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만 대만 옥산을 다녀오다
대만 옥산(臺灣 玉山 3,952m,)
1. 위치 : 타이페이(台北) 정남쪽 가의시 동쪽)
2. 접근로: 대만의 수도인 타이페이시에서 남동쪽으로 254km(3시간) 내려가면 가의시가 나오고 이곳에서 다시
정서쪽으로 75km(2시간 반) 가면 아리산이 나오는데 이곳이 등산의 시발점이다.
3. 등산로:
전국의 75%가 산악지대로 되어있는 대만은 3,000m 이상의 산 만도 296개 봉이 넘는데 그 중 최고봉인 옥산은
동북아 최고봉으로서 현지인에게는 위산으로 불리어지며 대만에서 자랑하는 산이기도 하다.
아리산 국립공원에 있는 아리산 청년활동 중심(산장)은 비교적 깨끗한 산장으로 산행의 기점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산장에서 상동포 주차장까지는 차량으로 약 40여분이 소요되며, 입산 통제소인 옥산 국가공원 관리소 까지 약 5분여
걸어가서 입산 절차를 마치면 다시 차도가 끝나는 탑타가안부(2,610m, 塔塔加鞍部)까지는 셔틀차량(봉고차)를
이용하여 10분 정도 올라가고 탑타가안부 부터는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
경사가 조금 급한 등산로를 따라 오르노라면 작은 정자가 있는 맹록정(孟祿亭)을 지나고 이후부터는 산사면을 따라
이어진 완만한 등산로로 이어지며 玉山前峰 갈림길을 지나면 온대림과 한대림의 경계선이며 벼락 맞은 고사목들이
장관을 이루는 백목림 대피소(3,093m)가 나온다.
많은 산악인들이 휴식을 취하는 이곳은 옥산 주봉은 물론이고 옥산 남봉(3,381m)등을 볼 수 있는 전망대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1시간 정도 가면 삼나무 숲을 지나게 되고, 이 숲을 지나면 높이 50m 정도의 암벽인 대초벽이 나온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출발하여 배운산장까지는 약 2km이고 2시간을 올라가면 돌계단이 나오고 이곳에서
배운산장이 바로 보인다.
타타가안부에서 주봉인 배운산장(排雲山莊 3,402m)까지는 8.5km로 휴식시간 포함 약 6시간정도 소요되며, 등산로는
철도 받침목 같은 목재로 다리를 놓았으며, 이 나무다리에는 1번부터 86번까지 다리마다 번호가 적혀 있어 이정표가
되고 있고, 배운산장까지는 82개의 다리를 건너야 한다.
배운산장에 도착하게 되는데 여기부터 고산 증세가 나타나 토하거나 어지럽다고 자리에 눕는 사람이 많아진다.
고산증세가 오기 때문이다.
이 산장은 큰 홀과 20명씩 잘 수 있는 방 4개, 10평 정도의 취사장이 있다.
다음날 사람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 2시경부터 일어나 서둘러야 한다.
장비를 갖추고 배운산장을 출발하여 2시간 정도에 걸쳐 2.4km 정도 올라가면 정상이 나오는데 3,600m를 통과하면서
부터는 향나무 과의 키 작은 나무들을 볼 수 있고 정상 바로 아래부터는 쇠줄이 설치되어 있고 이곳을 올라가면
정상에 닿을 수 있다.
정상에서는 동봉(3,853m), 서봉(3,528m), 남봉(3,711m), 북봉(3,833m)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평지와의 기온차가
심하여 어떤 때에는 영하의 기온으로 내려간다.
정상을 뒤에 두고 하산을 시작하여 1시간 반 정도면 배운산장에 도착하여 간단하게 식사를 한 후 3시간 정도 내려가면
산행을 시작했던 탑탑가안부에 도착한다.
4. 산의 특징:
옥산은 열대와 한대가 공존하며 해발 3,000m 이상에서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등 변화가 많다.
