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개인산행

한라산 1부(110123)

히말라야2 2011. 1. 26. 14:46

                                            한라산(110122-24)

산 행 지 : 한라산(1,950m 제주도)

산행일시 : 2011. 1. 23 ∼ 24(2일)

날 씨 : 흐리고 구름 많음(23일), 대설주의보와 강풍(24일)

산행코스 : 영실 - 윗세오름 - 남벽분기점 - 돈내코 - 제주(박) - 성판악 - 진달래 대피소 - 백록담 - 성판악

함께한이 : 고산회 “고산M60”과 히말라야

 

백두산, 금강산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영산으로 꼽히는

한라산은 백록담이 있으며 고산식물의 보고로서

울창한 자연림과 더불어 광대한 초원이 장관을 이룬다.

정상부근의 진달래 군락과 구상나무군도

한라산의 경관으로 꼽힌다. 

 

계절별 경관으로는 봄의 철쭉, 가을의 단풍

그리고 겨울 설경의 한라는 절결중의 절경이며

특히 500~1,300 미터에 이르는 지역에서의 수빙현상(樹氷現象)과

1300미터 이상의 구상나무 숲에서 볼 수 있는

겨울철 한라산 경관,

그리고 백록담, 곰보바위 등의 빙판과 Y 계곡,

탐라계곡 등의 빙폭(氷爆)은 장관을 이룬다.

 

설경 중의 설경인 한라의 설경을 찾고자 작년 12월 초에 항공권 예약을 시도했다.  1월의 넷째주에는 아시아나

마일리지로, 다섯째주에는 이스타항공 저가요금으로 예약 후 산행 계획을 세운다.  주말에 성판악에서 백록담을

오르는 길은 일렬로 나란히 줄을 서야만 갈수 있기에 월요일 하루를 휴가를 내기로 작심하고....

 

토요일 오후에 제주로 건너가 일요일에 풍광이 좋은 영실로 올라 지난겨울에 열린 돈내코 코스로 하산을 하고,

월요일에 성판악으로 올라 관음사로 하산하는 계획이다. 출발 전 수요일부터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대설경보 등

으로 입산이 통제될 가능성은 있는지를 검토하다 이번 주말에는 산행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어 출발도 확정.

 

나와는 다른 비행기로 건너온 고산회의 김희환 선생님을 만나 제주의 지인 정성근 사장님의 차를 이용 이마트를

들러 가스를 구입하는 등 산행 준비를 하고, “늘봄 흑돼지”에서 제주의 명물인 흑돼지와 함께 한 잔 후 제주민박

(064-756-1308)에 짐을 푼다.

 

※ 제주민박 : 용두암 인근에 위치, 저렴한 가격(2만원)으로 인심이 좋고 특히 주인아저씨가 12인승 봉고차를

                  직접 운전하며 관광 안내나 산행 전,후 픽업 서비스를 할 수 있다. 7~8명의 단체가 택시 대절 등

                  을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저럼하게 이동하기에 아주 적합.(☎ 011-639-1301, 010-5527-2719)

 

산행 1일차(2011. 1. 23.)

제주 - 영실 - 윗세오름 - 남벽 분기점 - 평괘대피소 - 돈내코 - 제주

 

6시 반에 기상하여 정사장님의 차를 이용 “김명자 굴국밥”(064-747-0320) 집에서 아침 식사를하며 라면에 넣을

계란을 세 개 얻은 후 영실매표소 까지 이동하여 눈이 얼어 있는 도로를 따라 영실 휴게소를 향한다.

 

08:49 매표소를 출발하여 영실 휴게소에 도착하니 09:21.

육지와 달리 포근한 날씨로 얇은 티로 갈아입고 단단히 다져진 눈 길을 따라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며(09:30)

오백나한 위의 구상나무에 형성된 수빙(몬스터)을 보기 위한 설레임으로 한발 한발을 내딛는다.

 

멀리 오백나한 위 마루금으로 한 무리의 산님들이 오르는 모습이 관망되나 주위에는 아무도 없는 가운데 호젓

하고 조용한 산행이라 한결 마음이 느긋하다.   능선에 올라서니 재주 아주머니 두 분이 보온병에 있는 커피를

권하니 육지에서 왔느냐며 자신들은 영실에서 예까지만 왔다 되돌아 내려간다고 한다.

 

찬바람과 함께 멀리 보이던 낮은 구름이 다가와 자켓을 꺼내 입고 구상나무 숲에서는 하늘이 열리기를 기대하

며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는다. 그러나 기대와 바램과는 달리 잔뜩 찌푸린 하늘에 개스까지 차오르니 수빙 뒤로

보이는 파란 하늘은 언감생심이 되었다.

