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봉강의

말을 듣고 행실을 살펴 봄

히말라야2 2009. 3. 14. 00:46

                               <<<말을 듣고 행실을 살펴봄>>>

 

공자의 제자 중에 재여(宰予)라는 사람은 말을 잘 하였으나 행실이 뒷받침되지 못하였던 것 같다. 

그런 재여를 두고 언젠가 공자가 한 말이 있다.

 

“처음에 나는 남에 대하여 그 말을 듣고는 그의 행실을 믿었는데, 이제 나는 남에 대하여 그 말을 듣고 

그 행실을 보게 되었으니, (나는) 재여 때문에 이를 고치게 되었다.”(《논어(論語)》 공야장)

 

사람의 말에 믿음이 있는 게 곧 신(信)이다. 당연히 어떤 사람이 한 번 말을 하면 이를 가감 없이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사람에게는 그 말이 그대로 적용되는 데 반해 어떤 사람에게는 그렇지 못하니 문제다. 그를 불신하고자 

해서가 아니라 그의 말과 행동이 그렇게끔 되게 하는 데야 어찌 하랴. 그래서 누구의 말은 반만 믿으라는 말이 생겼고,

 

누구의 말은 아예 믿을 것도 없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아무 생각 없이 툭툭 던져 하는 말들이 자신의 이마에

낙인처럼 찍히게 됨을 알아야 한다. 그저 의례적으로 하는 예스와 노가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을 때 그만큼 자신의 신용을

갉아먹게 됨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공자가 재여의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보고 비로소 말만 듣고 믿던 것을 말을 듣고 난 후에도 그 행실을 살피게 

되었다고 하는 것은 재여가 미덥지 않은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재여의 말을 믿지 않게 된 공자의 생각이

잘못이 아니라 그렇게 볼 수밖에 없게 원인 제공을 한 재여에게 허물이 돌아가는 것이다. 남에게 믿음을 받거나 그렇지

 

못한 경우 대부분의 원인이 자신에게서 기인하는 만큼 본인이 스스로 챙겨야지 애꿎은 남을 탓할 일이 아니다. 99%의

확신을 가졌으되 나머지 1%의 불확실성 때문이라도 ‘반드시’라거나 ‘꼭’이라는 단어를 주저하게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