5, 여행일정
11월 15일(제1일) 인천 - 타이페이 - 가의시 - 아리산국립공원
11월 16일(제2일) 아리산 - 상동포 - 탑탑가 안부(트레킹 시작) - 맹록정 - 백목림 - 대초벽 - 배운산장(8.5Km 산행)
11월 17일(제3일) 배운산장 - 정상 - 배운산장(2.4Km 왕복) - 탑탑가 안부
- 타이페이 (용삼사, 야시장 관광 후 육복객잔 투숙)
11월 18일(제4일) 야류 국립해상공원, 온천 후 타이페이 - 인천
대만 옥산 산행기
11. 15.(토)
07:00 인천 공항에 도착하니 포항에서 오는 일행들 5명이 조금 늦게 도착한다.
서둘러 수속을 마치고 출국심사를 마친 후 지하철을 타고 외국 항공기 들이 이용하기 시작한 A터미널로 이동한다.
09:15 CX 421편을 이용 2시간 30분 만에 타이페이의 중정공항에 도착하여 영광여행사 왕덕찬 사장님과 가이드
왕애문씨 그리고 남호대산 등반당시 악연(?)으로 만났던 등반가이드 이따꺼와 보조가이드 우따꺼를 만나,
시내를 벗어나면서 현지식으로 점심 식사를 한 후 대만 옥산을 향한다.
가의시에서 저녁 식사 후 우리의 미시령길 같은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아리산 국립공원으로 이동하고 공원 내
가장 훌륭한 숙박시설을 자랑한다는 “아리산 청년 활동 중심”에서 여정을 풀고 내일의 산행을 준비를 마친 후 취침.
11. 16. (일)
아침에 일어나니 가느다란 이슬비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정말 먹잘 것 없는 뷔페 조식을 마치고 버스에 탑승하여
약 40여분 거리의 상동포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한다.
차안에서 우천에 대한 대비를 완벽히 한 후 상동포 주차장에서 약 5분여 거리에 있는 옥산국가공원관리처로 걸어가니
여권과 입산 허가자 명단을 대조한 후 입산을 시킨다.(우천 관계인지 1명만 대조하고 인원만 확인 후 통과)
이곳에서는 다시 등산 기점이 되는 탑탑가 안부까지 봉고차 2대로 태워다 주는데 약 10여분 만에 도착하는 포장도로
로서 걸어간다면 1시간 이상이 소요될 것 같다.
다행히도 트레킹을 시작하려 하니 비가 그치고, 햇볕이 없는 등산로는 등반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기만 하다.
이번 산행은 트레킹 여행사인 푸른여행사의 상업등반으로서 포항에서 온 직장 산악회원 5명, 수원에서 참석한 직장
산악회원 8명, 그리고 개인으로 신청한 사람이 4명으로 T/C로 참석하는 나를 포함한 18명의 인원이 동북아 최고봉인
대만 옥산을 오르는 산행이다.
16일 오전 9시 15분. 해발 표고가 2,610m에 이르는 탑탑가안부에서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2명의 가이드 중 등반가이드
이선생을 선두에, 우선생을 후미에 세운 후 나는 가운데서 전체적인 보조를 확인하며 등반을 시작한다.
등반이 시작되는 초입에는 경사가 상당히 급한 산사면에 길을 내 놓았는데 군데군데 산사태로 등산로가 망가진 후 복구
해 놓은 흔적이 눈에 띈다.
약 1시간여를 경사 급한 등산로를 따르니 전방 30m 지점에 화장실이 있는 맹록정에 도착하고, 이후부터는 역시
산사면을 깎아서 길을 만들어 놓은 완만한 등로를 따라 이동하나, 잔뜩 찌푸린 날씨로 인해 조망이 거의 없다.
등로가 끊어지는 길에는 철로 받침목 같은 나무로 다리를 놓았으며 탑탑가 안부 출발부터 나타나는 모든 다리에는
알루미늄으로 번호판이 불어 있어 번호를 확인하며 걷는 것도 색다른 맛이 있다.
