양군 휴천면 운서리 560번지에 위치한 적조암에 도착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복장을 정비한 한 후 08:10 산행을 시작한다. 마지막 민가 바로 옆으로 난 길을 따르니 많은

산님들 걸음 때문인지 등로가 반질반질하다. <하늘바위>님을 앞세우고 뒤 따르자니 지난번처럼 엄청 빨리 걸으면서

말로는 “오늘 산행은 시간이 널널하니, 놀며 쉬며 볼거리를 구경하며 여유 있게 산행을~” 하잔다.   ㅎ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뒤를 따르고 있으니 잠시 쉬면서 여기가 산죽비트이며 한 바퀴 돌아서 내려올 때 하산해 만나

지점으로 전에는 마네킹과 안내 간판이 있던 자리인데 국공에서 전부 철거를 했나보다며 굳이 안내판까지 철거를 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고 묻는다.(08:27)

 

군에서는 예산을 들여 설치를 하고 국공에서는 또 예산을 들여 철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땀이 나기 시작하여 윈드자켓을 벗고 다시 또 뒤를 따르니 큰 나무 한그루를 가리키며 “이 나무가 돌배나무이며,

이곳부터 양민들이 거주하였던 노장동 마을터”라며 자세한 설명을 해 준다.

 

주위를 둘러보니 흔적으로 보아 제법 큰 마을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오래된 멧돌이 뒹굴고 큰 바위 아래로는 최근에

기도를 한 흔적 들이 남아 있다. 완만한 오름길을 오르다보니 제법 볼거리를 제공하는 고사목을 지나고 곧바로 석굴이

하나 나타나며 근처에는 제법 큰 벌집이 떨어져 나와 있다.

 

바로 위로 오르자 가로로 누운 큰 바위가 나타나니 <하늘바위>님이 나뭇가지를 잡고 위로 오르며 “환희대”란다.(09:00)

바위 위에서 사진 한 장씩 찍고 내려와 막걸리 한잔마시고 잠시 쉬며 위쪽에서 강한 바람소리에 놀라 윈드자켓을 걸쳐

입고 오른다. 사면을 따라 걷다 직진과 우회전 길이 나타나자 <하늘바위>님이 좌회전을 한다.

 

뚜렷한 길 흔적은 아니지만 선열암 터가 있다기에 따라 들어가니 거대한 바위아래로 넓은 터가 있으며 주위에는 깨진

기왓장 같은 것이 흩어져 있는 것이 확실히 예전에는 암자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할 만한 장소이다.(09:27) 되돌아 나와

보니 사거리로 곧장 오르면 “항양독바위”로 연결되고 우측 사면을 따라 돌아가니 “유슬이굴”이 나타난다.(09:46)

 

제법 넓다는 생각을 하며 인증샷을 남기고 다시 사면을 돌아 가는데 한 나무에 여러개의 호스를 꽂아 고로쇠물을 채취

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완만한 오름 길로 오르다 등로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비켜나자 선녀굴이 나타난다.(10:02)

바위굴을 살피고 “선녀굴”이라는 표지판을 들고 한 장씩 날린 후 마시던 막걸리를 꺼내어 또 한잔씩 들이킨다.

  

선녀굴에서 나와 비교적 뚜렷한 등로를 따라 경사를 치고 오르니 넓은 바위가 나타나고 바위 위 나뭇가지 사이로 "함양독바위"가 조망되는 곳으로 이곳이 “의론대”라는 <하늘바위>님의 설명이다.     잠시 후 역시 큰 바위 아래 석굴이 있는

 “고열암”이 나타나(10:41) 인증샷을 남기고 독바위 방향으로 진행하니 “신열암”이 나타난다.(10:46)

 

산님들이 찾아온 흔적을 남기느라 시그널을 달아 놓은 신열암에서 진행하니 곧바로 함양독바위가 나타난다.(10:56)

예전에는 로프가 있고 상단에는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었다하는데 지금은 그 사다리는 아래 처박혀 있고 로프는 끊어져

흔적만이 있을 뿐이다.  바위 양 옆으로 앵커가 박혀 있어 발 디딤하며 중단까지 올라선다.

