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운남성(云南省) 하바설산(哈巴雪山: 5,396m) 답사
<하바설산 개관>
1. 기간 : 2005년 5월14일부터 22일까지 (8박9일간)
2. 이용항공 : 중국 동방항공 (인천-곤명 국제선 왕복) /
국내선 : 곤명-중전(샹그릴라) / 여강-곤명
3. 답사목적 : 히말라야 원정대의 훈련 산행지 답사 및 하바설산 자료 수집
4. 답사성과 : 운남성 5,000m 이상 고산 중 미답봉을 제외한 등정봉 중 최고봉 등정
5. 답사일정 : 인천-곤명-중정(상그릴라)-백수대-하바촌-
하바설산b.c(4,110m)-정상(5,396m)-하바촌-
호도협 협곡(하호도-중협-상호도)-여강-곤명-석림-인천
6. 필요장비 : 개인 동계의류, 침낭, 등산화 및 10발이상의 아이젠.
7. 현지준비 : 텐트. 메트리스. 요리사 동행 - 현지식 준비, 산행가이드, 짐 운반용 말.
<하바설산 산행기>
샹그릴라(香格里拉)-백수대(白水台) - 하바설산(哈巴雪山) - 호도협(虎跳峽)
- 여강(麗江, 玉龍雪山)으로 이어지는 云南省 하이라이트 코스
철학의 대가 칸트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밥을 먹을 때다”라고 했다.
그러면 밥 먹듯이 산에 다니는 산 꾼들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새로운 산행지를 찾아 나설 때와, 산에서 호흡하는 시간들이 아닐까?
산에 가는 시간은 확실히 나에게는 행복의 순간이다.
운남성은 중국 省들 중에서 가장 서남쪽에 위치한다.
티벳 자치구, 사천 성, 귀주 성, 광서 장족 자치구,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과 접해있는 곳으로 주 수입원은 담배로 60%이상을 차지하며, 관광수입은 30% 정도로 중국 내에서 세금을 4번째로 많이 내는 곳이다.
한국에는 중국 10대 명승지중 하나로 꼽히는 ‘石林’으로 더욱 알려진 지역이다.
5월 중순, 우리일행(나 포함 3명)은 샹그릴라(구 중전)를 지나 아직까지 생소하지만 운남성의 고봉 중 하나인 하바설산을 답사를 계획 하였다.
한국 내에서 하바설산의 자료를 찾아보기 힘들었고, 중국 현지에서도 지도나 사진을 제대로 구하지 못해 정보가 미비 했지만, 다행히 등정 경험과 풍부한 사진 자료를 가지고 돌아 왔다.
하바설산은 중국의 오지 중 한곳이며, 생소한 곳임에 틀림없었다.
인천-곤명-샹그릴라-백수대-하바촌-베이스캠프 도착
하바촌마을에서 준비한 여러 마리의 말(馬)들은, 장비들과 우리 일행을 베이스캠프까지만 데려다 주고 마부들은 말을 앞세워 서둘러 내려갔다.
하바설산 베이스캠프에는 우리일행(대원3명과 현지산행 동행자, 요리사) 5명만이 남게 되었고, 나무로 만든 움막에는 찬바람만 불었다.
서둘러 3동의 텐트를 설치하였다.
고도 4,110m 고소로 고생할 수 있는 높이지만, 일행들은 등반 경험이 많았고 베이스캠프 주변의 나무들이 많아서 인지 고소로 고생하는 사람이 없어 다행이었다.
하바설산은 소수민족인 나시족 말로 “황금빛으로 빛나는” 설산 이라 한다.
동행한 산행 안내인은 치링니마는 2번, 하바설산 등정을 한 경험자로 고향이 3천미터 중반이라 그런지 산행 내내 그리 힘들어하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요리사는 대충보아 나이를 짐작키 어려웠는데, 42살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가 해준 음식들이 너무 짜서 제대로 먹을 수가 없었고, 우리가 준비해간 부식으로 직접 물을 끓이고 밥을 하여 식사를 하였다.