산길에는 500m마다 거리 표시가 되어 있어 얼마만큼을 왔는지 또 얼마나 더 가야되는지를 묻는 사람이 없어 편하다.
사실 옥산은 나 역시도 처음 접하는 산이었기에 출발 전에 미리 다른 사람들의 산행기 등에서 정보를 가지고 출발
하였기에 나름 어느 정도의 질문에는 능숙하게 답변할 수 있었지만 나보고 “옥산은 몇 번 째세요?” 하는 질문에는
거짓말을 할 수가 없었다.
처음 와 본다 하니 “그런데 어떻게 그렇게 옥산에 대하여 많이 아느냐?”고 묻는다.
“푸른여행사에서는 옥산을 처음 오르는 사람에게 어떻게 가이드를 맡길 수 있느냐?”는 항의가 있을까 걱정되어 보다
더 신경을 곧추세우며 산행을 하느라 힘든 줄을 모르겠다.
하지만 앞서 가는 가이드 이선생이 산행속도 조절을 완벽하게 해 주고 휴식 등 내 건의에 맞춰 산행하고, 18명이나 되는
인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니 내일의 일출만 제대로 볼 수 있다면 완벽한 행사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0.8Km 떨어진 곳에 있는 옥산 전봉(3,239m) 갈림길을 지나 번개를 맞은 거목이 고사목이 되었다는 나무들의
아름다움이 나타나더니 곧 바로 백목림 전망대에 도착한다.(11:50)
이곳 백목림에서는 옥산 주봉(3,952m)과 옥산 남봉(3,844m)이 바라다 보이는 전망대라고 하였으나 흐린 날씨 탓에
조망을 할 수 없었고, 대피소에서 삼각김밥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있으니 비가 또 내리기 시작한다.
하산을 하고 있는 대만의 산님들이 있어 “정상에 다녀오는가?” 물어보니 어제 밤부터 비가 와서 정상은 시도하지도
못하고 철수를 하는 것이란다.
대만 옥산은 날씨가 워낙 변덕이 심하여 맑은 날 정상에 올라 일출을 본다는 것은 큰 행운이 따라야 한다는 글을
본적이 있기에 내심 걱정이 태산이다.
휴식을 취하고 배운산장을 향하여 출발하려하니 비는 그치고 오히려 산행을 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날씨로 생각된다.
50m가 넘는 암벽(대초벽)에서 사진을 찍고 꾸준히 완만한 오름길을 지속하니 배운산장에 도착한다.(15:05)
점심식사와 휴식 시간을 모두 포함하여 6시간 만에, 86개의 다리 중 82개를 지나고 난 뒤 오늘 산행이 종료된 것이다.
2층 나무 침상으로 된 16인용 방을 배정 받고 취사장에서 찌개를 끊이고 있으니 비가오기 시작하고 빗줄기는 점점
더 거세어지기 시작한다.
한전팀은 돼지고기 김치찌개, 포항팀은 라면, 외인부대(?) 팀은 참치 김치찌개를 끊이고, 밥과 찌개를 안주삼아
한잔씩을 걸치니 잠을 자기 위한 수면제로는 한 잔 술이 아주 그만이다.
술이 부족한 일행들은 취사장 안에서 포항팀의 과메기에 별도의 술판이 벌어지고 있으나 가이드로 참석한 입장에
과음을 피해야 했기에 침만 꿀꺽...
저녁 6시가 조금 넘어 잠자리에 든 후 8시경 눈이 떠져 소변을 보러 밖으로 나와 보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연출된다.
그렇게도 거세게 쏟아 붓던 빗줄기는 그쳐 있고, 구름마저도 한 점 없는 쾌청한 날씨에 별들이 쏟아져 내릴 것만 같이
맑아 있는 것이다.
“날씨야~ 이렇게만 유지해 다오” 간절한 기도를 드리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으나 이런저런 걱정으로 잠이 오질 않는다.
11. 17. (월)
이후 주변에서 들려오는 여러 가지 소음으로 밤잠을 설치고 시체놀이 만을 하고 있다 대만의 산님들이 부산하게
움직이기 시작하여 시계를 보니 1시 40분.