 

위에 올라 사위를 조망하고 사진을 찍고 있으니 강한 바람 때문에 오랜 시간 서 있을 수가 없어 서둘러 내려온다.

현재까지 알려진 지리산 石門 중에서 길이가 가장 길고 크다는 안락문(安樂門, 일명通樂門)을 통과하며 인증샷을

남기고 능선으로 올라서니 상대날등의 주능선으로 우측으로 가면 상내봉 거쳐 벽송사로 갈 수 있으며,

또한 사립재를 거쳐 지리 동부능선과 연결되는 능선길이다.

 

왼쪽으로 길을 잡아 잠시 앞서가던 <하늘바위>님이 “앗! 알바다~~” 하며 돌아선다.

진행하다보니 잠시 전 올라왔던 길이었던 것이다.

사면을 치고 나가며 상대날등 능선을 따라 잡은 후 평지길에서 점심상을 펼친다.

 

오늘의 점심은 <하늘바위>님이 준비한 한우등심과 디저트 식으로 준비한 일본식 라면인 “미소라면”이다.

남은 막걸리와 “솔방울”로 담근 술을 홀짝홀짝 마시니 제법 취기가 올라온다.

신사처럼(?) 우아하게 커피도 한잔 끓여 마신 후 짐을 챙기니 1시간이 훌쩍 넘은 시간이다.(11:30~13:00 ?)

 

이제 폐칠암자터중 남은 곳은 “금낭굴”과 “지장사” 이다.

<하늘바위>님도 아직 금낭굴을 아니가봤다며 오늘은 기필코 찾아봐야겠단다.

주위로는 온통 큰 바위 절벽 지대로 형성되어 있어 뭔가 심상치 않은 바위굴이 나타날 것만 같다.

 

“함양독바위”와 고도를 비교하며 찾아 내려가더니 기어코 거대한 “금낭굴”을 찾아낸다.(13:35)

지도상으로 살피니 가정 먼저 들렀던 선열암과 가까이 있으며 고도상으로도 비슷한 높이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상대날등의 장군봉 바로 아래이며 주 등로에서 떨어져 있어 찾아 들어가기가 애매했었나보다.

 

주 등로로 나와 하산 방향 주 능선을 따르니 사용하지 않은지 오래된 헬기장이 나타나고 우측으로 산청군과 함양군의

경계를 이루는 군계능선이 나란하다. 조금 더 진행하자 직진하는 주능선에 시그널이 붙어 있으나 좌측 사면길로 접어

든다.  사면을 따로 조금 내려가 넓은 터가 나타나니 이곳이 지장사 터란다.(14:08)

 

폐사지 칠암자 터 중 다른 곳은 모두 암자터인데 이곳은 寺자가 붙은 이유를 말해 주는 듯 넓은 터엔 무너져 내린

축대용 돌이 즐비하고 제법 규모가 있어 보인다. 한참을 쉬며 남은 막걸리를 처분하고 잠시 하산하니 마지막 볼거리인

“박쥐굴”이 나타난다.(14:34)

 

삼각형으로 된 좁은 입구로 들어가니 안에는 상당히 너른 공터가 있으며 2~30명은 족히 대피를 할 수 있어 보이는

곳이나 이름과는 달리 박쥐는 보이지를 않는다.    아마도 많은 산님들이 박쥐굴을 들를 때마다 박쥐를 찾아 살피니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은 아닌지...

 

완만하게 내려서니 계곡이 나타나 물 한 모금 마시고 건너니 아침에 출발했던 산죽비트에 도착한다.

