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봉산 박산행(091205-6)
점봉산(點鳳山, 1424.2m)
위치 : 강원 양양군 서면 오색리, 인제군 기린면
산행일시 : 2009. 12. 5. ~ 6.(1박 2일)
함께한사람 : 엘리야(이성규), 로부제(유재명), 그리고...... 나
산행코스 : 설피마을 - 곰배령 - 작은점봉산 - 점봉산 - 너른이골 갈림길 - 너른이골 - 설피마을
교통편 : 나의 애마
날씨 : 강풍, 강추위에 청명함
12월 3일 목욜 오후
친구 엘*야로부터 전화
엘리야 : “역산~ 점봉산 나두 갈 수 있어?”
나 : 그럼 사부작사부작 3시간만 올라서 능선에서 야영하구 담날 내려오면 설 도착도 일찍 올라 오구 같이 갈까?
엘*야 : 그래 그럼 난 등짐 조금만 지고 약 술이나 가지고 갈께...
12월 4일 금욜 오후
설피민국 이상진씨로부터 전화
이상진 : 내일 올거요?
나 : 내일 늦게 내려 갈 것 같은데...
이상진 : 잠은 어디서 잘거요?
나 : 야간 산행 해서 능선에 올라 주목 나무 아래서 야영 할려고요.
이상진 : 산위에는 눈도 제법 많은데 산 위에서 야영할거면 나도 같이 올라가게 침낭 하나만 빌려 줄래요!
나 : 오케바리, 그럼 내일 봅시다.
전화를 끊고 인터넷으로 일기예보를 검색하니 토욜 오전 눈 후 강풍 강추위가 예보된다.
12월 5일 토욜 오전
핸펀이 요란하게 울린다
이상진 : 오늘 눈이 15Cm 이상 내렸고, 지금도 앞이 안보일 정도로 많은 눈이 내리고 엄청나게 강한 바람이 불고 있어요..
나 : 와~ 신난다. 알았어요. 내 쌩하니 가리다.
이상진 : 산행 하게요?
나 : 그럼. 그렇게 많은 눈이 오고 춥다니 얼마나 좋아요....... ㅎ
이상진 : 어휴. 못말려~ 난 못 올라가니 그리알고 내려와요.
나 : 엥~~~(월매나 많이 오고 춥길래..........)
잠시 후 로부제로부터 전화
나 : 어 왜?
로부제 : 선배님 거기 눈 안와요?
나 : (창밖을 보며) 아니~ 해만 쨍한데~~ 왜?
로부제 : 저 여기 지금 판굔데요 눈이 엄청 와요. 바람도 세구여....
나 : 그래? 지금 상진씨 전화 왔는데 눈이 무지하게 많이 오고 강풍도 분다던데...
로부제 : 와~~ 그래요, 야호~~ 신난다
나 : 그래 이번에 너 새로 산 텐트 제대로 테스트 할 수 있겠다.
로부제 : 야간에 술안주는 살치살 조금하고 닭도리탕 준비하구, 아침은 밥을 할테니 선배님이 미역국 끓여줘요.
나 : 그러지 말구 야간 늦은 시간에 올라가니 닭도리탕은 가져오지 말구 고기나 좀 궈먹구 아침은 떡국이나 준비하자,
압솥 가져오지 말구...
로부제 : 아 그래요~~ 알았어요.. 그럼 떡국도 제가 준비할께요...
나 : 그래 알았어. 왕십리역에서 3시 반에 보자구....
전화를 끊자마자 마눌이..
내사랑 : 아니 지금 눈 오고, 강풍에 강추위라는데 당신은 더 신이 나요?
나 : 그럼 모처럼 제대로 동계 산행 한 번 하겠네.
내사랑 : 성규씨도 간다면서 조심해요. 차 좀 살살 몰고......
나 : 알았어.. 갔다올게...
내사랑 : 조심해서 잘 다녀와요...
복잡한 서울을 빠져 나가느라 30분을 허비하고 시원스런 경춘고속도로를 경유 현리에 도착하여 엘리야가 쏜
고기로 배 채우고 설피마을에 도착하니 8:30PM. 차 문을 여니 날아 갈 것만 같다.
설피민국으로 들어가 옷을 챙겨 입는 등 완전무장을 하고 산행에 나선다.
21:00PM
집을 나서니 바람 소리가 꼭 바로 옆에서 제트기 날아가는 소리다. 휘청거리며 강선리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하자마자
스패츠를 차지 않을 걸 후회 할 정도로 많은 눈이 쌓여 있다. 사실 눈이 많이 왔다고 하나 아직은 초겨울이고 고어팬츠도
입었기에 스패츠까지야 필요할까 싶었다.(물론 휴대는 했지만...)