하바설산은 보통 베이스캠프-캠프1-정상(5,396m)-베이스캠프로 돌아오는 일정과 하루정도의 예비일이 필요한 일정이다.
오후 2시가 넘으면 바람이 강하고, 정상부근은 안개로 덮여있어 하루 중에 정상을 제대로 볼 수 없는 날도 많은 것 같았다.
우리 일행들은 작년에 유럽최고봉 ‘엘브러즈’ 등정 경험과 고소적응의 무난함을 무기로 하여, 기상이 변수인 이곳에서 날씨가 좋아진다면 바로 정상 등정에 도전하기로 하였다.
다행스럽게 다음날 정상까지 보이는 맑은 날씨였다.
오전 6시에 출발하기로 했으나, 식사준비 및 산행준비 시간 지연 등으로 50분이나 늦어졌다.
배낭에는 방한복, 장갑, 워킹용 피켈, 아이젠, 사진기, 물, 행동식, 깃발 등을 넣고, 키 작은 나무숲과 조그만 호수들을 지나 거대한 하바설산의 품으로 들어갔다.
다른 곳의 고산 지형과 비슷하게 풀들과 작은 나무들이 자라고, 잔돌들이 있는 흙길을 따라 언덕을 넘어서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되었다.
약 1시간가량을 오르니 말레이시아에 있는 동남아 최고봉 ‘키나바루’의 화강암이 연상되는 넓은 바위길이 나타났고, 낮에 녹았다 새벽엔 얼음이 살짝 덮인 위험한 지대가 보이기도 하였다.
고도가 고도인지라 한 걸음 한 걸음 숨이 차서 자주 쉴 수밖에 없었다.
보통 30분에 한번정도의 휴식을 취하며 고도를 체크해보니 평균 100m 가량씩을 올라가고 있었다.
바람이 불 때 체감온도는 8℃ 정도. 산행시작 2시간 반 가량 지나 4,650m지점에 캠프1로 사용된다는 넓은 설상에 도착하였다.
날씨가 나쁘고 짐 운반 및 고소적응을 하기위해선 이곳까지가 하루거리 이다.
하지만 우리는 짐을 줄이고 아주 빠른 속도로 이곳까지 도착한 것이다.
서서히 정상부위가 안개로 휩싸이기 시작하며,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었다.
준비한 간식(양갱, 어포, 말린 과일)등 으로 요기를 한 후 경사 50도, 200여 미터 설벽을 바로 올라 치기 시작했다.
(하바설산 산행을 위해선 방수 신발과 최소 10발이상의 아이젠은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90m를 오르는데 1시간가량 소요되었다.
위에는 다시 잔돌들과 눈이 뒤섞인 지대가 계속 이어졌다.
이런 돌길의 좌우로는 급경사면에 눈들이 길게 붙어있어 올라가기도 힘들고 위험해보였다.
발을 잘못 딛으면 돌들이 아래로 굴러가고, 발목을 다치거나 넘어질 수 있는 위험한 사면이 4,740m 구간부터 4,900m 지대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여기 까지 다다르자 일행들과 함께 걷는 것도 힘들어 각자의 스피드로 천천히 정상을 향해 발걸음들을 옮기고 있었다.
4,900m지점에서 가이드가 미리 가서 기다렸고 다음 내가 도착하였다.
일행들은 50여m 아래에서부터 아주 천천히 힘겹게 숨을 들이쉬며 오르고 또 오르고 있었다.
마침내 모두 함께 올랐을 때 정상부근에는 안개와 진눈깨비가 날리고, 바람을 등지고 숨을 쉬어야할 정도로 날씨가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가이드는 날씨가 나빠졌다고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이제 등정 아니면 하산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일행 중 한명이 하산하기로 결정하였고, 반대로 나를 포함한 3명은 다시 안개와 눈, 강풍을 견뎌내며 보이지도 않는 정상을 향해 천천히 올라갔다.