2시에 일어나 밖을 확인 해 보니 아직은 맑은 날씨로 확인되어 안도의 한숨을 쉬며 시간이 조금 더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2시 30분에 일행들을 기상시키며 컨디션을 체크하니 몇 명이 머리가 약간 어지럽다고 하여 타이레놀과 징코민을 복용케
하고, 3시에 누릉지를 끊여 식사를 시키고, 정확히 3시 30분에 정상을 향한 발걸음을 내딛는다.
산장 벽에 붙어 있는 온도계가 영상 2도를 가리키는 가운데 두꺼운 바지와 파일자켓, 고어자켓 등을 입도록 하고
머리에는 헤드랜턴을 착용하고 산장 바로 뒤에 있는 경사진 나무다리를 건너며 산행을 시작하니 나무다리 위가
얼어 있어 상당히 미끄럽다. 배운산장에서 정상까지 이어지는 길은 계속되는 급경사 산길이기에 조금 걸으니 덥고
땀이 난다며 하나씩 옷을 벗어가며 산행을 이어간다.
옥산을 오르는 산길은 정상부 이외에는 모든 산길이 산 사면에 위치 해 있어 바람이 없기에 조금 더운 것 같다.
해발 3,600m를 통과하면서부터는 향나무과의 키 작은 나무들이 나타나고 곧 이어 수목 한계선을 넘어서니 잡석이
우거진 급경사 오르막길이 나타난다.
경사가 급하고 위험한 곳에는 쇠사슬이 설치되어 있어 잡고 오르도록 되어 있으며, 낙석이 심한 지대에는 철망을 설치
하여 등반객 들을 보호하고 있다. 간간히 돌풍이 분다는 지역을 통과하면서 제법 바람이 거세지니 일출 전 너무 빨리
정상에 오르면 춥기만 할 것 같아 자주 휴식을 취하였고, 코앞에 정상을 두니 옆에 있는 바위가 빨갛게 물들기 시작한다.
어제 산장에서 일출시간을 확인 했을 때는 06:37 이었으나 여명부터 보고픈 마음에 05:45에 정상으로 오른다.
빨갛게 물들고 있는 운해와, 정상석과 함께 사진을 찍은 후 바람을 피하여 일출을 기다린다. 이따거가 물을 끊여 커피도
한잔하고 정상주도 한 잔 하고 있으니 06:10에 망망대해의 구름을 뚫고 찬란한 해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해발 3,952m 동북아 최고봉인 대만의 옥산에서 일출을 맞이하는 것이다.
그 언제 어는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해 이건만 오늘은 보다 신비롭게 그리고 특별한 감회로 맞이하는 이유는 왜일까?
수능시험을 본 작은 아들의 대학 합격을 기원하는 기도를 하고, 함께 한 일행들 사진을 찍어주고 하산길에 접어든다.
06:25에 정상을 출발하여 배운산장에 도착하니 07:40.
컵라면으로 아침을 먹은 후 짐을 정리하고 하산을 시작하니 오를 때와는 달리 쾌청한 날씨로 좋은 풍광을 선사한다.
올라가는 길에 이렇게 맑았더라면 내리쬐는 햇볕에 상당한 고생을 했을 것 같다고 생각하니 행운의 옥산길이다.
왔던 길을 되짚어 내리는 길이지만 간간히 보여주는 풍경에는 카메라를 들이대며 전혀 바쁜 일이 없는 듯 하산을 하니
11:40에 탑탑가 안부로 하산이 완료된다.
산행 내내 선두와 후미가 5분 이상 벌어져 본적이 없는 이번 산행 길은 내게 있어 상당히 복 받은 산행이다.
누군가 “가이드가 복이 많아 자신들도 행운의 산행을 했고 고마웠다”고 얘기라 들려오기에
“우리 일행 중에 김옥산 이라는 분이 오셨기에 대만 옥산이 함부로 대하지 못 한 것입니다”라는 말로 화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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