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고싶은산

[스크랩] 도장골을 품에안고 삼신봉 능선을 걷다.

히말라야2 2009. 4. 29. 09:49

 일       시: 09년 2월 5일 6일

 

누   구  랑: 혼자서..

 

 

가볍게 패킹해서 세석에서 편하게 자야지..했는데.

초행길이니 혹시 모르지.. 이래 저래.비박짐이 다 꾸려져 버렸습니다.

산을 사랑하는 만큼 산이 자꾸만 두려워 집니다.

 

 

도장골 초입인 길삼암.

펜스가 쳐져있어 계곡으로 내려가 등로로 오름니다.

 

길상암

 

 

조용한 산죽길을 걷다보니 이영희 아지트가 나옵니다.

우리완 다른 그들의 이상과 철학이 처절한 죽음이 되었죠.

이 겨울 ..황량산 숲속에서 떠돌아 다니는 그들의 상혼이 보이는 것만 같아서,

씁쓸한 마음으로 지나갑니다.

 

 

이 반석위에서 계류를 넘어 등로가 이어지지만,

도장골의 속살이 보고싶어 난 바로 계곡을 품에 안기로 합니다.

 

 

벌써 하류의 도장골은 봄이 찾아온 듯..하네요.

 

 

갈수기의 도장골은 볼품이 없습니다.

허나..웅장한 규모의 도장골은 가을이면.단풍과 함께 옥류가 흐르겠지요.

상상만 해도 아름답습니다.

바위를 부둥켜 안으며 온 몸이 땀에 절었을 쯤에야

와룡폭포가 나타는 군요.

보통 초입에서 계곡을 바로 오르면 한시간 거리지만.

전 한시간이 훌쩍 지나서야 도착합니다.

 

 

역시 모든 사물에는 조화가 필요한가 봅니다.

반석위에 물줄기가 없으니 그냥..그런..바위에 불과하네요.

비단결 같은 옥류가 흐는걸 잠시 상상해 봅니다.

5분여 오르다보면. 왼쪽에 계류가 보입니다.

 

너덜에 불과해 잠시 눈여겨 살펴봅니다.

계류를 치고 오르니 오른쪽에 산죽의 등로가 나타나네요.

 

참 어중간한 등로입니다.^^

 

등로가 형편 없습니다.

 

 

나뭇가지 사이로 촛대봉이 보입니다.

두번째 계류에서 시루봉 능선으로 올라야 하는데.

생각없이 가다보니 지나치고 맙니다.

너덜길에 눈이 쌓여 길이 없습니다.

지도를 보며 각을 재어보니 더 진행하다간

시루봉도 놓칠것 같아 능선으로 바로 진입합니다.

지도를 자세히 살펴보니 능선진입후 시루봉으로 바로 오르지 못해도

골이 깊지 않아서 그 골만 지나면 바로 시루봉 능선에

설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복병이 있었네요. 내 키보다 높은 산죽들 ....

그 속에 같혀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 버릴 줄 알았습니다.^^

제 발바닥도 놓은 자리가 없네요...

 

허나 걱정이 없습니다 내겐 듬직한 배낭이 있거든요~

집 한채가 들어있으니 뭔 걱정인가요..ㅎㅎ

장비가 없어 죽지. 배낭이 무거워서 죽진 않는다..라고 말하던 산님이 생각납니다.^^

날등에 오르니 눈으로 인해 등로가 거의 안보입니다.

방향만 잡아 올라갑니다.

잔가지들이 어찌나 성가시게 하는지..

그렇게.. 힘겨운 사투끝에 6시간 만에 시루봉에 올라섭니다.

 

 

사지를 다 사용해야 시루봉에 올라설 수 있습니다.

무거운 배낭에다  기어 오르다  바위에 떨어지면 아마도 사지가 성하지 않을 듯 하네요..ㅋ~

잠시 서서 조망을 감상하며 땀을 식힙니다.

 

이제 청학연못을 찾아가야죠?

 

 

 

                                    이곳이 청학연못 들머리입니다. 시루봉에서  촛대봉으로 오르다 보면

                                   등로에 조그만 공터가 나타납니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청학연못에 갈 수 있어요. 누군가 페인트로 표시를 해 놓아서

                                                         생각보다 찾기 수월했습니다.^^

               

 

다리가 여덟이고 얼굴이 사람처럼 생겼다는 상상속의 길조 청학...

그래서 청학이 사는 청학동은 신선의 고장이라 하였답니다.

청학동의 이상향을  완성 시키고자 인위적으로 만든 연못이라지요...