점점 돌 보다는 얼음과 눈 덮힌 지역이 많아졌고, 일행과 헤어진 후 30분 정도 후부터 암벽지대가 보이지 않는 설벽이 급경사로 딱 서서 버티고 있었다. 도대체 어디로 얼마나 올라가야 하는지.....
고도 5000m는 되었으리라.
지금까지의 산행속도와는 비교가 될 수없을 정도로 늦어졌고, 안개로 인해 방향 감각이 없었다.
선등자와 30여 미터 정도 떨어지면 앞사람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고개를 들면 강풍과 눈이 얼굴을 훑고 지나갔다.
(이후 중국 운남성 지역 책에 간단히 소개된 사진과 내용을 보아 이정도 지점(4,900m)에 캠프를 설치하고, 등정준비를 하는 곳이라는 판단이 섰다.-
인터넷상에 소개된 지도의 고도가 잘못 표기되어있다.)
설사면의 경사도는 베이스캠프에서 보았던 것보다 급경사였다.
게다가 오를수록 눈도 많아져 무거운 발을 더욱 끌어당겨 지치게 하고 있었다.
불어오는 강풍, 급경사, 5000m이상의 고도.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다섯 걸음을 걷기가 힘들어 쉬는 시간이 늘어만 갔다.
앞서가는 일행, 뒤에 오는 일행 모두가 말없이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그러기를 여러 시간. 발목에 빠지는 눈의 깊이는 깊어가지만 경사가 완만해 지기 시작했다.
‘아! 이제 어느 정도 경사 길을 올라왔구나!
길어야 한 시간이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걷다보니 일행들이 한곳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서있는 곳 뒤로도 약간 높은 지역이 있지만 절벽에 떠있는 ‘눈 처마(커니스)’로서 다가가면 안 되는 곳이었다.
베이스캠프를 떠난 일행은 8시간여 만에 정상에 도착한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 주변의 경치는 전혀 볼 수가 없었고, 10분 정도 후 서둘러 하산을 해야만 했다.
강풍으로 올라온 길이 어딘지 구분 되지 않아 내려오는 동안 여러 번 길을 잘못 들었고, 하산로를 찾기 위한 긴장은 계속되었다.
간간히 보이던 표시기도 눈에 묻혀 잘 보이지가않아, 결국 가이드의 경험과 대략적인 방향감각으로 서둘러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두 시간 정도를 그렇게 안개 속에서 하산하여 결국 빠져나왔다.
하산로는 등반로 보다 우측으로 치우쳐져 있었다.
설벽이 끝나고 얼음과 돌무더기 길을 내려오다 보니 저 멀리 아이젠을 착용하고 등반을 준비하던 휴식터가 보이기 시작했고, 드디어 베이스캠프에 쳐 놓은 노란색 텐트가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하바설산 추천 등반 일정>
1. 등반기간 : 8박 9일간
2. 등반적기 : 4월-7월초 : 두견화피는 시기로 6월말까지 가능
7월 중순-9월말 : 우기로 등산에 부적합
9월말-11월말 : 등산하기에 적당한시기
11월말-2월말 : 현지 책에 소개로는 가장 적기라고 하지만
적설량에 대비 필요.
3. 주변관광지 : 샹그릴라 송찬림사, 백수대, 호도협, 여강, 옥룡설산, 곤명
석림등
4. 기타정보 : 현지산행 전문 회사는 텐트, 메트리스, 버너, 대형식당텐트,
화장실텐트, 고정 로프등 등반에 필요한 여러 가지를 장비를
보유중이며, 6명이상 출발 가능하다.
'중국의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성권 합바설산 오르다... (0) | 2006.10.16 |
---|---|
송봉환 합바설산 오르다... (0) | 2006.10.16 |
합바설산에 오르는 용두팔 산악회 (0) | 2006.10.16 |
[스크랩] 하바설산 등정기 (0) | 2006.10.11 |
합바설산 같이가요~~~ (0) | 2006.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