강선리 마지막 집 개울을 건너 조금 더 오르자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스패츠를 착용한다. 곰배령을 오르는 길에는 러셀이
전혀 없고 신설로 덮여있어 간간히 길을 찾느라 애를 먹어가며 무릎까지 빠지는 눈을 헤쳐 나간다. 다행히 달빛이 밝아
전체적인 지형이 파악되니 주 등산로를 잃어 버려도 큰 걱정 없이 눈을 헤치며 곰배령을 찾아 오르고 또 오른다.
23:20PM
설피민국을 출발한지 2시간 20분이 걸려 곰배령 바로 아래 도착한 후, 곰배령에 올라서면 엄청난 바람이 걱정되어 잠시
휴식을 취하며 복장을 정비한다. 꿀호떡 하나를 먹으며 “절대 어느 한 부분도 피부를 바람에 노출시키지 않도록 해라~~
만약 조금이라도 노출이 되면 그 즉시 동상이다.”고 강조하고, 곰배령으로 올라서니 예상처럼 강한 바람에 몸을 제대로
지탱할 수가 없다. 정상 등산로를 조금 벗어나 신속하게 야생화 밭을 통과하고 숲속으로 접어들어 어차피 정상 등산로
로의 산행은 불가능하니 최대한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러셀을 해가며 오른다. 단단하게 얼어가는 눈이기에
러셀을 하기에도 제법 많은 체력을 요한다. 힘이 좋은 로부제가 러셀을 하고, 나는 잠깐씩 길을 찾기 위한 러셀을 한다.
날을 넘겨 6일 새벽 1시가 조금 넘어 작은점봉산에 올라선다. 당초 정상 못미처 주목 아래서 야영을 하려 했으나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더 이상 진행보다는 야영을 해야겠기에 바람이 조금이라도 덜 부는 곳을 찾아 눈을 다지고 로부제가 새로
구입한 텐트를 설치한다. 고기를 굽고 가미번데기를 안주로 신음양곽술, 옻술, 소주, 맥주를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니 새벽 4시를 훌쩍 넘긴다.
04:20AM 취침.
09:00AM 조금 못되어 기상하니 잠이 부족하다. 밤새 그렇게 강하게 불어대던 바람이 약간 누그러든 것 같아 정상을
향한 능선 길이 조금은 수월할 것 같다. 로부제가 끓여 준 맛난 떡만두를 든든하게 먹고 11시경 정상을 향한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는 대청봉을 코앞에 가져다주는 것 같다.
능선 좌측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피하며 정상에 올라 시원한 맥주 한 잔 하려하니 샤베트가 되어있다.
정상에서 단목령으로 향하는 길은 한 팀이 지났는지 러셀이 잘 되어 있어 수월하게 하산하던 중 정상에서 1Km 지점에서
계획대로 “너른이골”로 하산하려니 전혀 발자국이 없어 또다시 신설을 헤치며 하산을 하는데 다행히도 눈이 얼지 않아
러셀에는 힘이 들지 않으나 정상적인 등산로를 찾을 수 없으니 무조건 계곡만을 따라 이리저리 헤메이며 하산을 거듭한다.
너른이골로의 하산은 계곡만을 따르면 설피마을로 하산을 하게 되니 길 잃을 염려는 없으나 눈 밑의 돌과 나무들을 조심
하느라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다. 의외로 지체되는 산행으로 라면을 끓여 먹고 17:00PM 경 설피민국에 도착하니
작은점봉산에서부터 6시간 가까이 걸린 것이다.
설피민국에서 복장을 갖추고...
강선리 마지막 집을 지나 점봉으로 진입 하면서..
엘리야와 나...
완전무장한 로부제...
엘리야...
나도 한 장...
새롭게 단장 해 놓은 이정목 앞에서...
곰배령 직전에서 강풍과의 일전을 준비하면서...
러셀을 하며 작은 점봉산을 오르다 힘이들어...
멧돼지가 파 헤쳐 놓은... (눈 속 곳곳을 파헤쳐 놓았다.)
바람을 피한 휴식...
안락한 텐트 속으로...
숙영지 정리하고 출발을 앞두고...
후배만 고생 시킬 수 없어 교대로 러셀도 하고...
아늑한 텐트 속에서의 한 잔...
일욜 아침의 떡만두국...
하룻 저녁을 유한 야영지를 떠나며...
계속 이어지는 눈... 눈... 눈...
멋드러진 주목 앞에서...
바람을 막아주는 주목 군락지...
비지정 코스, 경방기간, 흡연.... (에휴~~ 얼마냐???)
계속되는 "러셀"
스틱에 얼어 붙은 SNOW...
설피민국 추장 "이상진"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