뚜렷한 등로를 되집어 내려오며 적조암에 도착하여 산행이 마무리된다.(15:08) 출발하면서 <하늘바위>님이 놀며 쉬며

구경하며 7시간이면 충분하다더니 정말로 여유롭게 걸으며 7시간만에 산행이 마무리된다.

 

<하늘바위>님 차로 거창에 도착하여 짬뽕이나 한그릇씩하자 하고 터미널에서 서울행 버스를 예약하려니 17:00

남부터미널행 버스는 매진이고 16:30과 18:30 동서울행 버스만이 좌석이 있단다.

나를 위해 봉사한 <하늘바위>님과 짬뽕 한 그릇도 같이하지 못하고 16:30 버스로 귀경한다.

 

 

 

▲  내가 걸은 길

적조암 - 산죽비트 - 양민거주지 - 환희대 - 선열암⑦ - 유슬이굴⑥ - 선녀굴⑤ - 의론대 - 고열암④ - 신열암③ - 독바위 -

통락문 - 능선 갈림길 - 장군봉 - 금낭굴② - 헬기장 - 지장사① - 박쥐굴 - 산죽비트 - 적조암길

 

 

▲  적조암 주차장에서 출발을 앞두고..

 

 

 

▲  안내판과 마네킹이 철거된 산죽비트

 

▲  양민 거주지 입구의 돌배나무

 

 

 

 

 

 

대형 벌집

 

▲  환희대에 올라선 <하늘바위>님

 

                                                     先涅庵(선열암)     

                                                                                                                                 佔畢齋 

                     門掩藤蘿雲半扃(문엄등라운반경) : 문은 등나무 덩굴에 가리고 구름은 반쯤 닫혔는데 

                     雲根矗矗水冷冷(운근촉촉수냉랭) : 구름이 뿌리내린 우뚝 솟은 바위의 석간수는 맑고 시원하구나. 

                     高僧結夏還飛錫(고승결하환비석) : 하안거를 마친 고승은 석장을 날리며 돌아가고 

                     只有林閑猿鶴驚(지유임한원학경) : 다만 숲은 한가로운데 은거하는 선비가 놀라는구나.

 

▲ 선열암터에서...

 

 

▲  유슬이굴에서...

 

 

▲  솔봉...

 

 

▲  유슬이굴에서 선녀굴을 향하던 중 식수를 준비한 샌터...

 

▲ 고로쇠 약수를 채취...

 

▲  선녀굴에서...

 

 

<선녀굴>

선녀굴은 바위틈에서 선녀가 목욕을 하던 전설이 서린 곳으로 천연동굴이다.

절벽 아래에 동굴이 있고 굴 앞에는 바위가 가로막아 바깥쪽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아 은신처로 적당한 곳이다.

바위 안쪽에는 제법 널따란 공간이 있으며 옆에는 샘물까지 있다.

 

함양군에서 세웠던 안내판엔 이런 글이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깊은 산속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는 선녀굴도 처절했던 한국전쟁의 비화를 품고 있다.

함양군 휴천면 송전리 송대마을 뒤 해발 약 1000m에 위치한 선녀굴은 마지막 빨치산이었던 정순덕, 이홍이, 이은조

3명이 10여년 동안 은거해 있었던 곳이며 여기서 이은조(당시 45세, 이북출신의 남파 공비)가 1963년 2월 토벌대에

사살된 곳으로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곳이다. 이는 1963년 11월 정순덕이 체포되면서 증언하였다고 한다. "  (펌)

 

 

                                                                議  論  臺 

                                                                                                                     佔畢齋 

                      兩箇胡僧衲半肩(양개호승납반견) : 호로중 두 놈이 장삼을 반쯤 어깨에 걸치고,

                      巖間指點小林禪(암간지점소림선) : 바위 사이 한 곳을 소림선방이라고 가리키네.

