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벽산악회

인수봉 오르던 날

히말라야2 2008. 6. 24. 15:23

 

 인수봉 오르던 날


함께한날 : 2008. 6. 21~22(1박 2일)

함께한이 : 김종광, 정인성, 김성한, 그리고 나

함께한곳 : 북한산 인수봉 “인수 B"를 위주로 믹스 루트


이틀 전 산악회에서 문자가 온다.

바위 한번 하자고...

사실 장마철이라 친구들과의 우중산행을 계획 했었는데...

토욜 오후 불암산 산행을 마치고 또다시 야영장비와 돌맹이 장비를 챙기고 들어보니 제법 묵직하다.

일기예보를 보니 한때 비가 예상은 되지만 물바위라도~~~

우이동에 늦게야 도착하니 종광과 성한 그리고 정인성씨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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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를 넘겨 야영장에 도착, 비박준비와 만일의 사태(비)에 대비하여 대형 플라이를 설치하고 빠질수 없는 소삼이(소주 + 삼겹살)와 함께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한 얘기들을 나눈다.

전날의 과음과 부족한 수면 탓으로 일찍(새벽 2시반?)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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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에 잠을 깨어 바닥을 살피니 “이정도 비쯤이야~~~”

7시가 조금 못되어 다시 눈을 뜨게 된 건 정인성씨의 비명을 들었을 때 인 것 같다.

나 홀로 텐트를 설치하며 그라운드시트를 빠뜨린 것을 아쉬워했었는데, 텐트 바닥을 살살 눌러보니

물침대보다도 훨씬 말랑말랑하다.

바늘로 구멍이라도 뚫어놓으면 분수가 될 것만 같다.

자주 찾아주지 않았다고 바위가 심술을 부리는 것인지??

침낭에서 나와 조심조심 텐트 바닥의 짐을 메트리스 위로 옮겨놓고 밖으로 나와보니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장맛비가 사정없이 플라이를 내려친다.

점심용으로 준비한 라오뎅(라면+오뎅)을 넣고 아침식사를 하며 정상용과 하산용 소주와 맥주를 섞어 다

마셔버리는데 비가 잦아든다.

혹시 하는 생각에 짐을 꾸리는 것을 멈추고 수봉이를 쳐다보니 부분적으로 말라가고 있다.

하늘은 물바위라도 한번 하라는 뜻인지 구름을 조금씩 벗겨내며 푸른색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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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짐을 팽개쳐 놓고 등반장비만 챙겨서 수봉의 품으로 빨려 들어가듯 달려갔다.

바위에 죽고 사는 일부 악우들은 벌써 대슬랩에 붙어 있다.

우리도 취나드B에 도착하니 하단부에 물이 흐르고 있고 10여명의 악우들이 두팀으로 등반을 하고 있다.

우리 순서를 기다리고 있으니 새로운 멤버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새치기를 해대더니 일순간에 5동의 자일이 깔린다.

조금 미끄럽더라도 옆으로 난 슬랩으로 오르기로 하고 종관이가 선등을 나간다.

별 문제 없이 오아시스에 도착을 했는지 “완료” 소리가 들리기에 정인성씨를 먼저 보내고 라스트로 오르다보니

물이 흐르는 슬랩은 정말로 미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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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피치를 거의 다 오를 무렵 종광이가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으니 폼 좀 잡으란다.

슬립 먹는 동작으로 폼 한번 잡고 오아시스에 올라서는 순간 깨끗하게 펼쳐진 조망에 눈을 둘 곳이 없다.

만장봉을 위시하여 길게 늘어서 있는 도봉능선에 오봉은 너무도 사이가 좋은 형제들로 줄지어 서있다.

“인수B”로 가기위해 내가 먼저 트래버스를 했다.

나무에 확보를 하고 등반 준비를 하고 있으니 작년 여름 샤모니에서 만났던 우리나라 악계의 대표주자

윤대표 선배님이 올라오신다.

네팔에서 만났던 한 아가씨가 가끔 윤선배님과 등반을 했다는 얘기를 들은 생각이 나서 물어보니 같이 오지 않았단다.

아마도 코오롱 등산학교 제자들과 어울려 등반을 하는 듯싶었고, 올 여름에는 “드류”로 등반을 다녀오실 예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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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피치를 오르는데 예전 “검악B”를 오르면서 약간 애매하게 올랐던 부분에서 잠시 헤메고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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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인수B” 3피치를 오르는 방법은 오른쪽의 조금 넓은 크랙과 왼쪽에 있는 좁은 크랙인데, 넓은 크랙 쪽에는

새로 설치한 볼트가 촘촘히 설치되어 있다.

오른쪽으로 등반을 하면서 넓은 크랙에 발재밍을 하니 발가락에 제법 강도가 높은 통증이 전해 온다.

중국에 있다 잠시 귀국한 종광이가 오랜만에 바위를 하는데도 잘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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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피치는 약간 고도감은 있지만 밴드를 따라 옆으로 트래버스 하는 쉬운 길을 따라가서 볼트에 확보를 한 후

직등으로 이어지는 슬랩이다.

4피치를 마치니 낙석방지를 위하여 철망을 설치 해 놓은 곳으로 실질적인 등반은 여기서 마무리가 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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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올라 사위를 둘러보니 관악산이 코앞에 있고, 인천 앞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사방의 파노라마를 둘러보니 표현력이 부족한 나로서는 “환상이네~”라는 말 밖에 나오질 않는다.

뒤쪽으로는 끝없이 펼쳐지는 산하가 북녘땅 임을 짐작케 한다.

새벽 비에 잠을 설치고 얼떨결에 취중 등반을 했지만 어찌 보면 등반자도 적당하고 덥지도 않고

등반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조건인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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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처럼 백운대를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박고 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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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강하는 악우들이 별로 없이 한가하여 모처럼 떨어져 보는 오버행으로 하강을 함으로서 등반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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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장에서 잔치국수와 막걸리로 시장기를 면하고 야영지로 돌아오니 텐트는 열려있고 짐은 이리저리 굴러다니고 있다.

점심거리를 아침에 해 치웠으니 더 이상 할 일도 없어 서둘러 하산을 하니 오후 4시밖에 안되어 원석이네 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