 

대 슬랩이 앞 물을 막아주고 둥글게 돌 조각을 놓아

뒷물을 막았답니다. 사진을 찍을라 치면 갑자기 카메라가 작동을 멈추기도 하고.

연못이 사라져 버리기도 한다는 설도 있답니다.^^

겨울의 청학 연못은 황량하기만 하네요..

 

가을의 청학 연못입니다. 사뭇 다르죠?

정말 아름답습니다.~ 

 

 

고드름을  따서 오드득..오드득..씹으면서 왔던 길을 되돌아 갑니다.

 촛대봉으로 가려구요. 

청학연못에서 세석대피소로 가는  빠른길도 있습니다.

샘터쪽으로 바로 가는 길이죠.

 

지나온 시루봉.

 

촛대봉.

 

 

세찬바람이 몰아치는 촛대봉 오름길에서 문득.. 소피아로렌의 영화 '해바라기'가 떠오릅니다.

 사랑하는 남편 안토니아를 찾아 눈보라치는 광야를 헤매이던 지오반니..

그의 처절한 사랑의 희생...

 

사랑이란..지킬수 있을 때.. 가꿀수 있을 때.지켜지는 것이지

세상의 혼돈속에서 그것은 무력한 해바라기 꽃반에 불과하다.

해가 있을 때는 무성하고 세상을 물들이지만.

추위가 오고나 바람이 불면, 그것은 다른 연약한 꽃처럼 허망할 뿐.

끝없는 해바라기 밭에는 구슬픈 선율만이 흐른다.

 

상념에 묻힌 채 세석에 도착해 다음날...

삼신봉 능선으로 향합니다.

 

음약수는 여전히 솟아나네요.

고여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보니 석간수가 졸졸졸~ 솟아나고 있습니다.

 

 

어제 오늘 .등로는 너무나 조용합니다.

사각거리는 산죽길을 홀로 걷습니다.

 

여전히 반야봉은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군요^^

 

아스라히 멀어지는 촛대봉과..

 

힘겹게 올랐던 시루봉도..멀어집니다.

 

청학연못과 함께 신선들이 살았다던 세석평전도

이제 내일을 기약해야 합니다

 

 

지도를 보니 한벗샘으로 가는 분기점인것 같군요.

원래는 이곳으로 해서 자빠진골로 내려 서려 했는데

번심헤서 삼신봉으로 갑니다.

몇개 인지도 모를 작은 봉우리들을 넘나들고.

암봉을 우회해서 오르 내리려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오랜만에 매어본 보라 75 배낭이 어깨를 짖눌러.

후레임을 빼어서 두 번이나 고쳐매곤 하지만.

어깨 근육이 파열되어 오는 통증은 자꾸만 심해지면서.

발걸음이 더디어 집니다.

 

그렇게 삼신봉에 올랐습니다.

이 곳 역시 아무도 없네요.

 

배낭을 벗삼아 ....

 

 

지리 주 능선이 한눈에 조망되는 멋진 삼신봉...

노고단에서 천왕봉..써리봉까지 한눈에 조망되는 정말 멋진 곳인데..

희미한 능선이 아쉽습니다.

 

 

외삼신봉과 내삼신봉을 보며서 한참을 망설이다가

바로 하산하기로 합니다.

오랜만에 삼성궁도 여유있게 둘러보고..내일 또 산행이 있으니.

되도록 빨리 집으로 가야 겠네요.

 

청학동 도인촌에 있는 초입입니다.

 

유리문에 대고 셀카를 한컷하고. 삼성궁으로 갑니다.

 

호젖한 삼성궁을  여유롭게 걸으면서.

이틀간의 산행을 마무리 합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더니.. 삼성궁을 키우려는 욕심에 부도가 났다더군요.

개인재산 이었던 삼성궁도 이젠 하동시가 일부 매입했답니다.

 

  

 

 

 

예전에 이곳으로 살짝 들어갔었는데 이젠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습니다.

 

 

 

 

 

 

 

 

 

 

 

 

 

 

 

 

 

 

식당 아주머니가 트럭으로 초입까지 데려다 주시네요.

2만냥.. ㅎㅎ  그렇게 차를 회수해서

 휴게소 한번 들르지 않고 바로 집에 도착했네요^^

도착하자 마자 남편한테 " 나 내일 또 산에가야되" 하니..

남편이 기가막힌지 허허~ 하고  웃기만 합니다. ^^*~

 

늘 그렇지만 나홀로 산행은 언제나 네게 교훈을 줍니다.

나이를 먹는것 ... 그리 나쁘진 않지만.

세상사..인간사에 무뎌지는 것 같습니다.

좀 더 세심하고 배려있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출처 : 산에서 살고파라...
글쓴이 : 나의바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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