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산

백두산(030815-19)

히말라야2 2009. 9. 18. 14:36


백두산(일명 장백산) 산행기는

나와 같이 산행을 한 14명 중 최고 연장자(56세)인 우명길님께서 쓴 글을 옮겨서 올린 글입니다.


2003년 8월15일 15시15분

우리 모두 백두산의 중국측 최고봉인 백운봉에 올랐읍니다.  백운봉은 그 높이가 2,691미터로 중국령의 연봉 중 제일 높은

봉우리이며, 북녘 땅의 장군봉을 먼발치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오늘, 우리들이 오를 수 있는 최고봉입니다.


아침8시5분 5호경계정차장을 출발하여 5시간 10분만에 백운봉에 오른 우리들은 누군가의 선창에 의해 “대한민국 만세”를

자연스럽게 연호하고 나서야 오늘이 광복절임을 알아 차렸습니다. 그러한 우둔함도 오늘같이 좋은 날은 흠될 일이 아닙니다.

얼마나 학수고대하며 백두산등정을 기다려 왔습니까?

우리들의 거대하고도 소박한 백두산 등정의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을 기록하고자 이 글을 씁니다.


도대체 백두산이 어떤 산이기에 우리들의 간절한 염원을 담고 있을까요?  백두산은 그 높이가 2,744미터로 국내 최고의

으로,2500미터가 넘는 봉우리만 16개이며, 장장 도상거리 1,507Km,실제 거리는 2,103 Km의 백두대간이 여기 장군봉에서

시작하여 관모봉의 개마고원을 거쳐 설악, 소백, 덕유산을 드높인 후 한반도 남단의 지리산의 천황봉에서 끝납니다.


1903년 마지막으로 용암이 분출되어 휴화산으로 분류되는 백두산의 천지연은 전세계 화산호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자연호로, 운무에 가려 좀처럼 그 자태를 내보이지 않아 백두산을 찾는 많은 분들에 아쉬움을 남겨 주곤 합니다.

총면적 8,000 ㎢의 광활한 삼림을 갖고 있는 백두산은 2,424종의 식물, 1500여종의 곤충, 210종의 조류 등 각종 동식물이

살아 숨쉬는 천연박물관으로, 1980년 U.N이 국제 생물권보류지로 선정한 귀중한 곳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들이 이곳 백두산을 찾은 것은 그 백두산의 높이나 천지연의 깊이 때문만은 아닙니다.

백두산은 우리의 민족혼이 살아 숨쉬는 민족의 영산이며, 역사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들을 이곳에서

땀 흘리게 만드는 것입니다.  백두산에서 대한민국을 제창한 우리들은 누구입니까?

 

뿔뿔이 흩어져 원자상태로 존재하는 너와 내가 긴 시간을 함께 산행한 후 화학적으로 단단히 결합하여 분자상태로 전환된

우리들은 산이 좋아 백두산을 찾은 여성팀 4명, 남성팀 3명, 혼성팀 6명 그리고 솔로리스트 3명 등 모두가 산 꾼 들입니다.

조선족 현지가이드 안의호님, 여성팀의 손혜정, 박춘기, 구복순, 송금화님의 4분, 임순만, 윤민식, 박천섭님의 남성팀 3분,

그리고 진경수-문명애, 한칠용-오영애 ,백상호, 이주형님 등 혼성팀 6분과 솔로리스트인 기록담당 우명길 필자 등 총 16명

이 백두산을 오른 자랑스러운 면면들입니다.


이번 산행기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우리들 “모두” 한명의 낙오자도 없이 백두산에 올랐다는 것입니다. 산행시작시

대장의 원칙적인 설명으로 겁먹은 몇몇 대원이 산행을 포기했다면 “우리”의 산행은 가능했어도, “모두”의 등정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오른 이의 기쁨은 못 오른 이의 한계를 확인한 절망과 공존 할 수 없기에 결코 환희가 될 수 없습니다.

 

산행중간에 힘이 부친 대원들에 대한 산행대장의 세심한 배려와 동료대원들의 격려와 성원이 없었다면 “모두”의 산행으로

기록될 수 없었을 것이기에 이번 산행이 소중한 것입니다.  특히 대장의 시간운행은 어느 팀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뛰

어난 것이어서 작은 사고하나 없이 모든 일정을 마칠 수 있었음을 감사드립니다.


여행사와 중국항공의 서투른 시스템가동으로 심양에서 이도백하까지 여정이 순조롭지 못해 대원들의 분노가 폭발직전에

이르렀지만, 그 후 탄탄한 산행운영과 이변의 절정인 좋은 날씨 덕분에 이루어진 “모두”의 성공적인 산행으로, 분노가 환희

로 바뀐 것도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우리들은 백두산 최고봉인 장군봉을 밟지 못한 회한을 안고 돌아가기에 “올랐다”라는

완료형의 시제대신, 진행형의 “오르다”로 표현할 수밖에 없음을 아쉬워합니다.