                      斜陽獨立三盤石(사양독립삼반석) : 석양에 삼반석(의논대)에 홀로 서있으니

                      滿袖天風我欲仙(만수천풍아욕선) : 소매 가득 가을바람이 불어와 나도 신선이 되려하네.

▲  의론대에서 <하늘바위>님

 

 

▲  의론대에서 바라본 함양독바위...

 

▲ 고열암...

 

 

 

                                                     宿古涅庵(고열암에서의 1박)

                                                                                                               佔畢齋 
              
               

                                           病骨欲支撑(병골욕지탱) : 지친 몸 지탱하려고

                                           暫借蒲團宿(잠차포단숙) : 잠시 포단 빌려 잠을 자는데

                                           松濤沸明月(송도비명월) : 소나무 물결(파도소리) 달빛 아래 들끓으니

                                           誤擬遊句曲(오의유구곡) : 국곡선경에 노니는 듯 착각하였네.

                                           浮雲復何意(부운복하의) : 뜬 구름은 또한 무슨 뜻인가?

                                           夜半閉巖谷(야반폐암곡) : 한밤중 바위 골짜기 닫혀있구나

                                           唯將正直心(유장정직심) : 오직 올곧은 마음을 가진다면

                                           倘得山靈錄(당득산영록) : 혹시 산신령의 살핌을 얻으려나.

 

 

 

                                                 贈古涅僧(고열암 중에게 주는 시)

                                                                                                                  佔畢齋

                   求名逐利兩紛紛(구명축리양분분) : 명예를 구하고 이익을 좇는(따르는) 것 둘 다 어지러우니

                   緇俗而今未易分(치속이금미이분) : 지금은 승려와 속인을 구분하기 어렵구나.

                   須陟頭流最高頂(수척두류최고정) : 모름지기 두류산 상봉에 올라보게나.

                   世間塵土不饒君(세간진토불요군) : 세간의 흙먼지는 그대를 배부르게 하지 못한다네.

 

 

조선 초기 성리학자로 호가 점필재인 김종직이 함양군수를 역임하던(1470년~1475년) 시절인 1472년 지리산 기행문

“유두류록”을 집필했는데 위 글은 선생이 함양관아에서 출발하여 지장사, 선열암, 신열암 등 세 암자를 거쳐 그 날의

숙박지인 고열암에서 산행 첫 밤을 묵은 후 지은 時이다.

 

 

 

▲ 신열암에서...

 

 

▲  신열암에서의 히말...

 

 

 

▲  국공에의해 로프와 나무계단이 철거된 <함양 독바위>

 

▲ 그래도 올라선 함양독바위에서 <하늘바위>님

 

 

 

 

 

 

함양독바위에서 생성한 상대날등과 황새날등을 좌우로 거느린 음달골이 오죽 깊고 험했으면 “그곳에 가면 사흘 안으로

나오기 힘들다”는 말까지 전해져 올 지경이다.     한국동란 지리산 전사에도 등재되어 있는 노장동 전투에서는 골짝의

요새 같은 지형 탓에 피아간에 혈전이 수 없이 이루어져 아군의 피해가 막심했었다고 한다.

 

 

다섯 개의 거대한 바위로 구성된 독바위는 한 부인이 이 바위 사이에 돌을 쌓아 거처를 만들고 그 안에서 혼자 살며

도를 닦아 허공으로 날아올랐다고 하여 독녀암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독녀암의 [독]자를 인용하여 독바위라 전해졌다고 한다.

                                                                      - 함양독바위 오르는 입구에 군에서 세웠던 안내판의 내용 -

 

 

  <알려져 있는 석문 중 가장 크고 깊다는 安樂門(通樂門)>을 통과하며... 

 

 

 

 

 

 

 

<맛난 점심 식사와 반주>

 

 

 

발사 대기중인 미사일??

 

 ▼  <금낭굴에서...>

 

 

 

 

 

 

 

지장사터에서...

 

▼  박쥐굴에 박쥐는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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