 

기대했던 몬스터도 그동안 많은 눈이 내리긴 했지만 마지막 눈이 내린지 몇 일 지났기에 한라의 설경에 어울리는

수빙현상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몽환적 분위기를 보이는 한라의 설경은 육지 그것과는 다른 모습으로 다가와

한참을 넋 놓고 즐기며 윗세오름대피소를 향한다.

 

자욱한 개스 속에 운치를 즐기며 등산로를 따라 유유자적 걷다보니 어리목에서 올라오거나 돈내코에서 올라온

산님들이 스쳐 지나가기 시작한다. 11:00 윗세오름에 도착하여 오늘 역으로 올라오고 있을 친구들이 도착했는지

를 확인하고, 지난 15년 동안 휴식년제로 묶여있다 2009. 12. 4일 재개방 된 돈내코 코스를 향한다.

 

약 20여년 전에 걸어봤던 코스라 산길 방향조차도 생소한 가운데 순백의 세계를 탐험한다.  백록담을 향해 전진

후 오른쪽으로 휘더니 잠시 후 내리막길로 바뀐다. 코스를 재개방 하면서 설치된 난간과 다리를 건너면서 적설량

은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이 큰 나무가 없는 가운데 세찬 바람으로 눈이 계곡 쪽으로 쓸려 내려간 것은 아닌지?

 

윗세오름을 떠난지 30분만인 11:34에 방아오름샘을 지나고 바로 옆에는 전망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라면을 끓여

먹을까 생각하다 조금 더 진행하여 평괘 대피소에서 먹기로 하고 하행 길을 이어간다. 11:41에 남벽분기점에 도착

하니 젊은 산님들이 마냥 즐거워 재미난 표정들을 접하고 남벽통제소에서 근무하는 공단 직원과 몇 마디 나누며

남벽 오름 길을 물어보니 당연히 올라갈 수 없단다.

 

눈이 잔뜩 쌓여 있고 러셀은 물론 되어 있지 않아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도 모르겠고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친구에게 전화하니 남벽분기점 가까이 접근했다고 하는데 도통 보이지 않는 가운데 눈에 묻혀 안으로 들어 갈

수 없으며 아주 작은 무인대피소인 평괘 대피소를 지난다.

 

잠시 후 넓은 전망데크가 있어 자리를 피려다 바람이 불어 다른 더 좋은 장소가 있을까 하니 앉아서 홀로 식사를

하고 있는 한 아주머니 산님이 이 이상 좋은 곳이 없으니 여기서 먹는게 좋을 것이라 귀띔 한다.

 

라면을 끓이기 위해 버너를 피우고 있으니 3명의 친구가 먼저 나타나 무겁게 들고 온 귤을 건네주고 잠시 얘기

를 나누다 올려보내고 계란을 넣은 라면이 다 끓을 무렵 나멎지 친구 세 명이 올라와 라면을 안주로 같이 한 잔

씩 나눈 후 헤어지고 다시 라면을 끓여서야 점심을 해결한다.

 

하산길 서귀포 방면으로의 조망이 그렇게 좋다는 돈내코 코스라 하산 길 내내 아름다움을 만끽하려는 기대는

흐린 날씨로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새로 생긴 코스를 해결한다.

조금 더 내려와 큰 나무 숲으로 지나니 역시 큰 나무들에는 많은 눈이 쌓여 붙어 있어 눈을 즐겁게 해준다.

 

숲 지대를 지나 전망이 트이는 곳에 당도하니 구름이 걷히기 시작하며 서귀포와 앞 바다가 시원스레 조망된다.

조금 지루한 듯 느껴질 때쯤 돈내코 통제소가 나타난다. 제주로 가는 교통편을 물어보니 공동묘지 사이로 난 길

을 따라 주차장 지나서 서귀포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타고 내려가다 돈내코에서 시외버스를 환승하라 알려준다.

 

주차장에 서 있는 택시 기사에게 갈 것인지 타진하니 4Km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시간표를 보니 20여분 이상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아 도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 시외버스를

타고 제주로 넘어 온다.

 

제주 터미널에서 정사장님을 만나 쏟아지는 눈 속에 해수 사우나에서 몸을 씻고 동희 횟집으로 이동하여 일본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뱅어돔 회를 주문하니 고등어회, 갈치회, 게상어, 병어, 전복, 핫꽁치, 문어, 게불, 소라,

멍게, 새우, 석화, 홍합 등이 곁들이로 나온다.  한 잔하며 전복볶음밥으로 마무리를 하고 내일의 산행을 머리에

그리며 민박집으로 향한다.

 

친구들은 영실로 하산이 늦어지고, 눈 때문에 차량이 엉키고 도로가 막혀 관음사로 돌려 가던 중 빙판 길에 차량

이 운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같이 사우나를 하려던 생각이나, 같이 회나 먹으며 한잔 하려던 계획이 모두 수포

로 돌아가고 곧바로 공항으로 이동하여 지연 출발하는 비행기를 이용하여 서울로 돌아 갔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