북녘 땅에는 2,700미터가 넘는 봉우리만 5개나 됩니다. 언제고 북녘 땅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 그곳의 산하를 마음대로 나

다닐 수 있을 때 우리들은 다시 모여 백두산의 연봉을 모두 오르고자 하며, 그때까지 “올랐다”는 완료형의 표현은 유보하고

자 합니다.  그날을 위해 저는 지금부터 개마고원에서 백두산을 잇는 거대한 종주등반을 준비하겠습니다.


그래도 아쉬운 것은 각자의 진면목을 기억해 낼 수 있는 우리들의 프로필이 없다는 점입니다. 여기 짧게나마 제가 보고 느

낀 바를 옮겨 적어 기억을 돕고자 합니다.

 

지금의 일자리를 박차고 나와도 걱정거리가 없어 보이는 문제현장의 해결사이자 순종의 알피니스트로 해마다 며느리 친정

나들이 하듯이 네팔을 드나드는 임순만님, 예쁜 꽃만 찾아 찍는 혜안 덕분에 또 다른 꽃이 되고픈 여성회원들로 둘러싸인

솔바람 찍사 윤민식님, 그리고 스스로 보안관을 자임하다 커피바가지를 감수한 보석애호가 박천섭님이 남성팀의 진면목

 

었으며, 어눌한 북녘말투로 언저리뉴스를 재치 있게 진행한 솜씨가 제대로 평가된다면 조만간 평양방송에 틀림없이 스카

우트될 진경수님, 백운봉에 오르기까지 몇 번이고 정상에 오르겠다는 도전의 의지를 드 높였을 문경애님, 우리 멤버 중

둘째가라면 서운해할 중국통 1인자로 상황판단이 재빠른 CEO 한칠용님, 평지에서의 스포츠와 2000미터를 넘는 고산등반

 

이 같지 않음을 통감했을 만능스포츠우먼 오영애님, 망원경으로 한 밑천 뽑겠다는 사업계획이 엉터리였음을 체감해야 했

던 은행통 백상호님, 심양공항에서 연길행 비행기를 몇 번이고 큰 것으로 바꾸고자 도상연습을 열심히 한 비행기 배정 전문

가였으면 좋았을 이주형님이 혼성팀의 면면입니다.

 

몸담고 있는 산악회에서 백두산행 후원금을 받아낼 만큼 교섭력이 뛰어나고, 키나바루, 장가계 등을 벌써 섭렵한 은평골

리더 손혜정님, 반복되는 이름석자의 잘못된 표기로 신경이 과민해져 혹시 산행에 지장을 받았을 지도 모를 장신의 박춘기

님, 주변 사람들에 간식을 챙겨주는 사이사이에 윤동주님의 시선을 탐독하는 문학주부 구복순님, 그리고 은평골 회원들의

조용함을 모두 모아 독점해온 조용조용 송금화님이 여성팀 멤버입니다.


산이라면 60년대부터 록 크라이밍으로 시작하여 한국의 산악운동사를 증언할 몇 안 되는 등산 광 이혜석 대장이 고집하는

순수한 산악운동이 언제고 결실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 시대의 마지막 로맨티스트로 장가밑천을 준비하고자 애쓰는 안

의호님의 소망도 이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가장 아껴온 별명은 BMW(Book, Mountain and Work)입니다.

그런데 은평골 구복순님께서 저를 통해 고바우의 환생을 보았다 합니다.

대학시절의 별명인 시인마뇽(원시인 크로마뇽)이나 돼지꼬리보다 정감이 가고 잘 어울리는 별명인 것 같습니다.

뒤늦게 얻은 애칭 고바우를 잘 키우겠음을 약속드리며, 백두산 산행기를 마칩니다.


첨부 :백두산 산행일정표


1. 산행코스 


1)  8월15일: 서파종주 (11시간 30분)

     5호경계비 정차장-5호경계비-마천우(2,549M)-청석봉(일명 옥주봉 2,662M) -한허계곡

     백운봉(2,691M)-녹명봉(일명지반봉 2,603M)-차일봉(일명용문봉 2,595M)-천지-장백폭포

2)  8월16일: 북파산행 (4시간)

     천문봉 - 흑풍구 - 고래등능선 - 장백온천


2. 산행일정 


1)  8월15일

     03:30 이도백하 숙소 천홍빈관 출발(해발900M대)

              장백임해의 주인은 잎갈나무, 자작나무 인 듯 버스로 비포장 임간도로 74KM 이동

              새벽공기 삽상

     05:55 백운봉 산장 도착 (해발1,100M대)

             도시락분배, 찦차로 환승

     06:30 백운봉 산장 출발

             아침기상 쾌청, 날씨 이변기대(이곳은 쾌청이 이변임)

             높은 고도에 잘 적응한 사스레나무 군락지, 백두산연봉 조감

     07:25 5호경계 정차장 도착

             조식 및 휴식


     08:05 5호 경계 정차장 출발

             본격적인 산행시작, 계단길 등반

     08:40 5호 경계비 도착(2,500M대)

             철사선이 북한-중국의 국경선, 발 밑의 천지연전경 일별

             백두산 최고봉 장군봉(2,744M) 조망 및 백두산등정 증명 사진촬영

     09:10 5호경계비 출발

             초원경유 마천우봉 방향으로 산행

             마천우봉 트래파스

     09:35 마천우-청석봉 사이의 안부도착

             고도 2,500M대, 기온 섭씨16도

             진경수님의 하모니카연주와 바위종달새의 환영비상 세레모니,

             바위구절초의 다소곳한 반김


     09:45 안부출발

             두메양귀비의 노란 유혹

     10:06 청석봉 등정 길의 안부도착

     10:10 안부 출발

             산용담 군락지, 돌무더기 케른 통과

     10;30 청석봉 도착

             고도2,664M, 기온 섭씨14도, 참돌꽃의 반김 감사


     10:34 청석봉 출발

             몇몇 여성대원에는 힘든 산행인 듯, 급경사길 경유 하산

     11:00 청석봉 - 백운봉 안부도착

             백운봉 직벽 등을 앞에 둔 산용담 군락 일품

             초원에 등을 눕히고 짧은 휴식만끽, 피로회복 절호기회

             "아름다운 베르네"의 요델송, 고음처리 미숙

     11:15 안부 출발

             "사운드 오브 뮤직"영화연상 초원전개, 겹투구꽃의 파란 웃음의 함의 궁금

             2,050미터 지점까지 하산 계속

 

     11:55 한허 계곡 도착 (시원점은 천지보다 높은 곳의 연못으로 10여Km 흐른 후 다시 땅속으로 잠적)

             탁족 세레모니, 계곡 물에 3분간 발 담그기 성공,

             중식후의 커피한잔 일미

             우는 토끼(천지토끼) 출현

     12:45 한허 계곡 출발

             천지 토끼의 남긴 음식청소차 우리 팀 출발대기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 백운봉 등정을 위해 고행의 산행 계속

     13:25 안부 도착

             고도 2,280M지점, 이혜석 대장의 항일운동사 강의


     13:43 안부 출발

             야생화 밟을까 걱정되어 발걸음도 조심조심 초원경유 계속 직등

     14:15 2,450m지점 도착 휴식

             여성대원 피로누적고통

             발 밑으로 전개되는 초원의 전망일품, 윤민식님의 풀꽃 사진 찍기 계속

     14:35 2,450m지점출발

             리지 등반 계속

     15:15 중국령 최고봉 백운봉 도착

             고도2,691m, “대한민국만세”제창

             정상주환배, 여성대원 후루쯔칵테일 애음, 이혜석대장 휴대폰으로 일정확인


     15:30 백운봉 출발

             마의 바위길 하강에 10분 소요

             백분구 리지 통과, 이혜석 대장 대열재정비

     16:25 녹명봉 도착

             고도2,520m, 기온 섭씨13도, 2분간 선 채 휴식실시

     16:27 녹명봉 출발

             산행속도를 높임

     16:30 안부 도착

             말없는 휴식


     16:40 안부 출발

             저녁시간의 햇살

             시간부족으로 차일봉 트레파스

     17:15 천지연 하강기점 안부 통과

             급경사 길로 걷는 자세가 속도 결정, 너덜지대 통과

     18:10 천지연 도착

             증명사진촬영, 맥주시음(한국 돈 2,000원)

     18:30 천지연 출발

             어둠의 나래감지


     19:00 장백폭포 전망점 통과

             어둠급습, 손전등 도움으로 계단길 하산

     19:30 장백온천 도착

             걷기 산행 종료

     19:35 이도백하행 버스 탑승


     19:45 버스사고 현장 도착

             한국인 관광객 27명 탑승 관광버스 계곡추락(아침10시)

             2명 사망, 25명 부상 가료 중이라 함

             버스 인양 작업으로 제차량 통행금지

             버스 인양 작업 실패로 기중기철수

     20:30 사고현장 출발

            칠흑 같은 적막의 밤을 뚫고 이동


     21:30 고려식당 도착

             석식 

     22:00 고려식당 출발

     22:05 숙소 천홍빈관 도착


2)  8월16일

     06:30 이도백하 숙소 천홍빈관 출발

             버스로 이동

     06:40 고려식당 도착

             조식 

     07:20 고려식당출발

             포장도로로 장백온천으로 향발

     07:50 장백산 게이트도착

             입산 티케팅 차량 혼잡, 50분간 통과대기


     08:40 장백산 게이트 출발

             차량소통 원활

     09:05 장백온천 도착

             토요휴무로 중국인 관광객 다수 대기 혼잡

             55분간 찦차 환승 대기

     10:00 장백온천 출발

             찦차로 천문봉을 향하여 이동

     10:30 천문봉 정류장 도착

             5분간 도보로 능선에 올라 천지연조감, 2,580m, 13도

     10:35 천문봉 안부 도착

             고도 2,580M,기온 섭씨13도, 천지연 일별


     10:50 안부 출발, 하산 산행 시작

             흑풍구 경유

             고래등 능선 따라 하산

             개마고원 조망

             스키코스의 겹투구 꽃밭 통과

             소천지연 조망

             하산길 초원 일품

     13:20 장백온천도착

             백두산산행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